• “MBC의 회장 김우룡, 너무 노골적
    엄 사장, 어떻게 더 있을 수 있겠나”
    By mywank
        2010년 03월 11일 05: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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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기영 사장은 딱 1번 만나봤다. 사표 내기 며칠 전 만났는데, 얼굴이 많이 좋지 않았다. KBS 사장으로 있을 때 노조는 회사를 시커먼 만장으로 덮고 저를 저주했다. 조중동도 매일 그랬다. 국세청은 세무조사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적으로 여기에서 ‘해방’된 것 같다. 본업인 글도 쓰고 행복하다. 지금쯤 엄 사장의 심정도 그러지 않겠는가. ‘심리치료’까진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정연주, 엄기영 전 사장 심정 헤아려

    진보개혁입법연대 주최로 1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한 방청객으로부터 최근 사퇴한 엄기영 MBC 사장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엄 사장의 심정을 헤아리며 답변한 내용이다. 정 전 사장은 이날 강연회에서 ‘MBC 사태’를 언급하며,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전횡을 강도 높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11일 강연회에 나선 정연주 전 KBS 사장 (사진=손기영 기자) 

    정연주 전 사장은 “저도 비슷한 일을 겪었지만, 엄기영 사장이 MBC에서 축출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 정권이 참 야비하고 치사스러웠다. 엄 사장이 자기 발로 걸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몰아갔다. 온갖 수모를 당했는데 거기에 어떻게 더 있을 수 있겠느냐”며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MBC의 회장’ 같다. 너무 노골적이다”고 비판했다.

    정 전 사장은 최근 ‘낙하산’ 김재철 사장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 조합원들에 대한 지지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MBC를 지켜내는 것은 구성원들이다. KBS든 MBC든 이를 지키는 것은 구성원들의 몫이다”며 “내부에서 힘을 낼 수 있도록 외부에서 힘을 불어넣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 지키는 건 구성원들의 몫"

    이 밖에도 ‘낙하산’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더욱 노골적으로 ‘친정부 방송화’가 되어가고 있는 KBS에 대해서도 정 전 사장은 “제 입장에서 이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쑥스럽지만, KBS가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쓰럽고, 후배들 처지가 걱정이 된다”며 입장을 밝혔다.

       
     ▲사진=손기영 기자 

    그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지난해 말부터 KBS에 출연한 정치인들의 명단을 조사한 자료를 언급하며 “그동안 KBS 교양, 오락 프로에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4번이나 출연했다. 설 특집 명사스페셜에 출연한 4명의 정치인 중 3명은 한나라당 출신이다. 이제 뉴스, 보도 프로뿐만 아니라 교양, 오락 프로까지 정권의 홍보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 수신료 문제에 대해서도 정 전 사장은 “수신료 인상은 제가 사장으로 있을 때도 적극 추진했고, 공영방송의 재정건전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하지만 최시중 씨가 ‘KBS 수신료를 올려 2TV의 광고를 종합편성채널에 넘겨준다’는 식의 발언을 했는데, 이건 업자들이 술이나 먹고 할 이야기다. 수신료 인상의 과정 혹은 절차는 정정당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 정권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강연회는 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마틴 유든 영국 대사에 이어 진보개혁입법연대 ‘한국사회 길 찾기’의 네 번째 시리즈로 마련되었다. 강연회는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가량 진행되었으며 진보신당 조승수,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최문순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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