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성한용 국장 “정권, 타도 대상 아니다”
    2010년 03월 11일 02: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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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은 타도의 대상이 아니다. 재벌도 해체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1등 기업’ 삼성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오는 11일 중간평가를 앞두고 있는 성한용 한겨레 편집국장이 지난 8일 편집국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소견발표문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성 국장은 이 글에서 창간 초기, 한겨레에서 정권은 타도 대상이었고 재벌은 해체 대상이었지만 경영난을 겪으며 삼성과 현대가 한겨레 최대의 광고주가 됐다며 “한겨레 22년은 변절의 역사인가”라고 물었다.

성 국장은 “한겨레 주주와 독자들은 우리에게 정권 타도의 임무를 부여하지 않았고” “비타협 노선을 걷다가 장렬히 전사하라고 주문하지도 않았다”며 “(경영 문제에 있어서도 )일정 부분 현실적인 타협을 하더라도 한겨레가 존립하며 창간정신을 구현하는 보도를 계속 해 달라는 것이 주주 독자들의 뜻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성 국장은 이어 “대한민국엔 한나라당 정권을 지지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정치적 의사를 우리는 존중해야 한다”며 “정권은 타도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벌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우리는 삼성의 부당한 1인 지배구조,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 무노조 방침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피해 등을 비판할 수 있을 뿐”이라며 “(삼성 임원들이 한겨레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듯) 한겨레도 삼성의 존재 가치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성 국장은 특히 “삼성의 광고재개에 즈음해 우리가 감시자 역할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겸임조합의 문제제기가 지극히 온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 내부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본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성 국장은 “지난해 3월 삼성이 광고를 중단한 상태에서 편집국장이 됐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삼성 관련 기사를 연계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었다”며 “나는 그런 원칙을 충실히 지켰다”고 주장했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 광고 논란과 관련해서는 “내가 알기로는 사회평론이라는 출판사와 우리 광고국의 대화 과정에서 충돌과 감정대립, 그리고 오해가 있었다”며 “나는 사회평론의 태도를 바로 잡기 위해 처음에는 ‘광고단가’를 높게 불렀지만 협상을 거쳐 광고를 실을 예정이었다는 광고국 간부들의 설명이 사실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 국장은 지난 1년 동안 △지면의 안정감 제고와 ‘보수도 인정하는 한겨레’를 위해 노력했고 △풍성한 기획을 미리 준비했으며 △편집국에서 행패와 싸움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큰 특종이 없었고 △의미 있는 의제설정을 못했으며 △지면의 활력이 떨어졌고 △이 때문에 국장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았다는데 이는 자신의 안목과 역량,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부족한 탓이라고 고백했다.

한겨레는 지난 2005년 편집국장 선출 제도를 직선제에서 임명동의제로 전환하고, 임기 3년 가운데 1년6개월이 지나면 중간평가를 하기로 했다. 성 국장에 대한 중간평가 투표는 편집국 토론회(10일)를 거쳐 오는 11일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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