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희롱 도지사’ 영입, 민주당 후폭풍
        2010년 03월 09일 04: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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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이 최근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우근민 전 제주지사를 사실상 ‘영입복당’시킨 것과 관련, 당 내외 비난에 직면하며,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겪고 있다. 우 전 지사는 도지사 시절 집무실에서 여성직능단체장을 성희롱 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고희범 예비후보 단식농성 돌입

    고희범 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9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 왔고 여성인권신장을 위해 여성부를 만들고, 성폭력특별법을 제정했던 민주당이 ‘성추행 용인정당’이라는 비난에도 아랑곳없이 우 전 지사를 당원으로 받아들였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복당철회 요구”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고 후보는 “집무실에서 여성직능단체장을 성희롱해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허위사실 유포, 유사기관 설치, 선거비용 보고서 허위 제출, 사전 선거운동 및 기부행위 등 선거법 위반으로 확정판결을 받아 도정을 중단시켰던 정치인에게 구걸하듯 복당을 요청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우 전 지사를 민주당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후보로 세우려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로 인해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의 공격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2006년 여기자 성희롱 사건으로 출당당한 최연희 무소속 의원에 대한 복당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민주당과 선거연대 중인 야당들도 이에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 4일 발표한 ‘5+4협상회의 합의문’에 ‘공동 승리가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고 연합의 취지에 부합하는 후보 선정’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의 우근민 전 지사 복당결정이 협상의 걸림돌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 여성의원들은 9일 성명을 통해 “3월 8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인데 민주당이 바로 전날 성추행 사건 당사자인 우근민 전 제주지사의 복당을 허용했다”며 “민주당은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한 한국 여성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순간의 실수"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도 “성폭력 그 자체도 문제지만 성폭력 이후 뻔뻔하게 부인으로 일관하다 대법원 판결까지 받은 인사를 복당 결정한 민주당 지도부에게 심각한 우려와 실망의 마음을 전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의 결정은 최근 협의 중인 지방선거 야5당 연대에도 심각한 저해가 될 것”이라며 “‘연합의 취지에 부합하는 후보’와는 멀어도 한 참 멀다”고 말했다.

    심 대변인은 이어 “우 씨가 제출했다는 사과문은 당이 아닌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전하는 것이 먼저이고, 사과문을 제출했다면 가해 사실을 인정한 것인데, 그렇다면 우 씨 스스로 4년간의 법적 분쟁이 본인의 거짓이라는 고백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성단체, 시민단체들의 비판도 거세다. 제주지역 13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복당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들도 3일 성명서를 통해 “여성 인권을 유린하고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인사를 당선 가능성 하나만으로 ‘내 사람’ 만들기에 혈안이 된다면 희망의 정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도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성희롱 정치인 부활시키겠다는 의도인가”라며 “3.4합의문에 잉크도 안말랐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대표 이하 최고위원들까지 논의해 복당을 요청했다니, 이래도 되는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순간의 실수나 과오가 영원히 주홍글씨로 남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며 “잘못은 잘못대로 판단할 것이고 제주도민들이나 국민들의 이해는 또 이해대로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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