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대화할까요?"
    By 나난
        2010년 03월 06일 03: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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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최초의 전문 인터뷰어인 지승호가 8명의 지식인,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책으로 엮었다. 『쉘 위 토크』(지승호, 시대의 창, 15,000원)는 2년 전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한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소통의 부재와 그로 인한 갈등을 바라보며 각계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통을 통해서 서로를 끌어안는 사회로 나아가는 방향을 모색한다

       
      ▲책 표지

    이 책의 제목이 “우리 대화할까요?”인 이유는 저자가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원인으로 대화의 부재를 꼽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사회가 당면한 심각한 의제들을 두루 묻는다.

    필자는 서문에서 “생각이 조금만 다른 사람들끼리도 적대시하고, 의심하는 사회는 앞으로 나가기 힘들 것”이라며 “내용은 더욱 깊이 있고, 단호하게 가져가되, 말하는 방식은 부드럽고, 차분한 방식으로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인터뷰 기조를 전한다.

    이어 “상대방의 목소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내 목소리를 먼저 낮춰야 한다”며 “물론 자기 일신의 이익을 위해서 공동체 따위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기회주의자들과의 소통은 쉽지 않을 것이나 궁극에는 그들과도 대화를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인터뷰한 8명의 지식인, 활동가는 보통 사람의 눈으로 시사를 풀어주는 코미디 아티스트 김미화, 도전과 감정이입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랑가 김어준, 재미와 휴머니티의 조합을 추구하는 방송의 연금술사 김영희, 다양성을 인정하라고 고언하는 인생 여정의 동반자 김혜남.

    20대의 혁명을 꿈꾸는 현실주의자 우석훈, 신자유주의 물결을 거스르며 사민주의를 제안하는 경제학계의 이단아 장하준, 만나는 인연들이 상생하는 돌봄사회를 실현해가는 행동가 조한혜정, 촛불집회를 넘어 웹 3.0시대를 바라보는 진정한 디지털 유목민 진중권이다.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보통 사람의 눈’, ‘도전과 감정이입’, ‘재미와 휴머니티의 조합’, ‘다양성의 인정’, ‘20대의 혁명’, ‘사민주의’, ‘상생하는 돌봄사회’, ‘디지털 유목민’이 그것이다.

    보통 사람의 시각,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88만 원 세대인 20대를 비롯한 소외된 자들을 돌아보아 상생하는 사회, 디지털 미래사회를 지향하는 한국사회, 그것이 이념간,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의 대립과 갈등을 뛰어넘어 통합과 상생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임을 보여주고 있다.

    김미화는 이 인터뷰에서 “내 편안함으로 시사 프로그램이 어렵다는 생각들을 깨줄 수 있다”며 “절제하며 중립적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편파적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쌍방이 소통이 안 되고 극으로 치달아 안타깝다”며 “사회적으로 불합리하다고 생각될 때 발언하고 행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어준은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유한한 삶을 산다는 의식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에 도전해야 하며 변방의식, 자기비하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영희는 “모든 방송의 판단기준은 반드시 국민이 되어야 한다”며 “방송도 권력임으로 권력을 가진 사람은 휘두를 때 조심해야 한다”고 전한다.

    김혜남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을 찾고 예술과 같은 승화의 통로를 찾아야 한다”며, 우석훈은 “20대가 저항의 주체로서 자체 세력화가 필요하다”며, 장하준은 “이미 파산선고를 받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조한혜정은 “경쟁과 적대와 물질적 생산성과는 다른 원리로 움직이는 돌봄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20대가 스펙에 치여 상상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고, 진중권은 “촛불의 가장 큰 성과는 정치를 만나는 새로운 계급, 곧 디지털 계급의 등장”이라며 “지식인이라도 자기 영역 이외로 넘어가면 대중, 이끄는 계급이 아니라 대중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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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지승호

    1966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전문 인터뷰어로 활동하면서 ‘인터뷰’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인물과 사상》《말》의 인터뷰, 《인터넷 한겨레》의 하니리포터, 여성주간신문《우먼타임즈》, 월간《아웃사이더》,《서프라이즈》의 〈인터뷰 정치〉등을 맡아서 했다.

    지은 책으로는《비판적 지성인은 무엇으로 사는가》《크라잉 넛, 그들이 대신 울부짖다》(공저)《사회를 바꾸는 아티스트》《마주치다 눈뜨다》《유시민을 만나다》《7인 7색》《감독, 열정을 말하다》《신해철의 쾌변독설》《괜찮다, 다 괜찮다》《희망을 심다》《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禁止를 금지하라》《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

    《아! 대한민국, 저들의 공화국》《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등이 있다. 모든 것이 불안한 한국사회를 바라보며 또 다른 인터뷰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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