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스 베버, 극우 인종주의자"
        2010년 03월 06일 01: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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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통해 자본주의 발전에서 청교도주의가 행한 역할을 탁월하게 밝혀낸 사회학자. 사회학 방법론과 정치 카리스마에 대한 정교한 논의로 후대 사회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학자. 관료제에 대한 냉정한 분석, 사회학의 거두 막스 베버가 극우 인종주의자이자 제국주의자였다?

    제국주의자 막스 베버

       
      ▲책 표지 

    그 막스 베버가 1차 대전을 찬양하고, 동양인과 흑인을 덜 떨어진 인종이라고 비웃었으며 지독한 제국주의적 편견을 가졌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신간『막스 베버의 오만과 편견』(키어런 앨런, 삼인, 15,000원)은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베버를 연구해 온 저자 키어런 앨런은 베버가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독일제국과 게르만 민족의 패권을 내세우는 민족주의자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준(準)군사 전략가로 중부와 동부 유럽을 독일의 패권 아래 두면서 영국과는 협정을 맺고 벨기에는 볼모로 활용하며 주된 적국인 러시아에 대항할 것을 주장”했다고 밝힌다.

    또한 “패전의 기운이 역력한데도 끊임없는 전국적 게릴라전을 역설”했으며, “관료제와 자본주의는 영원할 것이며, 우매한 대중은 오직 카리스마적 지도자만이 구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정도면 파시즘, 히틀러의 냄새가 풍긴다.

    저자는 베버의 이러한 점이 “숭배되고 조용히 존경받는 권위자로서 베버의 위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베버는 독일 사회의 전쟁 지지 분위기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닌 적극적인 창조자이자 옹호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베버는 젊은 시절 때부터 극우 보수 색채가 농후한 정치 활동을 해왔다. 분열된 독일 사회를 통합하는 일에 관심이 있었던 베버는 1893년에 “독일이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역사가 내린 의무일 뿐 아니라 대중이 남부럽지 않은 삶을 향유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주장하며 극우 민족주의단체인 범독일연맹에 가담했다.

    그러한 베버가 1차 대전 후, 살육의 전쟁을 “역사에 대한…(중략)…우리의 막중한 사명”이라고 보면서 “이 전쟁은 지도의 변화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명예를 위해 수행되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심지어 베버는 자신이 죽음이 임박한 시점에서도 전쟁을 끝까지 그리고 꾸준히 지지했다.

    오만한 엘리트주의

    저자는 “주관적 가치 판단을 배제한 과학적인 방법론”으로 알려진 베버의 사회학이 그 이면에 “제국주의적 인종차별주의와 오만한 엘리트주의가 가득하다”고 평한다. 그에 따르면 베버는 학문 연구의 궁극적 목표를 “독일의 정치교육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밝혔으며, 그가 여러 논문과 저서를 통해 흑인과 인도인, 중국인 등 다른 인종과 문화를 폄하했다.

    베버는 “아프리카인들에게는 문화가 없으며 식민지 지배를 받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봤으며, “전쟁과 대립으로 점철된 유럽의 역사는 발전과 활기를 가져왔다고 평가된 반면에, 중국 사회는 정체된 관료제를 만들어 낸 평화주의 때문에 멸시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베버라면, 그가 뒷날의 히틀러를 불러냈다는 사실이 놀랍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베버는 현대사회의 제반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히틀러와 유사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역설했다. 베버는 의회 등 민주주의 제도에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베버의 해법, 정치 지도자론의 핵심은, 카리스마 있는 강력한 지도자에게 대중이 철저하게 자신들의 운명을 위탁하고, 지배당할 때, 관료화로 무력해진 국가의 번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염원하던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그의 사후 ‘히틀러’가 되어 등장했다. 사회학의 창시자, 거두로 대접받는 한 학자의 명성과 진실은 따로 있었다.

                                                     * * *

    저자 – 키어런 앨런(Kieran Allen)

    더블린 대학교(University College Dublin)의 사회학과에서 고전 사회학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여러 해 동안 베버에 대해 강의해 왔으며, 『아일랜드의 경제적 붕괴: 변화를 위한 급진적 어젠다(Ireland’s Economic Crash: A Radical Agenda for Change)』 등 아일랜드의 사회와 정치에 대한 여러 저서가 있다.

    역자 – 박인용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시각문화사 편집장 업무를 시작으로 토탈디자인, 마당, 안그라픽스, 창작마을, 마당기획 등에서 근무했다, 『마오쩌둥』,『평양의 이방인』,『미솔로지카』,『비발디의 처녀들』,『이케다 다이사쿠』 등 여러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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