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 해고에 정규직 팔 걷어
    By 나난
        2010년 03월 05일 03: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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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비정규직 18명에 대한 회사의 일방적 계약해지에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정규직 노동자 3,500여 명이 잔업을 거부하며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중 버스부 정규직 노동자 1,200여명은 지난 2일부터 잔업을 거부해왔다.

    버스와 트럭을 만들고 있는 현대차 전주공장은 지난해 판매 부진을 이유로 하루에 8대 생산하던 고속버스를 6대 생산으로 줄였다. 당시 정규직 42명과 비정규직 18명이 전환배치됐으며, 그 일환으로 지난 2월 23일 버스부에서 일하던 4개 업체 18명의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 해고 계획을 밝혔다.

       
      ▲ 사진=금속노조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

    이에 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본관 철야농성에 들어갔으며, 비정규직 노동자 역시 다음날인 24일부터 정문앞 출근투쟁과 노조사무실 철야농성을 벌여왔다. 또 지난 2일부터는 7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출근투쟁에 정규직 노동자 100여 명이 합류하기도 했다.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강화되자 회사 측은 지난 2일 고속버스 생산 수 감소를 “3개월로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18명의 고용보장이 아니라 18명을 3개월 후에 해고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거부, 고용보장으르 요구했다.

    이후 회사는 지난 4일 “18명을 계약 해지하고, 단기계약직 자리로 재고용하겠다”는 안을 재제출했지만 노조는 “회사가 제출한 안은 산재, 휴가 등으로 발생한 단기계약직 자리에 정규직이 복직하면 언제든 (비정규직)18명에 대해서는 자르겠다는 것”이라며 “사측이 제시한 안에 대해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18명 해고, 구조조정의 시작"

    이번 비정규직 계약해지와 관련된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는 18명의 해고가 끝이 아닐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그간 물량 감소를 이유로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의 인력 구조조정을 감행해 왔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8년 에쿠스 생산을 중단하며 비정규직 노동자 115명을 해고한 바 있으며, 경제위기를 이유로 이미 7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공장을 떠났다. 여기에 경제위기로 물량이 감소하는데 반해 주야맞교대 시행으로 재고량이 늘어나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는 지난 4일 ‘버스부 정상화와 비정규직 정리해고에 맞선 노동조합과 대의원대표 간담회’를 통해 잔업거부 확대를 결정했으며,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도 4일 밤 운영위원회를 열고, 잔업거부와 함께 5일 낮 12시 중식시간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는 내부 소식지를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총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노동조합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각 부서에서 벌어지는 투쟁을 함께 승리하는 투쟁을 만드는 것이 아래로부터의 민주노조 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정규직을 잘라낸다는 것은 우리 옆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뼈아픈 일”이라며 “노조는 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총고용보장이 전제되지 않으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 되는 투쟁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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