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제목이 없는 이상한 책 소개 기사
        2010년 03월 05일 10: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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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기사에 책 제목이 없다. 국민일보 5일 15면에 실린 "홍보도 못했는데 베스트셀러, 누구냐 넌?"이라는 기사에는 출간 5주 만에 7만5천부가 팔렸다는 어떤 책을 소개하고 있다. 종합판매 순위 3위. 광고도 못 내고 신문에 변변한 소개 기사도 나오지 않은 이 책이 이렇게 많이 팔렸다는 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국민일보 역시 이 책을 소개하면서 이 책의 제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 알지 않느냐, 누굴 죽이려고 이러느냐", "비판적인 광고를 내보낼 수 없다", "광고가 다 차서 지면 여유가 없다" 등등 신문사들이 광고를 못 싣겠다고 말한 핑계는 다양했다. 포털 사이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편향된 광고는 싣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지하철 광고 역시 갑자기 사라졌다. "당신들 책에서 다룬 회사 광고를 해야 돼서 그 책 광고를 못 하게 됐다"는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 국민일보 3월 5일 15면

    이 책은 다행히 트위터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언론운동 단체들이 홍보를 자처하고 나서 판매를 도왔다. 트위터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꼽힐 이 책은 짐작하겠지만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출신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다. 국민일보는 이 책의 제목이나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기업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 이상한 책이 책 꽂이에 꽂혀 있다"며 다른 책들과 함께 꽂혀 있는 사진을 게재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를 비롯해 대부분 언론사들이 삼성을 의식해 이 책의 광고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현실을 다룬 기사에서도 정작 이 책의 제목을 밝히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도 이런 심정이었을까. 그나마 이렇게라도 이 책을 둘러싼 갈등을 소개한 게 종합 일간지 가운데서는 처음이니 그래도 대단한 용기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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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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