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는 동성애 축제를 지지합니다”
    2010년 03월 04일 10:3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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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드니는 동성애 축제를 지지합니다" (사진=김병기)

시드니의 2월은 ‘동성애자 축제’의 달이다. 동성애 영화제, 그림 전시회, 예술인과의 대화, 동성애 인권 포럼, 오페라 하우스 누드 사진 촬영 (5, 200명), 동성애 파티와 퍼레이드 등으로 ‘시드니 게이 앤드 레즈비언 마디 그라스 (Sydney Gay and Lesbian Mardi Gras, 2월 19~3월 6일)’가 연일 메스컴의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2월 27일 시드니 여름밤은 희망의 상징, 무지개 색깔이 흥겹게 넘실댔다. 축제의 꽃, 세계 동성애자들의 꿈의 향연인 ‘마디 그라스 퍼레이드’가 동화의 세계처럼 아름답고 신비스럽게 펼쳐졌다. 형형 색색의 화려한 꽃마차 행렬, 독창적인 의상과 춤으로 ‘또하나의 성’을 맘껏 발산하는 수천명의 동성애자, 십만 명의 시민들이 열광적으로 불어대는 호루라기 소리, 흔들어 대는 무지개 깃발, 쏟아지는 박수와 외치는 함성으로 ‘동성애자와 비 동성애자’는 서로 하나가 되었다.

동성애자들의 꿈의 향연

남녀노소, 장애인과 비 장애인, 각계 각층의 동성애자들이 신들린듯 춤추며 행진했다. 분주하게 수화하는 청각 장애인, 신나게 휠체어 바퀴를 돌리는 육체 장애인, 커밍아웃 고등학생, 시선이 집중된 경찰과 군인, 종교인과 정치인에게 아낌없는 환호가 쏟아졌다.

   
  ▲ 군인 동성애자들 (사진=김병기)

동성애를 적극 지지하는 시드니 여성 시장 클로버 모어 (64, 2004~)와 함께 그녀의 사진 피켓을 흔들며 행진하는 지지자들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퍼레이드에 참여한 군인들을 보자 놀라움으로 가슴이 뛰었다.

“동성애가 군대에서 허락되느냐?”

“1992년 군대에서 동성애가 합법화되었다. 퍼레이드에 참석해도 무방하다”

‘I am sorry’라는 피켓을 치켜든 수십명의 목사들이 친구처럼 반가웠다.

“왜 미안하나?”

멜 그린 목사가 대답했다. “오랫동안 교회가 동성애자에게 잘못했기 때문이다.”

동성애자에게 미안합니다

카톨릭 동성애자들이 보이자 형제만나듯 기뻤다.

“카톨릭은 동성애에 적극 반대다. 어떻게 참여했나?”.

벤 퀸씨가 대답했다. “로마 교황청은 동성애에 반대한다. 그렇지만 동성애자 역시 하느님의 피조물이라고 믿는 동성애자들이 카톨릭 교회에 많다. 오늘 다른 교우들과 함께 카톨릭 동성애자로써 참여했다.”

   
  ▲ "우리 결혼했어요" (사진=김병기)

   
  ▲ 퍼레이드 준비 중인 참가자들 (사진=김병기)

 
간혹 눈에 띄는 아시아 동성애자들에게 호기심어린 눈길이 자주 갔다.

브라부 (25)가 본인 얘기를 했다. “고등학생때 게이 (Gay) 임을 자각했다. 동성애가 자유롭지 못한 인도 사회가 숨막히고 무서웠다. 호주로 오게된 이유중의 하나다. 나의 성 정체성을 맘껏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

동성애자의 성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퍼포먼스가 다수이지만 환경, 인권, 노동, 종교 퍼포먼스도 있다. 풍차 모형을 등에 메고 자전거를 타는 환경 켐페인 , 친자본적인 노동법을 지지하는 야당 당수 비난, 동성애 결혼 합법화 주장 , ‘태초에 동성애자는 있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없었다.’ (창세기 1장 1절)는 종교 풍자 등도 눈길을 끌었다.

69, 78년을 기억하자

한국 동성애자들이 상상하기 힘든 호주 동성애자들의 당당한 삶은 투쟁의 열매다. 동성애자 인권 투쟁 역사의 출발점은 1969년 6월 28일이다. 그날 밤 뉴욕 동성애자 술집을 폭력 경찰이 급습했다. 동성애자들이 완강하게 저항했다. ‘스톤월 폭동’이다.

1978년 시드니 동성애자들이 처음으로 ‘ 69년 스톤월 폭동’ 기념 행진을 했다. 경찰들이 가로 막았다. 동성애는 불법이었다. 연행된 53명의 대부분이 직장에서 해고되었다. 그런 탄압속에서도 매년 퍼레이드는 계속되었다. 마침내 1984년 호주 ‘동성애’가 합법화되었다.

‘69, 78년을 기억하자’는 무지개 풍선 가득달린 버스가 퍼레이드 후미를 장식하자 달님 별님도 아쉬운듯 ‘Happy Mardi Gras’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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