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는 맛있는 글 한 편
By 나난
    2010년 02월 27일 03:45 오전

Print Friendly

“가끔 마당에서 국을 끓일 때가 있습니다. 쇠 난로에 국솥을 올려놓고 장작을 때서 국을 끓이는 겁니다. 연료도 아낄 겸 집안에 냄새가 차지 않게 할 겸, 겸사겸사 해서지요. 어느 날, 불장난 삼아 물을 가득 담은 종이컵을 훨훨 타는 장작불위에 한번 올려 보았습니다. 과연 물이 어떻게 없어지는지, 어떻게 종이컵이 타 들어가는지 궁금해서 쭉 지켜보았습니다”

“문득 우리 삶을 생각해봅니다. 우리의 몸이 세상이라는 불 위에 타는 종이컵이라면, 물은 우리의 영혼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의 영혼을 흔들고 괴롭히고 시험합니다. 갈채를 보내 영혼을 들뜨게 하기도 하고, 비난을 퍼부어 영혼을 잔뜩 움츠러들게 하기도 합니다(중략) 물을 가득 채우듯 영혼을 가득 채워야겠습니다”(08/4/2. 불장난)

   
  ▲책 표지 

아침에 속삭이는 부드러운 감성편지, 바쁘고 정신없는 아침을 보내는 현대인에게 김하경이 다음까페 ‘리얼리스트 100’에 지난 2007년 10월 15일부터 2008년 4월 30일까지 연재한 ‘아침편지’가 책으로 나왔다.

『아침입니다』(김하경, 시대의 창, 11,000원)는 저자가 6개월여 동안 매일 꼬박꼬박 써왔던 글을 모았다. 그간 저자가 올리는 감성적인 글에 독자들은 댓글을 통해 힘을 줬고, 저자는 그 힘으로 6개월의 대장정을 걸어왔다.

이 책 안의 이야기들은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읽는 글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따뜻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마냥 말랑말랑하지만은 않다. 세상에는 해롭고 추한 이야기가 많은 진흙탕이며, 여기서 깨끗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전부터 기업 프렌들리를 표방하며 공공연하게 친기업 정부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3월 11일 출범 보름만에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을 강제 철거하였습니다. 1천여 명의 경찰력과 2백여 명의 용역업체 직원들은 마치 5. 6공 시절처럼 폭력을 휘두르며 농성 노동자들을 짓밟았습니다”(08/4/8. 안티 한나라당에 한 표를!)

이처럼 저자는 현실에서 도피하기보다 정면으로 부딪힌다. 뱀을 지도자로 뽑았다가 잡혀 죽은 개구리 이야기도, 인간의 욕심 때문에 스러져가는 것들도 이야기 하며, 취향의 우열을 가리는 세태를 비웃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이 불가능한 꿈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꿈이란 현실에 맞서는 무기이며, 꿈 중에서도 불가능한 꿈이 가장 유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댓글에서 고마움과 함께 그들 삶의 고단함도 느낀 저자는 오늘도 어둡고 불의에 찬 세상에서 불가능한 꿈을 꾸며 힘을 내고 있을 사람들에게 이 책이 힘이 되기를 바란다.

                                               * * *

저자소개 – 김하경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78년 교육시평집 《여교사일기》를 펴냈으며, 1988년 계간 《실천문학》에 단편 〈전령〉으로 등단했다. 1990년 〈합포만의 8월〉(《그해 여름》으로 출간)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9년 한국 민주노동사 연구의 소중한 모범이자 치열한 보고문학인 《내 사랑 마창노련》(전2권)을 출간했다.

그밖에도 장편 《눈 뜨는 사람》, 콩트집 《숭어의 꿈》, 소설집 《속된 인생》, 편역본 《아라비안나이트》(전5권) 등을 펴냈다. 2008년 10월부터 인터넷 다음카페 ‘리얼리스트100’에 〈아침입니다〉를 연재해왔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