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목매 자살
    By 나난
        2010년 02월 25일 03:13 오후

    Print Friendly

    “대우조선에서 사내하청 노동자가 목을 매 자살했어요. 유서를 남겼다는데 유서 내용 좀 빨리 알아봐주세요.”

       
      ▲ 사진=대우조선 노동조합

    대우조선에서 해고된 사내하청 노동자의 목소리가 다급하다. 전화를 끊고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본다. 2월 24일 저녁 대우조선에서 일하던 한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 그는 유서를 남기고 복지관 탈의실에서 목을 매달았다. 아내와 아이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유서에 ‘노잣돈이 없다’는 글도 남겼다고 했다. 그가 왜 천금같은 목숨을 스스로 끊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세계적인 조선소에서 일한 노동자가 이승과 이별하고 저 세상으로 가는 마지막 길에 노잣돈도 없다는 글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저승으로 갈 노잣돈마저 챙기지 못한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 대우조선해양에서 올해만 산업재해로 3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죽었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여지없이 비정규직이 죽어나갔다. 산업재해로 죽고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고…

    월급 70만 원이 깎인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2월 10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월급날에 취부와 용접 노동자들의 월급이 70만 원 가량 줄었다. 2월엔 휴일이 많아 3월 10일 월급통장에는 최대 100만 원까지 줄어들 예정이라고 한다. 하청업체별로 기본급 10%, 수당 50%, 토요일 근무 무급화를 때렸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에서 해고된 한 하청노동자는 임금삭감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4, 5 도크가 폐쇄되고, 수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울산공장에서 일하는 2만 명의 하청노동자들은 앞으로 닥칠 대량해고의 먹구름을 두려워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노동자들의 피울음이 들끓고 있는 전쟁터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는다. 정규직 350명이 이미 공장을 떠났는데 회사는 600여 명에게 해고장을 보내고 있다.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 3,800명 중 영도, 다대포, 울산공장에서 절반에 이르는 1,800명이 사라졌다.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아름다운 저항이 부산 앞바다에 물결치기를

    “한 나이 많은 하청노동자와 술을 먹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회사를 욕하는 게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을 욕하는 거예요. 술자리가 ‘씨’자로 시작해서 ‘씨’자로 끝났어요. 심지어 정규직 정리해고에 대해 ‘꼬시다’고 말할 정도예요.”

    회사가 잘 나가던 시절 정규직은 성과급 ‘돈잔치’를 할 때 비정규직은 50 만원도 안 되는 돈을 떼어먹히기 일쑤였지만 함께 싸워준 노동자들은 별로 없었던 것이다. 정규직에 대한 배신감은 깊었고, 2천여 명이 쫓겨나면서도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만큼 패배주의의 강은 넓었다.

    2월 25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에 맞서 자발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노동조합은 2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그러나 2천여명의 하청노동자들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이 싸움은 이길 수 없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함께 싸우면서 정규직 노조에 하청노동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

    24일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실으며 생각한다. 아름다운 부산 앞바다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손잡고 함께 싸우는 ‘아름다운 저항’이 물결치기를…

    2월 24일 부산에서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