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업식장에서 바라보는 청년실업 대책
        2010년 02월 25일 01: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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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은 졸업의 계절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부터 초, 중, 고등학교와 대학들의 졸업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학 졸업식은 사회로 나간다는 의미를 지니기에 지금까지의 다른 졸업식과 사뭇 다르다. 또한 이 졸업은 학부모에게도 학비 부담으로 부터의 해방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대학 졸업식장에 들어선 졸업생과 학부모의 마음은 대부분 가볍지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취업 문제로 졸업 이후의 진로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OECD의 실업률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11월 OECD의 실업률 평균은 8.8%이며, 일본은 5.2%, 독일은 7.6%, 캐나다는 8.5%, 영국은 7.9% 수준이었으며, 미국과 유럽의 평균은 모두 10.0% 수준이었다(2010년 1월, OECD, Unemployment rates). 2007년 OECD의 평균 실업률이 5.8%, 2008년은 평균 6.1%였던 것에 비하면 2009년의 8.8%는 매우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한국의 실업률은 3.2% 수준으로 이들 국가들에 비하면 아주 낮은 것으로 집계되었다(2009년 11월, OECD). 당시 통계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공식 실업자 수도 1년 전인 2008년 11월보다 6만 9,000명 정도만 늘어난 81만9,000명에 불과하였다.

    10명 중 1명 ‘사실상 실업자’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나라 실업 통계의 맹점이 존재하고 있다. 즉, 한국의 실업 통계에는 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지 않는 취업준비자(56만 1,000명)와 구직 단념자(15만 6,000명), 취업할 생각이나 계획이 없이 그냥 ‘쉬었음’이라고 응답하는 인구(145만 4,000명), 그리고 현재 일은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한 불완전 취업자(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92만 명) 등이 제외되어 있는 것이다. 이들을 모두 포함할 경우 그 수는 391만 명으로,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은 ‘사실상 실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연간 고용동향, 2010). 즉,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체감 실업율과 다른 것은 통계 기준의 차이 때문이다.

    실업률 대신, 고용상황을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인 고용률을 보면 이러한 사실은 명확해진다. 즉, 지난해 4/4분기의 경우 우리나라의 청년(15~24세) 고용률은 23.8%로 네덜란드(69.2%)의 3분의 1 수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이었다(LG경제연구원, 2010). 통계상의 실업률이 우리보다 높은 미국도 청년 고용율은 51.2%였고, 일본의 청년 고용율은 41.4%로 우리나라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경기불황에 따른 취업난 속에 현재까지 대졸자 3명 중 1명 정도가 취업에 성공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다. 최근 지난해 졸업자 993명을 대상으로 취업 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들의 35.2%가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같은 조사의 취업률 46.2%보다 11% 포인트나 낮아졌음을 보여주었다(취업포털 커리어, 2010.2). 또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에서는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횟수가 평균 34회이었고, 50회 이상 지원한 경우도 20.2%나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므로 일자리 창출 500만개를 외치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도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연일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연말 조기예산심의를 촉구하면서, 올해 3조 5,843억 원의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 투자하여 공공부문에서만 57만 8,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발표하였다.

    일자리 대책, 기업들은 냉소

    물론 이러한 대책은 올해에 특별히 발표된 대책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시기에 이와 유사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청년인턴 사업 실시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발표하였지만, 그 실질적 효과는 피부로 느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현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 숫자만 합쳐도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숫자보다 더 많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지경이다.

    올해 2월부터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국가고용전략회의’를 개최하여 정부의 역량을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여기에는 기획재정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가족부, 노동부, 여성부 등 각 부(部) 장관들과 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무총리실장, 중소기업청장 등이 참석하고, 여당인 한나라당의 정책위의장과 한국은행 총재,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와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 경제특보, 미래기획위원장, 국정기획수석, 사회수석, 교육과학문화수석 등이 망라되어 있다.

    ‘국가고용전략회의’ 이후 윤증현 장관은 경제 5단체장들을 찾아가 현 정부 출범 이후 기업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포이즌 필 도입, 법인세 인하와 각종 기업 관련 규제완화 등 현 정부의 친기업적인 정책들에 대해 설명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하였으나, 이에 대한 기업들의 표정은 냉소적이다. 실제로 국가고용전략회의의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담은 조직도를 살펴보면, 이 회의에서 추진할 주요 정책 방향들이 효과가 있을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정책의 진심은 예산으로 드러남

    우선, 고용 및 사회안전망 T/F 에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안전성 제고 및 구조 개선을 통해 유연근로제라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해고를 용이하게 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발표하였다.

    두 번째, 실물경제 T/F에서는 의료민영화를 포함한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영리법인 병원 등에 민간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한다고 되어 있다.

    세 번째, 교육 및 인력 양성 T/F에서는 7,000여개의 민간 고용 중개기관에서 중계한 근로자가 6개월 이상 취업할 경우 이 기관에 15만 원의 인센티브와 자문비 5만 원을 지급하도록 하여 일자리를 알선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들은 이미 정책 방향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예산의 규모 차원에서 40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4대강 개발 등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국가의 실질적인 의지는 대통령의 입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진심은 예산으로 나타난다. 이런 차원에서 생각해 볼 때, 배정된 예산이 작다는 것은 그 사업에 대한 국가의 진정한 해결 의지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지국가만이 졸업생 웃게 만들어

    또 하나는 회의 체계의 문제이다. 사실 국가고용전략회의는 수십 개의 정부부처가 테스크포스 형태로 특정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이는 임시조직이다. 이런 성격 때문에 가동되기 전부터 수행하는 업무의 방향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는 어렵고, 이를 통해 끌어낼 수 있는 성과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여기에 참석하는 공무원들도 처음부터 실질적인 실업자 400만 명은 외면하고, 2010년의 고용 목표를 예측치인 20만 명 내외에서 25+α로 약 5만 명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고용율도 현재의 58.5%에서 58.7%로 0.2% 상향 조정하며, 실업률은 3.6%에서 3%대 초반으로 설정하여 목표 달성이 용이하도록 평가 기준을 낮추는 등 정책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한 다양한 사전 포석을 깔고 있다.

    우리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그동안 적극적 고용시장 정책의 도입과 실업부조 제도의 도입, 비정규직에 대한 4대 보험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여러 차례 주장하였다. 그리고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통해 보건의료 부분에서 40만 명 수준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OECD 수준에 근접한 사회서비스 제공으로 보육과 교육 부분에서 또 다른 40만 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로 고용과 복지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것을 이미 논평과 성명을 통해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다. 젊은이들이 졸업식장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은 복지국가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학부모들에게도 즐거운 졸업식이 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2010년 2월 25일
    사단법인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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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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