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과 PD를 매장하라"
    2010년 02월 24일 10: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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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글은 25일 열리는 사회민주주의연대 주최의 토론회 <제3의 길인가, 사회민주주의인가?>에서 발표될 제2주제 부분의 발표문 「’제3의 길’의 종언과 사회민주주의의 새출발- 한국판 바트 고데스베르크 선언이 시급하다 -」의 요약문입니다.

이 게재문은, 200자 원고지 110장의 원문을 70장 분량으로 요약한 것입니다. 원문은 독자게시판에서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토론회의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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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보가 나아갈 길, 제3의 길인가, 사회민주주의인가?

■일시: 2010년 2월 25일(목요일) 오후 3시-5시
■장소: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

■개회 인사: 이부영 (화해상생마당 운영위원)
■격려사: 박영호 (한신대 명예교수, 사회민주주의연대 고문)

■사회: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제1주제 : ‘제3의 길’ 정치의 평가와 새로운 정치전략
발표: 김윤태 (고려대 교수)
토론: 고세훈 (고려대 교수)
토론: 윤도현 (현도사회복지대 교수)

제2주제 : ‘제3의 길’의 종언과 사회민주주의의 새 출발
발표: 주섭일 (언론인, <사회와 연대> 회장)
토론: 김석연 (변호사, 진보신당 정책위부의장)
토론: 노항래 (국민참여당 정책위의장)

1) 프랑스 석학의 경고: 사회민주주의는 소멸할 것이다.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BHL)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사회당은 죽었다, 사회당은 사라져야 한다”고 선언해 유럽정가를 진동시켰다. 그는 유럽의 중도좌파가 과거의 서구 공산당처럼 소멸할 것을 경고한 것이다.

유럽의회선거에서 프랑스사회당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대중운동연합(UMP)의 대패했고 녹색당과 같은 13%대의 득표로 사르코지의 대체세력에서 제거될 위기에 처했다. 영국 브라운총리의 노동당은 카메론의 보수당보다 8%나 적은 15%로, 파시스트 극우정당인 영국국민당에도 뒤진 3등으로 전락했다.

유럽사회민주주의는 과연 1989년 11월 베를린장벽붕괴 후 소련제국을 포함한 현존사회주의가 멸망한 것처럼 소멸하고 있는 것일까? 영국노동당이 극우정당에 이은 3등으로 전락하고, 스페인 중도좌파 자파테로 총리가 우파 인민당에, 독일사민당이 메르켈의 기민-기사연에, 프랑스 사회당과 이탈리아 민주당이 각각 중도우파에 대패한 것은 한마디로 총체적 패배를 의미한다.

서민-노동자-농민-중산층의 대변 정당들이 ‘삶의 정치’를 수행하지 않고 신자유주의정책을 답습하거나(영국노동당, 독일사민당, 스페인 사회당 등), 아니면 중도우파의 실용주의정책으로 좌파정책을 선점했기(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스웨덴 럼스펠트 보수당 총리등) 때문이다.

2) 영국노동당 총리, ‘제3의 길’ 장례를 치르다.

영국노동당은 월스트리트와 부시 전대통령과 같은 신자유주의정책으로 세계경제를 위기에 처한 책임자로 지목된 좌파정당으로 선거승리는 애당초 포기한 상태였다. 영국노동당의 블레어와 브라운총리는 12년 집권하면서 이른바 “제3의 길” 구호로 신자유주의를 추종해 사회민주주의를 ‘사회자유주의’로 변형시킨 장본인들이다.

그러나 브라운은 노동당 정권의 경제정책이 잘못이었다고 공개적인 사과를 했다. 블레어 전총리의 ‘제3의 길’ 계승자인 브라운은 신자유주의적 시장만능주의를 원인으로 진단하고 사회민주주의정책으로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위기국면을 극복하려고 한 것이다. 이는 영국경제의 파산을 막는데 큰 효과를 냈으며, 영국의 신노동당이 창안한 ‘제3의 길’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브라운 총리의 대국민 사과는 노동당 당수로써, 금융위기의 원인이 ‘제3의 길’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노동당 총리의 손으로 장례식을 치른 것이다. 이로써 ‘제3의 길’은 서구대륙에 확산되다가 경제위기 한복판에서 신자유주의와 함께 침몰했다.

3) ‘제3의 길’ 전염된 사민당, 메르켈 승리보증하다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메르켈은 처음에는 파산은행의 국유화를 주저하다가 브라운과 사르코지의 권고를 수용해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의 방어에 앞장섰다. 우파총리가 사민당정책으로 위기탈출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여기서 메르켈은 국민의 신뢰를 확보했다.

그러나 명분을 챙기지 못한 연정 파트너 사민당은 ‘제3의 길’이 만든 슈뢰더의 2010 개혁정책이 위기를 불렀다는 책임을 혼자 떠맡게 됨으로써 공은 메르켈과 우파에게, 과는 스타인마이어의 사민당이 덮어 쓰는 이상한 국면이 나타났다. 사실 유럽의회선거 대승에 이어 2009년9월 총선에서 메르켈의 승리는 예정된 것이었다.

슈뢰더가 ‘제3의 길’ 전염병에 걸려 사회민주주의의 정체성인 시장의 관리와 사회정의마저 포기한 2010 개혁을 수립할 때부터 최대의 사회민주주의 대중정당 독일사민당은 사실상 기민-기사연과 차별이 없는 중도우파정당의 모습으로 투영되었다. 기민-사민 연정에서 보듯, 독일 유권자들은 좌우 색깔이 비슷한 혼란한 정치정항에서 경제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는 메르켈총리에게 결정적 손을 들어주었다.

총선결과 사민당은 역사상 최저 득표율 22.9%로 참패했다. 2005년보다 무려 11%나 감소한 군소정당 득표라는 최대의 수모를 당했다. 메르켈의 기민-기사연은 35%의 득표율로 승리하면서 3위 득표를 한 우파 자유당과 연정파트너를 교체했다. 사민당은 1998년 이래 12년만에 야당으로 전락했다. 스타인마이어는 “참으로 참담한 날이다. 득표결과를 긍정적으로 제시할 방법이 없다”고 역사적 패배를 자인했다.

‘제3의 길’ 수용에 반대해 11년 전 사민당과 결별한 라퐁텐의 좌파당은 12%의 득표율로 5년 전보다 4%나 약진했다. “우리는 역사적인 최고의 득표를 했으며, 앞으로 사회민주주의 국가복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독일사민당은 선거전에서 2010플랜을 접고 2020플랜을 공약으로 제시해 슈뢰더와 차별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4) ‘제3의 길’ 거부, 조스팽 총리의 21세기 프랑스사민주의

프랑스 중도좌파 사회당은 ‘제3의 길’을 거부하고 ‘21세기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독자 노선을 걸었다. 프랑스는 신자유주의의 세계화가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의 바람을 타고 몰아치고 있을 때인 1997년, 사회당-공산당-급진좌파 좌파3당 연합정부를 수립했다. 미테랑대통령의 집권은 2차 우파동거정부를 경험했지만, 사회민주주의정책을 원만히 집행했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아버지 부시, 그리고 영국의 대처총리가 미테랑의 좌파노선을 견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들은 프랑스의 경제성장이 느리고, 노조의 잦은 파업, 복지로 과도한 재정부담, 큰 정부는 나라를 망치는 길이라고 주장하며 미테랑은 설득했다. 미테랑은 ‘우리는 사회보장, 대학까지 무료교육, 헌법상 노사공동 경영원칙 등을 위해 큰 정부가 필요하며, 우리 길에 간섭 말라’고 응수했다.

미테랑은 철강, 전자, 조선, 항공분야 대기업의 국유화를 단행했고, 민영은행을 전면적으로 공영화했다. 그리고 노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획기적으로 인상하는가 하면, 최저임금도 올렸다. 그리고 ‘사회연대세’라는 이름으로 고소득자와 부자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함으로써 좌파정부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특히 일부 부유층 자녀들이 다니는 사립학교에 대한 규제를 취하면서 공립학교에 대한 정부지원을 확대해 공교육을 강화했다.

특히 외국인의 프랑스 거주조건을 크게 완화하는 획기적 이민정책을 집행했다. 많은 해외이민자들이 미테랑정부의 개방정책에 환호를 보냈으며, 사회적 약자들이 살만한 사회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5년 보수 드골파 시라크 대통령시대를 열었으나, 혼합사회라는 프랑스모델을 바꾸지 않았다. 기간산업 국유화, 노사공동경영, 사회보장제도, 무상의료-무상교육 등 복지국가체제를 구축한 것은 2차대전후 드골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1997년 총선거에서 리요넬 조스팽 사회당수의 사회-공산-녹색당 연합정부를 구성해 보다 더 사회화-평등화했다. 특히 조스팽은 “경제는 시장경제, 사회는 국가의 규제관리”라는 현대적 사회민주주의정책을 수립해 경제성장과 공정분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결과적으로 조스팽의 정통사회민주주의는 오늘 “가장 견고하게 경제위기에 잘 저항하는 프랑스 모델”이라는 영미언론의 호평을 받는 자유와 평등의 조화로운 균형사회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이다.

5) 중도실용 신보수 3총사, 사르코지, 메르켈, 라인펠트
(생략)

6) 독일사민당 새출발, 전당대회 슈뢰더 2010 끝장내다

사회민주주의는 과연 멸망할 것인가? ‘최대의 위기인 것은 확실하나, 다시 살아 날 것이다. 베를린장벽 붕괴 후, 멸망한 구소련중심의 공산주의와는 달리 사민주의는 자본주의체제 멸망과 이를 대체하려는 이념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관리해 인간을 위한 쇄신을 도모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것이 서구정치학계의 일치된 해석한다.

르몽드지는 정치학자들과 사회민주주의의 위기에 관한 토론을 최근 주최했는데, 로랑 부베교수(니스대학교 정치학교수)는 3중 위기증상을 지적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먼저 사회민주주의는 역사적 사명을 완수했기 때문에 위기이다. 다시 말하면, 사회(민주)당이 집권한 모든 나라들에서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양식의 사회복지국가가 정착했다는 것이다. 사회민주주의 역사적 플랜은 지금 완전히 실현된 것이다. 사회민주주의는 사회주의실현의 또 하나 거대한 다른 길인 공산주의 멸망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사회민주주의 또는 민주적 사회주의는 1917년 러시아혁명 이래 사회주의혁명 전략의 반대에 참여한 역사적 투쟁에서 승리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또한 공산주의라는 내부의 적을 상실한 것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에 혼자 직면해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사회민주주의의 제3의 위기는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것을 잘 알지 못했거나, 자발적으로 합류했기 때문에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와의 대결에 실패했다. 사람들은 이를 ‘사회적 자유주의’라고 부르는 ‘제3의 길’이다. 그래서 위기는 심각한 것이며, 반드시 경제상황에만 기인된 것은 아니다”

‘제3의 길’이 신자유주의를 답습해 위기를 만든 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해법을 잘 찾을 수 있는 사회민주주의는 이 때문에 시장규제와 관리를 경고했음에도 유권자의 불신으로 패배했다는 얘기다. 반면 재빨리 사회민주주의의 문제의식을 갖고 모방한 신우파에게 도리어 권력을 인도한 꼴이 됐다는 말이다. 그러니 사회민주주의의 사망과 폐허에서 새출발을 권고하는 석학 BHL의 경고가 공감을 얻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 낡은 복지지향적 정통사회민주주의를 그대로 품고 계속 나갈 수 없다. 그러면 사회민주주의는 어떻게 새출발하는가?

먼저 독일사민당은 2009년11월13일 드레스덴 전당대회에서 시그마르 가브리엘 전 환경장관을 새 당수로 뽑았다. 사민당 다수당원들은 슈뢰더의 ‘제3의 길’이 분당을 초래해 패배한 반면, 오스카 라퐁텐의 좌파당을 출현시켜 이번 총선에서 약진한 만큼 합당을 기대했다.

전당대회는 슈뢰더의 2010개혁 프로그램, ‘제3의 길’을 사실상 매장시켰다. 보흐닝 대변인은 전당대회 후 회견에서 “과거를 대체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사민당에게 너무나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한 기민-기사연 정책과 타협한 과거를 청산하고 슈뢰더시대의 2010유산을 확실히 끝장내게 되었다”고 전당대회 결과를 요약했다.

7) 유럽사민당대회, ‘제3의 길’ 매장 사회생태주의 깃발 들다

3월 지방선거를 앞둔 프랑스 사회당은 환경문제를 사회문제와 접목함으로써 위기의 돌파구마련을 분명히 했다. 오브리당수는 “새로운 발전 모델을 창안하기 위한 성찰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사회주의자들이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모든 환경정책은 사회문제로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는 <사회적 생태주의> 또는 <에코-발전주의>를 위해 3월 지방선거부터 드림팀을 구성해 활동할 것이다. 특히 환경문제해결을 위해 그린세금, 기후에너지세금, 탄소세 등을 기업의 에너지 소모량에 따라 사전 공제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27개국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은 2009년12월7-8일 양일간 체코의 프라하에서 전체의원대회를 열어 사회민주당-사회당의 새 출발을 다짐했다. 전당대회는 “독일총선 패배의 잿더미에서 특히 2010년 예상되는 영국노동당 패배가능성을 앞두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며 위기탈출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선언했다.

대회는 위기의 진단을 5가지로 요약했다. 1) 세련되고 상당한 호소력을 가진 중도실용주의로 무장한 우파가 유권자를 압도해 승리를 견인함. 2) 사회민주주의의 장점을 잠식한 우파의 득세와 정책적 혼란으로 사회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함. 3) 녹색당의 선전과 부상으로 사회민주주의 정당은 정치의 리더십을 상실함. 4) 독일사민당의 2009년 패배와 영국노동당의 2010 총선 패배전망으로 좌파에게 전반적으로 패배감이 증폭됨. 5) 그러면서 유럽사회민주주의자들은 2009년 유럽의회선거의 집단적 패배와 독일사민당 패배는 ‘이제 바닥을 쳤다’는 사실에 동의했으며, 앞으로는 패배가 오히려 중도좌파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유럽사회민주주의 전당대회는 다음과 같이 결의함으로써 제로에서 출발하기 위한 방향과 지향, 이정표를 세웠다. 1) 사회민주주의의 적은 내부의 적뿐만 아니라 극좌파로 규정한다. 2) 잃어버린 영토를 회복하기 위해 사회의 변화에 선행대처하고 환경주의와 조화를 이루며 연결함으로써 ‘녹색-케인스주의’를 실현한다. 3) 시장경제를 수용하고 세계화는 사회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4) 재정과 사회부문에 약간의 이견이 표출되었으나, 앞으로 대화를 통해 극복한다.

5) 유럽의 진보세력을 위한 공동의 아젠다 창출을 위한 작업팀을 구성해 앞으로 2년간 연구해 최종 마스터플랜 결정한다. 6) 앞으로는 국가단위의 해석, 정의, 규정, 결정 등을 탈피해 유럽대륙차원의 공동정책을 수립하고 가치관을 재정립한다. 7) 2014년 사회민주주의 유럽대통령 단일후보를 낸다. 그리고 대회는 유럽사회민주주의당의 총재로 덴마크의 풀 라스무쎈 전총리를 추대했다.

그리고 유럽사회민주주의당의 향후 구호를 이렇게 정했다. “사회자유주의는 죽었다! 사회-생태주의 만세!”

8) 엥겔스, 공산주의 혁명론 등이 오류임을 밝히다

그러면 세계차원의 사회민주주의의 위기탈출과 발전은 한국정치에, 특히 진보세력에게 어떤 교훈과 시사점을 보이는 것일까. 한국에서 사회민주주의, 또는 중도좌파는 진보주의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 진보세력으로부터는 개량주의, 또는 기회주의나 희색분자로, 보수세력은 공산주의자와 같은 적색분자로 상대하지도 않는 현실이다.

과연 그런가? 앞에서 분석한 바 같이 현대정치의 양대 주류의 하나를 이루며 중도우파와 교대로 정권교체를 해 자본주의체제를 사회화-인간화함으로써 사회양극화를 치료하는 의사의 역할을 사회민주주의는 담당해왔다.

특히 사회민주주의는 정치부패를 청소한 도덕성으로 정치사회를 쇄신하고 정화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정치무대에 한 정당으로 데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진보는 이른바 NL과 PD라는 양대세력이 분점해 끝없는 이론-분파-파당 싸움을 하고, 삶의 정치를 주장하는 사회민주주의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매도함으로써 현대적 진정한 진보세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진보세력의 경직성과 완고성은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자본주의 멸망설에 근거한 공산주의의 대체론, 소수정예 엘리트를 전위로하는 프롤레타리아 폭력혁명론의 도그마의 족쇄를 풀지 못하고 있다.

이는 1848년2월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당선언에 근거하는 전략이며 이념이다. 특히 이는 이른바 ‘사회주의혁명’을 부르짖는 북한 김정일의 존재와 무관하지 않다. 이른바 한국진보는 북한의 덫에서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진보는 여기서 탈출하지 않으면 소멸할 운명에 직면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민주주의의 뿌리와 진전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

사회민주주의는 1895년3월 마르크스의 『프랑스의 계급투쟁』 재판의 엥겔스의 서문에서 출발했다. 프랑스의 1848년 2월 혁명을 분석한 마르크스의 이 저술은 부르주아-프롤레타리아의 연합봉기가 왕정을 타도하고 세계최초의 좌우공동정부를 수립한 역사적 혁명을 다루었다.

엥겔스의 서문은 그의 유서로 평가되며, 특히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저인 공산당선언의 오류를 솔직히 시인한 문서로 더욱 유명하다. 그러나 레닌의 러시아혁명 후 엥겔스의 유언은 날조된 것으로 왜곡되어 잊혀진 문서가 되었으나, 소련멸망 후 다시 빛을 보고 있다.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엥겔스의 유서에서 공산당선언의 오류를 근거로 공산주의 도그마에서 탈출했다.

엥겔스는 여기서 공산당선언에서 1848년 경제상항을 사회주의혁명의 성숙기로 보았던 것이 오류였다고 고백한 것이다. 엥겔스는 이렇게 쓰고 있다. “역사는 우리와 우리처럼 생각했던 사람들 모두가 틀렸음을 입증했다. 역사는 유럽대륙의 경제발전이 아직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을 제거할 만큼 성숙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다. 역사는 1848년 혁명이래 전역을 휩쓴 혁명에 의해 이를 입증해 주었다”

1789년7월 프랑스의 부르주아혁명이 봉건제의 성숙기에서 부르주아의 봉기로 자본주의로 대체했고, 1848년 자본주의 성숙기에 프롤레타리아의 봉기로 공산주의로 이행한다는 혁명론이 마르크스와 엥겔스 자신의 오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공산당선언의 공산주의유토피아는 엥겔스가 부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음에는 폭력혁명시대는 갔고 선거의 시대가 왔다는 엥겔스의 선언이 담겨 있다. 공산당선언은 국가란 부르주아계급의 프롤레타리아 착취도구로 타도대상으로 보았으나, 그렇지 않다고 엥겔스는 말했다. “선거야말로 프롤레타리아의 제일 효과적인 해방의 수단”이며 권력에 (프롤레타리아세력의) 다수가 진입함으로써 국가를 부르주아로부터 독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부르주아는 프롤레타리아의 비합법적 활동보다는 합법적 활동을, 반란의 결과보다 선거의 결과를 더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엥겔스는 “체제전복을 위한 혁명가이며 음모가였던 우리는 합법적 방법으로 훨씬 더 성장하고 있다. 프랑스 부르주아 질서당은 그들이 창조한 법적 조건에서 소멸하고 있다. 그들은 합법성은 우리의 죽음이라고 울부짖고 있다!”라고 썼다. 여기서 마르크스의 폭력혁명론에 종언을 고한 셈이다.

그런데 엥겔스의 유언집행자의 한 사람인 베른슈타인이 유언발표 이듬해인 1896년 “자본주의의 제문제”에서 “자본주의 멸망은 없다”고 선언해 공산당선언의 유토피아를 매장했다. 그는 “엥겔스가 지적한 오류는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것은 자본주의 붕괴론,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자본주의체제의 필연적 붕괴를 항상적으로 기대하는 오류이다. ‘혁명’에 의해 권력을 장악하고 국가를 전복한다는 1848년(공산당선언)의 잘못된 사고는 마르크스의 지나친 연역에 의한 편향적 논리에 의해 기인하는 것이다” 그는 또 “자본주의는 점차 자기통제력을 갖게 되었다. ….노동계급의 생활조건이 향상됨으로써 계급투쟁은 오히려 약화되었다. 사회내 제관계는 공산당선언이 말한 것처럼 악화되지 않았다”고 자본주의 붕괴론을 전면적으로 부정했다.

실로 사회민주주의는 여기서 출발했으며, 이것이 세계최초의 사회민주당정부를 독일에서 출범시킨 이유다. 자본주의 멸망테제가 붕괴되면 공산당선언은 단순한 유토피아로 끝난다. 마르크스가 프랑스 사회주의자들을 “유토피아적 사회주의”로 매도한 것은 이제 역사적 오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세기 말 공산주의 멸망은 이를 확실히 증언하고 있다.

9) 한국진보, 한국판 바트 고데스베르크 선언을 하라.

1959년11월13일 독일사민당은 바트 고데스베르크에서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역사적 사적소유, 시장경제, 반공산주의 규탄선언을 채택함으로써 현대적 사회민주주의의 새로운 깃발을 들었다.

   
  ▲ 1959년 독일사민당의 바트 고데스베르크 당대회

“공산주의자들은 사회주의의 뿌리를 주장할 권리가 없다. 그들은 사회주의이념을 왜곡시켰다. 사회주의자들은 자유와 정의의 실현을 위해 투쟁하고 있으나 공산주의자들은 사회의 갈등을 이용해 자기 당의 독재를 확립하려한다”

독일사민당은 이렇게 마르크스-레닌주의와 규탄하고 공산주의와 결별했다. 그리고 자유정신과 개혁, 휴머니즘과 인권을 기초로 하는 ‘사회민주주의’ 강령을 구축했다. 강령의 핵심은 생산수단의 공유화라는 마르크스주의 원칙을 포기하고 사적소유권, 소비의 자유, 노동의 자유, 자유경쟁의 원리, 개인의 이니시어티브와 연대의 가치에 기초를 두는 새로운 사회경제질서의 구축을 천명했다. 이렇게 해서 “자본주의체제의 옹호”와 “사적 소유를 권장”했다.

“사회정의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자본주의의 멸망과 공산주의이행을 근간으로하는 공산주의도그마의 안전무결한 폐기요, 규탄이다. 독일사민당은 자본주의체제의 영속을 공식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보장제 등 사회주의적 정책을 집행함으로써 자본주의체제를 인간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우린다는 것이다. 강령은 정치부문에서 혁명을 부정하고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주장해 의회민주주의원칙을 천명했다.

특히 강령은 서독의 국토방위를 위한 외교-국방정책을 수립했다. 이는 좌파정당이 서독의 헌법을 존중하고 국토를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천명한 중요한 문서다. 강령은 “우리의 길”이라는 결론에서 “공산주의자들은 자유의 극단적 억압자, 인간권리의 파괴자, 개인과 국민의 자치를 거부하는 자들이다. 이제 공산주의국가 안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회민주주의의 기본가치를 기초로 하는 사회만이 미래에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천명했다.

이 강령은 엥겔스가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당선언의 오류를 마르크스의 “프랑스의 계급투쟁”서문에서 밝힌 후, 60여 년 만에 사회민주주의가 공산주의와 대체하는 이념으로 규정한 역사적 문서이다.

사회민주주의는 바트 고데스베르크 선언을 계기로 프랑스와 독일 북유럽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으며, 1989년11월 베를린장벽 붕괴로 구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공산주의진영이 멸망함으로써 유일한 좌파이념을 대변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한국의 이른바 진보세력 또는 정당들은 이미 소멸한 현존사회주의 즉 구소련공산권이라는 과거의 이념의 틀에 얽매어 있음이 확실하다.

민주노동당은 NL이 주류라고 하며, 종북주의로 비판하면서 탈당해 창당한 진보신당도 PD가 주류라는 사실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10년 전 우리 유권자가 10% 이상 표를 던져 국회의석 10석을 주었으나, 민주노동당은 오늘 유일좌파인 사회민주주의정책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공산주의 이념의 이론투쟁에 매달림으로써 오늘 국민적 불신의 늪에 빠저 정치무대에서 소멸한 운명에 처해 있다.

10년 동안 한국진보세력은 사회민주주의를 개량주의와 기회주의로 매도하면서 종북주의와 민족해방(NL)이라는 통일지상주의노선을 고수했고, 일부는 마르크스-레닌주의적 민중해방(PD)노선을 걸어왔다.

그들의 길은 이미 1989년11월 베를린장벽 붕괴로 사망한 공산주의와 이의 변종인 이른바 “주체사상”의 길이었다. 그들은 공공연히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세계”의 존재를 이상화하고 있으나, 이는 1895년 엥겔스가 고백했고, 60년전 바트 고데스버그 선언이 천명했으며, 20년전 베를린장벽 붕괴로 사망한 공산주의의 시체를 이념으로 삼은 그들만의 싸움일 뿐이다.

그러니 오늘 한국유권자들이 이른바 진보세력에 장송곡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프랑스의 좌파 철학자 BHL의 “프랑스 사회당은 사라져야 한다”는 외침은 서구 중도좌파가 아니라 바로 한국의 진보세력에게 주는 준엄한 경고라 하겠다.

그러면 한국의 진보가 살길은 있는가? 나는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진보대연합을 부르짖고 있으나 쓸데없는 공허한 게임이다. 먼저 왜 20년 전 공산주의 멸망 시기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공산당이 적색에 낫과 해머를 그린 깃발을 내리고 사회민주주의로 전향했는지, 특히 동독노동당을 비롯한 폴란드,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공산당이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붉은 모자를 벗고 서구사회민주당의 모자를 바꾸어 썼는지를 한국의 진보는 깊이 성찰해야 한다.

그들은 모두 그래서 공산주의 멸망 후 전환 사회민주주의는 살아남았고, 민주주의 질서에 순응함으로써 보수당을 누르고 집권하기도 한 것이다. 한국진보가 NL이다, PD다 하는 공산주의시체를 껴안고 대연합이다 공동전선이다 하며 낡은 얼굴화장의 분을 바른다고 해서 회생할 수 없다. 서민, 노동자, 중산층, 지식인의 삶의 정치를, 구체적 집행정책을 강령에 담아 사회민주주의 가치관, 이념,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2012년 총선에는 완전 소멸할 것이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NL과 PD라는 시체를 스스로 매장하고 사회민주주의 옷을 갈아입어라. 그리고 한국사회를 자유와 평등이 조화롭게 균형을 잡는 사회로 쇄신하는 강령을 채택해야 한다. 서구선진 사회민주주의 정치양식을 벤치마킹해서 진보의 면모를 완전히 쇄신해 우리 유권자에게 새롭게 접근하면 우리정치에 새 희망을 줄 수 있다.

독일사민당의 바트 고데스베르크 강령을 읽어보고 한국판 강령을 만들어 대전환을 선언하라. 그리고 외교안보정책과 교육정책을 강령에 분명히 담으라. 그러면 우리 유권자는 돌아 올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정치는 영호남, 충청의 지역구도가 영원히 고착되는 보수만의 천지가 지속될 것이다. 이것은 한국을 제2의 아르헨티나로 전락시키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며, 그 책임은 무능하고 오만방자하고 비도덕적이며 경직된 도그마의 족쇄에 얽어 매인 이른바 한국의 가짜진보세력이 져야 할 것이다.

여기서 나는 한국선진화, 국민통합, 사회갈등해소의 길은 시장경제, 의회민주주의, 사회정의, 인권, 평화, 복지국가의 확고한 가치관으로 무장한 사회민주주의세력이 정치구도에서 보수와 대등한 규모의 주류세력을 형성하는데 있다고 굳게 믿는다. 또 이것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며 동시에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 될 것이다. 오늘 우리가 서구 사회민주주의를 공부하는 까닭은 실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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