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교협에서 진교협으로?
    2010년 02월 22일 01: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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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세력의 연대를 위한 교수 연구자모임(진보교수모임)’이 는 25일 발족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대연합’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학계가 진보정치세력의 연대를 전략적 과제로 설정하고 공동대응전선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다.

민주화 이후 교수 조직의 재구성?

이번 진보교수모임의 발족은 반MB 민주연합을 중심으로 구도가 짜여지고 있는 6월 지방선거에서, 진보정치세력 사이의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당면 과제에 대한 대응이라는 차원과 함께, 87년 민주화 이후 발족한 민교협 등 교수-연구자 조직이 민주를 넘어 진보의 가치를 중심으로 재구성되는 측면도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진보교수모임에는 김세균 서울대 교수, 노진철 경북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양해림 충남대 교수, 우희종 서울대 교수, 이민환 부산대 교수, 이종호 교수, 이준호 교수,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김세균 교수가 상임대표 역할을 맡고 있다.

   
  ▲ 왼쪽 위부터 김세균 교수, 박노자 교수, 손호철 교수, 조돈문 교수, 우희종 교수, 이민환 교수

이성백 집해위원장(서울시립대 교수)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정된 참여 교수와 연구자 수는 134명에 이르며, 발족식 이후 공식적으로 회원들을 모집하기 시작하면 모임의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진보교수모임의 출범이 그동안 ‘5+4’회의 등을 통해 논의의 폭이 넓혀져 왔던 민주대연합에 비해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진보대연합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지난해 12월 선거에서의 진보연합을 제안했고,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1월 진보대통합을 주장해왔지만, 정작 서로의 제안에 대한 논의는 진척이 없었다. 

이들은 민주당 등 ‘자유주의 정치세력’을 테이블에서 배제하고 신자유주의에 대해 명백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제안문에서 “자유주의 개혁세력이 신자유주의 노선을 통해 사회, 경제적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후퇴시켰음에도 발본적인 자기 반성은커녕 우경화하고 반MB투쟁이라는 이름 아래 진보운동까지 자신들의 헤게모니에 종속시키려는 패권주의를 노골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주의세력 자기 반성 없이 우경화

제안문은 이어 “이 같은 정세는 진보진영의 강력한 투쟁을 필요로 하고 있으나 현재 진보진영은 진보적 대중운동의 기반인 노동운동이 위기에 처해 있고, 진보적 정치운동 역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사노준, 사노련 등으로 뿔뿔이 나뉘어져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신자유주의 투쟁을 위해 노동운동의 발본적 혁신과 진보정치세력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자유주의세력과 민주대연합을 하더라도 선행되어 할 것은 진보정치세력의 연대, 즉 ‘진보대연합’”이라며 “다양한 진보정치세력이 진보대연합으로 단결하지 않고 모래알처럼 분열하여 민주대연합에 참여하는 경우 발언권을 갖지 못하고 민주당과 자유주의세력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고 말해, 민주대연합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성백 집행위원장은 “출범 이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등 4개 진보정당과 교수모임의 ‘4+1’테이블을 마련코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교수모임의 이 같은 움직임이 실제 교착상태에 놓인 진보대연합의 활로를 뚫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민주대연합’이 구체적 기구까지 출범하며 현실적 힘으로 작용하고 있고, 진보진영의 힘이 미약한 상황에서 진보진영의 연대만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경우 ‘진보정당 통합’을 진보연합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반면 진보신당, 사회당, 사노준의 경우 선거연합에는 비교적 열려있으나 통합을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교협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

한편 이번 진보교수모임의 발족은, 학계에서 87년 이후 교수-연구자들로 구성된 모임이었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의 틀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백 집행위원장은 “교수모임은 흩어진 진보정치세력이 함께 할 수 있는 구도를 형성하고, 폭넓고 획기적인 진보세력의 어젠다와 정책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어떤 면에서 87년 이후 민교협의 틀에서 벗어나 진보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교수모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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