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기 끊은 중소상인들, 상복 농성
    촛불 들고, ‘SSM 허가제’ 도입 촉구
    By mywank
        2010년 02월 22일 12: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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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극렬 전국상인연합회장 등 전국의 중소상인 대표자 20여명이 2월 임시국회에서 직영·가맹점 형태의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한 허가제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을 촉구하면서 지난 18일부터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로비(18일은 국회 앞에서 농성)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21일부터는 죽기를 각오하고, 아예 상복차림으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중소상인들은 부산, 창원에 이어, 22일 저녁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오는 3월 2일~12일 전국의 사업조정대상 SSM 매장 앞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기로 했다. 이들은 2월 임시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3월 18일 여의도문화마당에서 대규모 ‘상인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총력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상복 입고 단식…청계광장 촛불집회도 

    그동안 생계 문제로 인해, 대부분 단식과 촛불집회를 해본 경험이 없는 중소상인들이 극단의 투쟁을 선택한 이유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편법으로 SSM을 가맹점 형태로 전환하는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하고 있지만, ‘기업 프랜들리’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SSM 규제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농성장을 방문한 정범구 민주당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소상인들의 모습 (사진=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지난해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지경위, 위원장 정장선)에 계류 중이며, 정부는 “WTO(세계무역기구) 조항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며, 대부분의 한나라당 의원들도 이런 정부 기조에 보조를 맞추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상인들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의 관계부처 책임자들을 만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문제를 협의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이다. 상인들은 2월 임시국회에서 ‘SSM 허가제’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18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 교체, 지방선거 등으로 법안 처리가 더욱 어렵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월 국회 이후엔 법안 개정 어려워져

    신규철 중소기업살리기전국네트워크(준) 집행위원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현재 중소기업청이 가맹점 형태의 SSM을 사업조정 대상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말고는 이제 SSM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2월 임시국회 이후에는 상임위원 교체, 지방선거 문제 등으로 이 법안의 개정 논의가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중소상인들의 농성을 지지하기 위한 야당 당직자들의 농성장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정동영, 정범구 의원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이정희 의원, 진보신당 심성정 전 대표, 조승수 의원 등이 방문한데 이어, 22일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오전 11시)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오후 2시)가 농성 현장을 찾아 중소상인들을 격려하고, 좌담회를 갖기로 했다.

    이 밖에도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중소상인 대표자들은 22일 오후 1시 30분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소극적인 정부·여당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로 했다. 또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의 면담도 요구할 계획이다.

    중소상인들, 정몽준 대표 면담 요구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중소상인들의 (집단적인) 단식농성, 촛불문화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며 “그동안 재래시장, 슈퍼마켓 상인 등 전국의 중소상인들은 골목상권과 생존권을 보호해달라고 애원하며 매달렸지만, 그 결과는 모두 허사였다”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여당의 기반이 토건재벌, 유통재벌 등 대기업이라고 해도, 이는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할 헌법적 책무를 포기한 것이다”며 “우리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 싸우다가 연행당하겠다. 중소상인들의 단식농성과 촛불은 지방선거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심판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가맹점 형태의 SSM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 개정안 발의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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