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오락프로 ‘여권 인사 잦은 출연’
        2010년 02월 18일 09: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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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화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결선에서 우승한 소식이 조간신문 1면을 비중 있게 채웠다. 대개의 신문들이 사설을 통해 이번 동계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들의 선전과 쾌거를 축하했다.

    SBS의 중계권 독점에 따른 갈등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남형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올림픽방송과 총성 없는 전쟁>에서 지상파 3사의 이전투구는 물론 이중 잣대까지 비판했다.

    남 교수는 ‘중계권을 놓고 서로 으르렁거리는 지상파 3사가 다른 쪽에서는 한데 똘똘 뭉쳐 케이블방송사를 상대로 저작권료를 내지 않으려거든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하지 말라는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들어 "올림픽경기를 독점 중계하는 것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해친다고 할 때는 방송의 공영성을 내세우고, 케이블방송의 재송신에 대해서는 방송을 중단하라는 가처분 신청까지 하면서 저작권을 내세워 어지럽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18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눈물로 빚은 금, 활짝 핀 이상화>
    국민일보 <스피드 코리아 ‘3박자’가 맞았다>
    동아일보 <4년전의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또 울었다>
    서울신문 <‘스피드 코리아’ 세계가 놀랐다>
    세계일보 <이상화도 해냈다 전세계가 놀랐다>
    조선일보 <행복한 눈물…스피드, 스피드 코리아>
    중앙일보 <‘쾌속세대’의 하이킥>
    한겨레 <이상화도 빙속500m 금 남녀 첫 동반우승 ‘쾌거’>

    한국일보 <모든 판결문 공개>

    KBS 오락프로 ‘여권 인사 잦은 출연’

    여권 인사들이 <한국방송>(KBS)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한겨레 2면 <KBS 오락프로 ‘여권 인사 잦은 출연’> 기사에 따르면 한국방송은 지난 15일 오전 9시40분부터 11시10분까지 90분간 진행된 ‘설특집 2010 명사스페셜’에 모두 11명을 출연시켰는데, 이 가운데 4명이 김문수 경기도지사, 주호영 특임장관, 정진석 한나라당 의원,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범여권 인사들이었다. 민주당 쪽에선 박지원 의원 한 명이 참석했고, 나머지는 배우·화가·산악인 등이었다.

    한국방송은 이들이 노래를 부를 때 소개하는 화면에서 “매주 일요일 택시기사까지 봉사는 그의 평생덕목! 김문수” “소통과 화합의 대명사! 주호영” “의리로 뭉쳐진 국민의 친구! 정진석” 등의 표현으로 치켜세웠다. 또 사회자인 황수경 아나운서는 “요즘 결식아동 돕기에 바쁘시죠. 앞서가는 경기도의 행동하는 도지사”라며 김 지사를 대놓고 칭찬했다. 주 장관은 자신이 부른 ‘비 내리는 고모령’에 대한 사연을 묻자 “고모령의 무대가 저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에 있다”며 지역구를 은근슬쩍 강조했다.

    이에 앞서 여권의 실세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연예가중계’(2009년 10월3일), ‘사랑의 리퀘스트’(11월21일), ‘열린 음악회’(12월13일), ‘여유만만’(2010년 1월13일), ‘콘서트 7080’(1월31일) 등 무려 5개의 프로그램에 잇따라 소개돼 입길에 올랐다. 정 의원은 ‘명사스페셜’에도 출연하기로 돼 있었으나, 한국방송 간부회의 결정으로 막판에 취소됐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 박진형 정책국장은 “예능 프로그램에까지 정부 협찬, 여권 인사 출연이 늘면서 한국방송이 정부 홍보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사례를 수집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방송 인터넷 게시판에도 “사전선거운동” “관제방송” 등의 의견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관객들 ‘시네마테크 지키기’ 나섰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위탁운영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전영화를 보존·상영하는 시네마테크 사업도 영화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경향신문이 20면 <관객들 ‘시네마테크 지키기’ 나섰다>에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사업은 공모제로 전환돼 새 운영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기존 운영진과 관객들은 영진위(위원장 조희문)가 “시네마테크의 역량과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영진위는 서울 종로에 위치한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새 운영자 공모 접수를 18일까지 한다. 3월1일부터 1년간 시네마테크를 운영할 비영리 법인이나 단체가 대상이다. 영진위는 지난해에도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사업을 공모제로 전환하려다 영화계의 반발에 밀려 계획을 접었다. 기존 운영자인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한시협)는 영진위에 아예 시네마테크를 공모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초 이 사업은 2002년 민간 주도로 시작했으며, 영진위는 연간 예산의 30%가량인 4억5000만원을 보조해온 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영진위는 시네마테크 사업의 운영권자가 아니라 사업 파트너”라며 “영진위의 공모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한시협은 ‘서울아트시네마’란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자신들의 권리이며, 현재 서울아트시네마가 위치한 허리우드극장도 3월 말까지 계약돼 있다고 밝혔다.

    관객들이 중심이 돼 ‘시네마테크 지키기’ 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경향 보도에 따르면 일부 관객은 “영진위의 지원금을 받지 않도록 관객이 성금을 내자”는 모금 운동을 하고, 영진위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독립영화 감독들 “영진위 전용관서 상영 안할래”

    독립영화 감독들이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산하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상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불공정 심사 의혹이 불거진 영진위의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 위탁운영사업자 공모 선정 결과에 대한 항의 표시다.

    한겨레 24면 보도에 따르면 <워낭소리>의 이충렬 감독을 비롯한 독립영화 감독 120여명은 17일 연대 성명을 내어 “편파 심사로 얼룩진 공모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납득할 만한 영진위 쪽 응답이 있을 때까지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한다협)가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에 창작물을 상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이 감독 외에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우리학교>의 김명준 감독 등 독립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했다.

    한다협의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루(옛 광화문 미로스페이스)는 1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국내 독립영화와 외국 영화 등 80여편을 상영하는 ‘저스트 더 비기닝 1+1=!’ 기획전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성명에 참가한 감독들이 만든 독립영화들은 대부분 상영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진위는 지난달 두 시설 운영 사업자로 최근 보수 문화계 인사들이 주축인 한다협과 ㈔시민영상문화기구를 각각 선정했으나, 특혜 논란을 빚어왔다.

    동계 올림픽에 시청률 대박…SBS "입이 귀에"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연이은 금메달 획득의 함성에 힘입어 단독 중계권을 따낸 SBS가 떴다고 한국일보가 32면 <SBS "입이 귀에">에서 보도했다. SBS는 ‘8시 뉴스’ 시청률도 상승해 동계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반면 KBS와 MBC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일보는 뉴스 프로그램에서 독보적 1위 자리를 굳혀왔던 KBS ‘9시 뉴스’는 이제 SBS의 거센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전했다.

    SBS는 모태범,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딴 16, 17일 경기 당시 분당 최고 시청률이 각각 21.5%와 25.3%(AGB닐슨 조사, 서울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청 점유율로 따지면 50.6%, 46.3%에 달했다. SBS는 아예 ‘스포츠 채널’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각오로 동계올림픽 편성시간을 당초 197시간에서 218시간35분으로 22시간가량 더 늘렸다.

    SBS는 광고비로 동계올림픽 프로그램 총 제작비용 100억원(방송권료 약 200만달러 포함)을 충당, 돈 걱정도 안 해도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BS 광고팀 관계자는 "모든 광고를 다 팔면 198억원인데 현재 70억원 정도를 판매했고, 목표는 100억원"이라고 밝혔다. 광고를 100억원어치 팔면 방송광고 발전기금(4.75%), 광고회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 수수료(14%) 등을 다 떼고도 81억원 가량이 된다. 여기에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OOO기업과 함께 합니다’라는 협찬 광고가 20억원 정도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찬 광고는 직접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목표가 달성된다면 광고 수익만으로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SBS는 이처럼 희색이 만면이지만 KBS와 MBC는 울상이다.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소식이 전해진 15, 16일 SBS의 ‘8시 뉴스’ 시청률은 동계올림픽 전 주에 비해 5% 안팎이 오른 반면 KBS와 MBC의 메인 뉴스 시청률은 일주일 전과 비슷하거나 떨어졌다.

    여기다 KBS, MBC는 소극적 보도 행태에 대한 시청자들의 항의까지 받고 있어 이미지 실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14일 KBS ‘9시 뉴스’와 MBC ‘뉴스데스크’는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이정수 선수의 소식을 각각 다섯 번째 뉴스로 짧게 처리했다. 메달 획득 소식을 화면 하단에 문자로 내보내는 자막 속보도 하지 않았다. 두 방송사는 "SBS가 2분 분량의 올림픽 영상만 제공해 정상적인 뉴스를 제작하기 어렵다"고 해명했지만 "공영방송 뉴스 프로그램으로서 무책임한 처사"라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빙속 SBSTV 해설 화제…"전문성 없다" 비판도

    ."아~ 좋아요!"(스타트가 좋다는 뜻), "들이대야 합니다!"(인·아웃 코스를 바꿀 때 상대 뒤로 바짝 붙어야 한다는 뜻), "잘 빠졌네요."(바깥으로 밀리지 않고 코너를 잘 빠져나왔다는 뜻).

    이상화(21·한국체대)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을 딴 17일(한국시각) 오전 SBS TV 생중계.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제갈성렬(40) 해설위원의 비명에 가까운 환호가 터져 나왔다. 출발 총성과 함께 "좋아요"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그는 "조금만 더!"라고 이상화를 응원하더니 금메달이 확정되자 "아악~"하는 비명과 함께 "이게 웬일입니까"라며 울먹였다. "브라보!"라는 탄성도 잊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28면 <"좋아요…악…브라보">에서 "제갈 위원의 ‘별난 해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며 "고함에 가까운 큰소리로 경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채워나가는 제갈 위원의 해설엔 호불호(好不好)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많은 팬들은 "해설자가 흥분하니 감동이 배가된다" "딱딱하지 않고, 시원하게 소리를 내지르는 해설 때문에 경기가 더 재미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빠떼루를 줘야 합니다’로 인기를 모은 김영준 레슬링 해설위원을 빗대 제갈 위원을 ‘제2의 빠떼루 아저씨’라고 부른다. 제갈 위원이 했던 말들은 ‘제갈성렬 어록’으로 불리며 인터넷 세상을 빠르게 돌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갈 위원의 해설에 큰소리만 있고 전문적인 내용이 별로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보는 이의 감정을 끌어낼 수는 있지만, 종목이나 선수별 특징 등 경기를 제대로 알고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뜻이었다. 네티즌들은 "출발만 하면 좋다고 하는데 뭐가 좋은 건지 설명을 해달라" "전문적인 설명 없이 보이는 현상만 말하고 있다"는 등의 의견을 내 놓았다.

    조선일보는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의 말을 인용, 제갈 위원의 해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계를 하는 방송사에서 적절히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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