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7년 50대, 08년 20~30대 실업폭탄
    By 나난
        2010년 02월 17일 10: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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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년 외환위기로 노동시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연령층이 부모 세대인 50대였던 반면, 2008년 금융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연령층은 자녀세대인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정인수) 인력수급전망센터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국내 경제위기가 본격화 된 97년 4분기와 2008년 4분기를 기준으로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 속도를 분석한 결과 위기 시기에 따라 연령대별로 고용률 회복 속도가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20~30대 고용률 하락폭 뚜렷

    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대~30대 등 젊은 층의 고용률 회복 속도 하락폭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97년 4분기에 59.9%이던 20~29세의 고용률은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지난해 1분기에는 2.8%포인트 감소했다. 30~39세의 고용률은 2007년 4분기 73.6%에서 지난해 1분기엔 71%로 2.1%포인트가 떨어졌다.

       
      

    20대와 30대의 고용률은 지난해 3분기에도 각각 58.4%와 71.1%를 기록하는 등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이 자료는 20~30대의 고용률 회복 속도가 더딘 것은 “기업이 젊은층의 상용근로자 신규 채용을 줄이고, 국내 소비부진으로 30대 자영업과 임시직의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97년 외환위기 이후 고용률 회복 속도 하락폭이 두드러졌던 40~50대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97년 4분기 71.2%이던 50대 고용률은 외환위기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99년 1분기 61.4%로 무려 약 10%포인트나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2007년 4분기 70.4%를 고용률은 지난해 4분기 70.9%를 나타내며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분석 자료는 “외환위기 당시 50대가 기업의 구조조정 우선 순위가 된데다, 민간소비 위축으로 자영업이 침체를 거듭한 것이 50대 고용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자료는 이어 “반면 외환위기 당시 40~50대 숙련 인력 규모를 축소한 후 경기회복 이후 인력 확보에 애를 먹었던 기업들의 학습효과와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 사업이 효과를 발휘하며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40대~50대의 고용률 하락폭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고용률 회복을 위해선 단기적으로 내수 활성화, 중장기적으론 파트타임 근로 확대 등 기업의 인력운영 개선과 노사관계 안정화에 따른 기업 내부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용정보원 "유연화 필요"…김유선 "제대로 된 일자리를" 

    하지만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파트타임 근로 등 임시직 일용직의 확대는 20~30대 고용률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금융위기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기업들이 신규인력 채용을 줄여 온 측면이 있다”며 “한국의 경우 청년 고용률이 지나치게 낮으며, OECD 50개국 국가 중 49위”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청년층의 고용률 회복은 임시직이나 일용직을 마련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며 “현재 50~60만 명의 취업준비생은 고학력 청년층에게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해 발생한 부분이기에 임시직 일용직을 통한 통계상의 고용율을 높이기보다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또 “외환위기 당시 40~50대의 고용률 회복속도가 감소한 것은 인력 과잉 측면이 있었다”며 “외환위기 이후 상용직의 인력을 대폭 감소시키며 비정규직화 및 최소화했기에 금융위기 이후 더 이상 줄일 인력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쌍용자동차의 구조조정 이후 경제위기가 지속됐다면 그나마 있던 인력조차 상당부분 줄였겠지만, 경기가 조금 풀리는 측면도 고용률 회복에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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