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연대 공동의제 비정규직 제외
    2010년 02월 16일 04: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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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박원순, 백승헌 등 시민사회 단체 원로 및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고, 지방선거 야권연대를 위한 5+4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희망과 대안’이 16일,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대를 위한 정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날 희망과 대안이 제안한 가이드라인은 ‘한미FTA’나 ‘비정규직법’ 등의 의제가 빠져 있어 진보정당 쪽의 이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비정규직 문제 공동의제서 제외

희망과 대안이 발표한 내용은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과 2010연대, 시민주권, 민주통합시민행동 등 타 시민단체와 사전 조율 없이 독자적으로 발표한 것이지만, 2010년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제시된 가이드라인인 만큼 협상에서 논의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승헌 희망과대안 공동운영위원장(맨 오른쪽)이 기자간담회에서 ‘5+4’회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발표와는 별도로 시민사회 4개단체는 16일 공동정책 의제팀을 구성해 지난 4차례 토론회 결과를 종합한 또 다른 정책연합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야5당 역시 16일 공동협상기구 출범과 관련한 1차 회의를 열고 시민사회 정책담당자들을 포함한 ‘야5당 정책연합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합의문을 발표해 야권 연대를 위한 공동정책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희망과 대안 박순성 공동운영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합에 참여하는)모든 정당이 ‘정책연대’를 말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연대를 할지’는 얘기되지 않고 있다”며 “민생과 사회복지 의제를 중심으로 희망과 대안에서 하나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희망과 대안이 발표한 정책 가이드라인은 대체적으로 야5당이 가지고 있는 ‘최대공약수’를 압축한 것으로, 희망과 대안 관계자는 “그동안 열렸던 토론회와 희망과 대안이 그동안 제안했던 정책과제들, 그리고 야5당의 정강정책 등을 참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서 신뢰 쌓은 후 더 논의해야

이들은 이번 지방선거의 당면과제를 “민주주의 정상화와 국민 다수 행복을 추구하는 선거연합을 추진하며 공동 정책에 기반을 둔 단일후보 선정과 공동 지방정부를 구성, 운영”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3대 정책방향으로 △민주주의 정상화와 지방자치 혁신 △소수 특권층, 기득권층만을 위한 사회에서 국민 다수가 행복한 사회로 △토건사업 경제에서 사람 중심 경제로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5대 정책과제로 △균형발전과 주민참여를 실현하는 풀뿌리 지방자치 △사람, 일자리, 지역경제에 투자하는 지역발전 정책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적극적 복지·안전정책 △질 좋고 안전한 지역 공공교육·문화 정책 △사람이 주인이 되는 도시발전 정책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번 희망과 대안의 정책에는 진보정당이 주장하는 ‘비정규직법’과 ‘한미FTA’, ‘이라크 파병’ 등이 제외되어 있다. 박순성 운영위원장은 “민주당이 현재 비정규직법을 현 제도대로 가져가려는 생각을 하지는 않고 있는 듯하다”며 “비정규직법 개정의 경우 민주당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기에 제외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미FTA와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는 (민주당이)과거를 반성하고 원칙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이견이 있다”며 “한미FTA는 지방선거 주요 의제가 되지 않을 것이지만 향후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지는 연대과정에서는 중요한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신뢰를 쌓은 뒤 지방선거 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민주당의 의견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노무현 정부 계승을 주장하는 국민참여당의 경우 “‘한미FTA’나 ‘비정규직법’ 등을 배제하면서 지방자치정부의 의제에 따라 정책연합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야5당 합의 내용보다 후퇴

또한 지난 10일 발표된 야5당 합의 내용 가운데 “복지와 교육 체계의 획기적 개조/ 비정규직법 개정/ 통상정책 등에서 비전을 공유하고 차이를 좁히기 위하여 노력한다”며 비정규직법 개정, 한미FTA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합의 수준보다 후퇴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5+4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2010연대 이상현 운영위원은 “오늘 공동의제팀을 구성하고 지난 토론회 결과를 종합해 나갈 것”이라며 “희망과 대안의 발표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의엽 민주노동당 정책위부의장은 “이번 기자간담회 내용을 정확히 보지 못해 평가는 할 수 없다”면서도 “지난 몇차례 정책토론회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위와 같은)의제들을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미FTA같은 경우 연대에 핵심적인 방해사유가 되지 않더라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며 “한미FTA가 지방선거와 관계없다고 하지만, 학교급식지원조례 중 ‘우리 농산물 사용’ 부분의 경우 한미FTA가 발효되면 무용지물이 되는 식으로 막상 지역 주민들과 밀접한 영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진보신당은 한미FTA, 비정규직법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1차 합의결과도 이것이 반영되어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희망과 대안의 입장에서 논의할 주제를 제시한 것 같고, 논의할 수는 있겠지만 진보신당은 이 같은 입장을 계속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구 획정 관련 민주당 비판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박순성 운영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광주광역시 의회가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개정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과 관련 “연합정치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지방자치 혁신’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이는 정책의 문제가 아닌 연합정치 ‘룰세팅’에 대한 문제”라며 “민주당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를 바꾸겠다는 것이며 세력균형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이 “지역의 일에 중앙이 개입하기 어렵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무책임하고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희망과 대안 백승헌 공동운영위원장은 앞서 5+4 논의와 관련, “시민사회단체가 돌아가면서 사회를 보는 등 논의를 원만히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방식으로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논의가 진척이 안될 경우 “시민단체로서 의견 개진은 할 수 있으며 연합을 바라는 국민들의 의견 통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백 운영위원장은 “선거연대 과정에서 풀뿌리 좋은 후보가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시민단체 소속의 무소속 후보도 연대의 틀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남윤인순 공동운영위원장은 “희망과 대안이 출범할 때 부터 좋은후보 추천운동을 벌였고 지방에서 연대논의가 활발한 만큼 지역의 합의를 중앙에서 존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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