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눕고, 소리치고, 생떼 부릴 것
청년고용할당, 구직급여제 도입을"
    2010년 02월 13일 12: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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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제3세계 나라가 그러하듯 우리 나라에서도 청년운동이나 학생운동이 발달해 있는 편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 청년운동은 이념적 지향이 대단히 강해서인지 민족이나 민주주의 문제에서는 ‘선봉’ 역할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지만, 정작 청년 자신들의 문제는 가벼이 여긴다는 지적을 많이 듣는다.

   
  ▲김영경 대표(사진=이재영) 

‘청년유니온’은 그런 비판에 대한 답일 수 있다. 청년 백수 전성 시대에 고용 문제보다 더 중요한 청년 문제가 있기 어렵고, 가장 강력한 고용의 무기는 자본주의 사회 어디에서나 노동조합이니까.

올 3월 13일 노조 창립 예정인 청년유니온 준비위원회의 김영경 대표(29세, 학원강사)를 만나, 그들이 노조 건설에 나서게 된 이유와 앞으로의 포부 등을 들어봤다.

여느 노조 간부들과는 달리 밝은 표정으로 감각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김영경 대표와 그 동료들이 노조라는 이름으로 사회와 부딪혀가면서도 지금의 밝음을 계속 유지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청년유니온이 우리 시대 젊은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희망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들의 생경함이 관행화된 노동운동에 작지만 톡 쏘는 활력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아래는 11일 오후 여의도에서 진행된 청년유니온 준비위 김영경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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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청년은 21세기판 ‘공돌이 공순이’

청년유니온 준비위는 어떤 취지로 만들어졌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하려 하는가?

= 말 그대로 청년노동조합을 만들려는 단체다. <한겨레>에서 ‘세대별 노조’라 규정하던데, 그런 규정이 맞기는 하지만, 지금의 고용 문제를 청년들만의 문제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에서 모든 사람들이 아픔을 겪고 있고, 이런 정책의 최대 피해자가 청년들이다.

고용과 노동 문제가 해결돼야 인간적 삶이 보장된다. 그러므로 단순한 노동조합을 넘어서는 청년들 스스로의 주권선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청년유니온을 준비하다 보니 ‘청년 말고도 많이들 어렵지 않느냐’는 반문을 많이 받는다. 물론 맞다. 그런데 지금의 청년들은 과거의 ‘공돌이, 공순이’와 다르지 않다. 다만, 서비스직이 많아진 경제구조 변화에 따라 표면적인 모양만 달라졌을 뿐이다.

저도 대학 2학년 때부터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렇게 일하며 쌓인 불만을 어떻게 표출할 것이냐를 고민해 ‘당사자 운동’이라는 답을 찾았다. 일본에서는 수도권청년유니온이 2001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저희 역시 청년층 당사자가 움직여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 노동조합이라면 구체적인 조합원 조직 대상은 누구냐? 어떤 연령층이나 직업군을 대상으로 하려는가?

= 15세부터 39세까지를 대상으로 한다. 아르바이트가 가능한 나이가 15세부터고, 사회 통념상 30대까지를 청년이라 해서 그렇다. 실제로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 주축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 이하 연령층 대부분은 학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업자와 단기 아르바이트생, 취업자, 취업준비생을 모두 포괄하려 한다.

그렇게 다양한 고용 형태를 모두 포괄한다면 결국 연령 구분만이 남는데, 청년단체와는 뭐가 다른가?

= 기존의 청년단체는 노동조합 형태가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의 청년운동에는 1970~80년대 풍의 지사(志士)나 인텔리 이미지가 강하다. 청년유니온은 그와는 다른 당사자 운동이다.

설립 신고 안 받아주면 ‘땡큐’

– 조직 대상 사업장의 피고용자가 아닌 자가 노조 임원에 포함돼 있는 경우 노조 설립 신고가 반려되는 경우가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노동조합법에 피용자만 조합원으로 한다는 규정이 없어서 법률적으로 따지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울여성일반노조의 설립 신고가 받아들여진 사례도 있다. 변호사나 노무사 분들로부터 근로계약이 조합원 자격의 결정적 요소는 아니라는 자문을 받았다.

만약 노동부에서 설립 신고를 안 받아준다면, ‘땡큐’다. 청년유니온을 적극 홍보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

   
  

– 지금 회원은 몇 명이나 되는가?

= 카페(http://cafe.daum.net/alabor) 회원이 380명 가량 된다.

– 노동조합원에게는 노동조합법과 노조 규약에 따른 권리와 의무가 주어지는데, 카페 회원들에게도 그런가?

= 지금은 권리와 의무가 없다. 계속 발기인을 모집하고, 나중에 조합원 할 사람과 후원회원 할 사람을 구분하려 한다.

– 회원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 아직 취업을 못한 신규실업자의 구성 비율은 대략 어느 정도 되나?

= 온라인 회원이라 잘 파악이 되지는 않는데, 회원 대부분이 일하고 있고, 그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생이다. 당장은 아르바이트생과 프리터가 주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신규실업자들은 모여 있지 않기 때문에 만나기가 어렵다. 5인 미만 사업장에 고용돼 있는 사람들이나 학원 강사가 많다.

– 지역 사무직 노조라든가 다른 일반노조들도 많은데, 조직 대상이 겹치지는 않을까?

= 조직 경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반노조에도 들어가기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펴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온라인 등을 활용하고 있다. 서로 윈윈해야 한다.

기존 노조는 청년들에게 어렵다

– 산별노조에 직접 가입하지 않고 별도의 조직을 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 세대적 공감과 공통성의 문제다. 지금의 노조가 비록 산별노조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기업 정규직 중심이고, 대부분의 청년들은 비정규직이다. 그리고 우리 나라 노동 환경이 장시간의 저임금 노동이어서인지 일사분란하고 권위적으로 보여지는 노동 문화를 가지고 있다.

반면, 지금 청년들의 감성은 ‘촛불’의 감성과 비슷하다. 청년들의 감수성은 ‘자유’, ‘수평’, ‘연대’다. 지금의 노조는 청년들에게 조금 어렵다. 어른들은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으면 소주 한 잔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트위터나 인터넷 카페에서 그런 스트레스를 푼다.

이런 격차가 금방 없어지기는 어렵고, 청년 고용 문제는 시급하니 우선 청년유니온을 만드는 것이다. 기성 노조 외부에서 만들어서 내부에 문제제기를 하려 한다. 그리고, 청년들도 나중에 나이 먹고 정규직이 될 수도 있으니, 산별노조와 청년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돈이 필요해!

– 기존의 노조운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어떤 지원이나 지지를 원하나?

= 노조운동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청년층의 입장에서는 기성 노조가 기득권으로 보이기도 한다. 대기업 노조들이 비정규직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안타깝고 실망스럽기도 하다.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노조들이 더 낮은 사람들과 연대했으면 좋겠다.

노조 준비 과정에서 민주노총과 적극 연대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청년 조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러 사업 중에 하나 정도로 보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 청년 조직을 못하면 노동운동의 미래는 없다. 기성 노조들이 재정적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독일노총은 청년 조직화에 쓰이는 돈의 40%를 부담한다.

상급단체는 어디로 하려는가?

= 아직 정하지 않았다. 조합원들과 의논해서 정하려 한다.

– 청년유니온의 핵심 정책을 소개해 달라.

= 현재 사업계획을 논의 중이라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청년고용할당제와 청년실업급여를 주장하고 있다.

벨기에는 로제타 플랜(Rosetta Plan: 50인 이상 사업장에게 고용 인원의 3%를 청년 노동자로 추가 고용할 것을 의무화 – 편집자)을 통해 청년실업의 50% 가까이를 해소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정리해고 하면 ‘모범기업’이 되는 추세인데, 공기업과 대기업이 3% 이상의 청년 정규직을 고용토록 해야 한다.

– 공기업 외에 민간대기업도 대상으로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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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무고용을 지키는 대기업은 세제 혜택 등을 줘 지원해야 한다. 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고용에 나서고, 정부는 적극적으로 고용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 청년실업급여는 어떤 것인가?

= 취업을 못한 신규실업자나 취업준비생이 취업을 위해 필요한 돈이 대학등록금 만큼이나 된다. 그 돈을 사회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 구직 급여를 제공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에서는 실업부조네트워트를 만들려 논의 중이고,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에서는 실업기금과 정부 지원을 합쳐서 연대기금을 만들자는 안을 내놓고 있다.

– 더 획기적인 청년실업 해소책은 없을까?

= 획기적 방안은 정부가 내야 한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청년실업자 1,000명이 시청 광장에 드러눕는 것 외에 더 있을까 싶다. 땡깡 부리고, 소리 치고, 우리 힘을 보여줘야 한다. 정부가 나서 총고용을 늘려야 청년고용도 해결된다. 그것을 위해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3월 13일, 창립

– 어떤 정치적 지향을 갖는가?

= 노동 문제를 중심으로 청년의 사회적 지위를 높인다는 게 우리의 정치다. 우리는 현 정부에 분명히 반대하고, 진보적 가치를 분명히 하려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 달라.

= 현재 시행되는 청년인턴제의 문제점을 알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 청년인턴에게도 실업급여가 지급돼야 하고, 더 장기적이고 안정된 일자리가 제공돼야 한다.

‘알자’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노동권에 대해 교육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한다. 노동권, 최저임금 등에 대한 홍보물을 만들어 대학 졸업식에 가서 뿌리려 한다. 그리고 설 때는 서울역에서, 청년 구직자에게 귀향비를 지급하라는 퍼포먼스를 서울역에서 한다.

3월 13일에 노조 창립 총회를 한다. 2월 27일에는 ‘88만원 세대 자력갱생 프로젝트, 청춘취담’이라는 제목의 일일주점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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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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