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머니, 아들과 세상을 만나다
By mywank
    2010년 02월 12일 01: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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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엄마하고 나하고』(한국농어민신문, 12,000원)는 <KBS> 인간극장 ‘그해 겨울, 어머니와 나는’ 방송편의 주인공이자, 『똥꽃』의 저자로 잘 알려진 전희식 씨가 쓴 책으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다시 세상 밖으로 끌어낸 저자만의 ‘치매 부모 모시는 요법’이 담겨있다.

“뜨거운 햇살에 버석버석 말라가고 있는 대나무를 보고 어머니는 대나무를 자잘하게 쪼아주시겠다고 했다. 그날 어머니는 자그마한 손도끼로 그 많은 나뭇가지를 다 쪼아 놓으시고는 며칠을 앓아 누우셨다.

내 짐은 몇 배나 커졌다. 빨랫감도 평소보다 많아졌고 어머니 떵떵거리는 소리는 시도 때도 없었다. 한 번 시작되면 혼자 힘으로는 조절이 되지 않는 어머니의 몸과 마음의 방향을 틀 게 할 방법이 필요했다. 나는 세 가지 요법을 만들어 냈다.” – 본문 중

저자는 ‘치매 부모’를 모시는 세 가지 요법을 소개하면서, 우선 첫 번째 요법으로 ‘앞장서서 방향 돌리기’를 이야기한다. 치매 노인의 엉뚱한 요구에 대한 최고의 대응법인 이 요법은 이들이 무엇을 요구하면 무조건 수용하고,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앞장서서 방향 돌리기’ 등 소개

치매 노인의 터무니없이 강경한 주장은 그동안 자신에게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없었던 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또 자신의 어머니 역시 주장을 강변하지 않아도 무시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지나친 주장을 접게 되었다고 밝힌다.

두 번째 요법은 ‘꿈길 따라잡기’다. 잠들기 전에 치매 노인의 손발을 깨끗이 씻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잠자리에 들게 한다든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잠들게 하는 것이 이들의 꿈에 개입하는 방법이다. 치매 노인들은 현실의식과 잠재의식이 분명하지 않기에, 과거와 상상이 뒤범벅되어 종일 꿈속에 산다. 즉 이 요법은 일종의 ‘예방조치’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요법은 ‘모성 되살리기’다. 이 요법은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뉘는데,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여자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렇게 대하는 것과 어머니의 기분이 뒤틀려 있거나 뭔가에 시달려 평온이 깨져있을 때, 모성을 자극해 ‘어머니의 품성’으로 돌아오게 유도하는 것이다. 어머니 본연의 자리, ‘모성’을 회복했을 때 자신의 어머니의 치매 끼가 사라졌다고 저자는 밝힌다.

“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카페를 뒤진 적이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부모를 모시고 사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고 ‘부모’ 등의 열쇠말로 검색을 했는데, 부모 모시는 자식은 없고 온통 ‘자식 모시는 부모’뿐이었습니다.” – 본문 중

이 밖에도 저자는 이 책에서 OO학교 학부모 모임, O학년 O반 학부모 모임 등 자식을 위한 부모모임은 많지만, 정작 ‘부모를 모시는 자식모임’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좋은 자식 먼저 되자”고 강조하기도 한다.

                                                  * * *

지은이

전희식 : 1958년 경남 함양의 황석산 아래 동네에서 태어났다. 곡절 많은 학창시절과 청장년기를 거쳐 1994년에 전라북도 완주로 귀농했다. 현재 전국귀농운동본부 이사로 일하면서 ‘보따리학교’와 ‘스스로 세상학교’ 일에 열성이다. 귀농생활을 정리한 책인 『아궁에 불에 감자를 구워먹다』를 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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