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 기득권 더 움켜쥐는 민주당
        2010년 02월 08일 03: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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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 의회가 각 자치구 내 구의원 선거구 중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키로 결정하면서 지역, 나아가 중앙 정계에까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인 선거구’ 개정은 사실상 진보정당 등 지역 군소정당들의 기초의회 진출을 막아서는 것으로, 사실상 ‘호남기득권’에 대해 ‘양보’는 커녕, 그동안 놓았던 기득권까지 다시 차지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반MB 연대’를 주창해 온 민주당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반MB연대’를 주장하며 ‘공동지방정부 구성’, ‘호남개혁공천’ 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광주광역시 의회의 이 같은 선거구제 개편 움직임은 민주당을 바라보는 타 야당들의 의구심을 증폭시켜 ‘5+4회의’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민주당

    광주시의회는 지난 5일, ‘4인 선거구’ 6곳을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광주시 구의회 의원 선거구와 의원 정수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의결해 오는 9일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는 애초 광주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한 구의원 선거구를 개편해 획정안에도 반하는 것이다.

    선거구획정위 안에도 반하는 결정

    9일 본회의에서 선거구획정안이 통과될 경우 동구(나), 남구(나), 북구(바)-(가), 광산구(가)-(나) 선거구 등 ‘4인 선거구’ 6곳이 2인 선거구 12곳으로 나뉘어진다. 이에 따라 광주는 ‘3인 선거구’ 9곳, ‘2인 선거구’ 16곳으로 나눠져 총 19개 선거구에서 25개 선거구로 분할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광주시의회의 이 같은 결정은 ‘민주당 독식’을 불러올 것이라는게 지역 진보정당들의 관측이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은 이에 성명을 통해 “누가 보아도 2인 선거구는 이미 지방의회를 독점하고 있는 민주당이 또다시 지방의회를 독차지하기에 매우 유리한 제도”라고 지적했고, 진보신당 광주 역시 “일당 독점 지방권력 장악의 폐해가 얼만큼 와있는지 분명히 보여주는 폭력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은 “민주당 15년 독주의 깜깜한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참으로 개탄스럽고 경악스럽다”며 “민주당은 15년간 광주의 지방권력을 독점했는데, 2인 선거구 분할은 15년도 모자라 이제 20년 독재를 서슴없이 하겠다는 대 시민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광주시당도 “심지어 같은 정당인 민주당 대구시당도 최근 ‘4인 선거구를 빼고 선거구 획정안을 가결한 것은 정치적 다양성을 훼손하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해당 위원들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며 “민주당과 광주시의회 의원들은 의결안을 당장 철회하고 의결에 참여한 의원들은 전원 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윤난실 진보신당 광주시장 후보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광주시당과 대구시당은 다른 정당인가”라며 “민주당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자 정치개혁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호남에서 개혁공천을 한다고 하지만, 이번 광주시의회의 결정은 호남기득권 구태의 상징이며, 타 정당들도 이정도 되면, 민주당의 진정성을 의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중앙당 "조정할 수 없다"

    문제는 민주당 중앙당의 태도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광주광역시 의회의 결정에 대해 “선거구 문제는 중앙에서 조정할 수 없다”며 “지역별로 광역의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해 선거구 문제를 논의하게 되는데, 여기까지 중앙이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윤난실 후보는 “민주당이 호남당이라는 고백밖에 더 되겠는가”라며 “유리하면 유리한데로, 불리하면 불리한데로, 지역을 단도리하지 못하면서 무슨 5+4회의를 이야기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진보신당 역시 ‘5+4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사실상 민주당의 독식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과연 이러한 민주당의 행태가 한나라당이 영남에서 벌이는 행태와 무엇이 다른가”라며 “앞서 지난 4일 한나라당이 주도가 된 대구시의회가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폭거를 저지를 때 민주당 대구시당도 함께 규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모습을 보면, 민주당이 호남의 한나라당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지역에서 이런 식의 행동을 하면서 중앙에서는 소위 ‘5+4 회의’ 등 지방선거 야당연대를 외치는 것은 도리에도 어긋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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