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By 나난
        2010년 02월 06일 12: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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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길고 긴 지옥과도 같은 터널을 우리는 피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고 씩씩하게 걸어왔다. 끝이 없을 것 같던 터널을 빠져 나오면 찬란한 빛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살자”를 외치며 세상의 중심에 서 있었다.(『연두색 여름』- 이정아, 발간사 중)

       
      ▲ 책 표지.

    ‘노동자역사 한내’에서 지난 쌍용자동차 투쟁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연두색 여름』(쌍용차가족대책위, 홍새라 공저. 한내)이 바로 그것. 한내는 제목과 관련해 “연두색은 쌍용자동차가족대책위원회의 티셔츠 색깔이기도 하지만, 투쟁을 통해 새롭게 틔워내는 삶과 사랑, 열정 등을 상징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의 가족들은 가족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그 뒤 석 달 동안 노동자들의 가족들은 쌍용차 사측의 2,646명의 정리해고에 맞서는 조합원들의 투쟁에 함께했다. 지지자로서, 지원자로서가 아니라 가족도 이 투쟁의 한 주체라는 것을 가족들은 땀과 눈물로 거리에서 보여주었다.

    『연두색 여름』은 이렇듯 조합원이 아닌, 그 가족들의 투쟁을 담고 있다. 1부에서는 쌍용자동차 조합원인 현구, 그리고 그의 아내 정민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 여름에 일어났던 파업투쟁의 안팎을 소설 <그 여름의 붉은 장미>로 재구성해냈다.

    홍새라의 <그 여름의 붉은 장미>는 경영 위기를 노동자 자르기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일터에서, 가족들이 어떻게 상처로 몸부림치면서도 사랑으로 시련을 극복해 가는지를, 그리고 그 시간동안 어떻게 믿음과 신뢰를 쌓아 가는지를 잘 담아낸 이 시대의 리얼리즘 문학이라 할 수 있다.

    2부에는 가족대책위의 아내들, 아이들, 그리고 77일간의 옥쇄파업에 참가한 남편들의 글과 편지를 모아 담았고, 3부는 부록으로 활동일지와 함께한 사람들, 도와주신 분들의 명단이 실려 있다.

    한내는『연두색 여름』에 대해 “여성이, 가족이, 아내가 노동운동의 주변부가 아닌 단순한 지지자와 지원자가 아니라, 노동운동의 한 주체로서 어떻게 싸우고 눈물 흘리고 고통 받고 또 몸부림쳤는가를 잘 담아낸 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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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홍새라

    1965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다. 1993년 여성신문사 여성문학상에 중편소설 ‘절망의 끝’이 당선되었고, 1996년 단편소설 ‘코를 잃어버린 최씨’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으로 『민들레꽃 사랑』과 장편소설 『새터 사람들』이 있다.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원회

    2009년 2,646명이라는 대규모 정리해고 위기 가운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의 가족들이 모여 2009년 5월 9일 결성했다. 결성과 동시에 가대위는 평택공장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고 그 후 석 달이 넘도록 서울, 평택, 창원에서 1인 시위, 삼보일배, 기자회견, 대시민 홍보, 정당 및 종교계 방문 등 가족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 노력이 있었기에 노동자에게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경각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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