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2010년 핵심의제 삼아야"
    By 나난
        2010년 02월 02일 09: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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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포스코가 4조 3교대제에서 4조 2교대제로의 전환을 선언함으로써 근무형태 변경이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일일 근무시간이 12시간으로 늘어나 과로노동의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4일 근무-1일 교육훈련-2일 휴무라는 근무형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자동차산업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은 장시간 노동체제를 극복하는 생산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추동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혼란과 좌절의 대명사

    하지만 자동차산업의 현장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미 물 건너간 것이 아닌가?” 26차 정기대대에서 만난 현대차지부 대의원이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토로한 한탄 섞인 말이다. 지난 5년간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주간연속 2교대제라는 의제는 지금 노동조합운동의 혼란과 좌절의 대명사가 되었다.

       
      ▲ 사진=노동자의힘

    2005년 현대차 이상욱 집행부가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을 교섭의제로 설정한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교대제 변경 논의는 박유기 집행부가 노사전문위를 구성하고 난 후 이상욱, 윤해모 집행부를 거치면서 이에 대한 몇 차례의 합의안을 도출하였지만, 현장은 여전히 주야 맞교대의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2008년도 합의안을 바탕으로 2009년 교섭을 진행하던 윤해모 집행부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돌연 사퇴함으로써, 더 이상의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주간연속 2교대제는 미궁 속에 빠져 버렸다.

    한편 신임 이경훈 집행부는 작년 말 임금교섭에 집중한다는 방침에 따라 교대제 개편 논의를 올해 교섭사항으로 이월하였기 때문에 최근에야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한 내부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신만만하게 ‘3무 원칙’에 입각한 주간연속 2교대제의 즉각적 도입을 외치면서 교섭을 주도하던 현대차 전임 집행부가 중도에 하차하고, 2009년 9월부터 시범실시하기로 했던 전주공장의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이 무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현장은 물론, 신임 집행부에서조차 조용하기만 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가?

    주간연속 2교대제와 회사 전략

    그것은 지난 몇 년간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노사간 논란과 노동조합 내부의 갈등을 지켜본 조합원들이 교대제 변경의 변수가 얼마나 복잡한지, 그리고 이를 현실화시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장 제조직은 물론, 집행부 또한 이 문제를 잘못 건드리게 되면 윤해모 집행부의 말로가 자신의 모습이 될 것이라는 일종의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다. 한 때 모든 제 조직이 자신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달라 들던 주간연속 2교대제가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놔둘 것인가? 결코 그럴 순 없다. 왜냐하면 노동조합 스스로가 주간연속 2교대제의 포기를 선언하는 것을 가장 바라고 있는 이가 바로 현대차그룹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주간연속 2교대제의 교섭과정에서 확인된 현대차그룹의 대응 전략은 조합원의 최대관심사인 주간연속 2교대제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기보다는 근무형태 변경 방안을 임금과 물량문제와 연동시키면서 노동조합 내부의 이견과 갈등을 확산시키는 것이었다.

    생산물량을 보전할 수 있다면 완전한 임금보전이 가능하다는 사탕발림을 통해 물량이 곧 임금이라는 등식을 조합원들에게 주입시켰고, 심야노동의 철폐와 실노동시간의 단축이라는 주간연속2교대제의 핵심목표를 퇴색시키게 만들었다. 이러한 현대차전략은 윤해모 집행부를 거치면서 유효하게 관철되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교대제변경 그 자체를 무효화하려고 하고 있다.

    금속노조, 신뢰와 조직력 회복 호기

    주간연속 2교대제의 무효화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자신감은 그룹 본사는 물론, 울산공장 차원에서 운영되던 대응팀이 해소된 것에서도 확인된다. 한마디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2010년 노사관계지형은 노동조합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조합원의 열망과 관심은 식어가고 있으며, 사용자는 올해도 물량공세를 펴서라도 주간연속 2교대제의 논의를 계속 지체시키고자 노력할 것이다.

    결국 주간연속 2교대제가 좌초될 것인가, 아니면 다시 노동자의 희망과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는가는 금속노조 본조와 기업지부가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노동조합 내부의 논란과 쟁점을 재정리하고 조합원들을 설득하여 총력투쟁으로 결집시킬 것인가에 달려 있다.

    금속노조 본조의 경우 지부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가 집중되어 있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올해 교섭에서 제대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면 추락한 신뢰와 조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 원인에 대한 이견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금속노조는 기업지부 조합원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고 있지 못하다. 이는 지난 6기 선거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고 조합원과 대의원들의 설문조사가 이를 분명히 확인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금속노조에 대한 기업지부 조합원들의 관심과 이해를 복원시킬 것인가? 무너진 신뢰를 한꺼번에 되찾을 수 있는 묘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금속노조가 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사업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가 산별노조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수밖에 없다. 올해의 경우 무엇보다도 금속노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섭 의제를 명확하게 잡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금속노조 핵심 의제

    교섭구조와 교섭방식에 대한 논란으로 시간을 소비하기보다는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집중시킬 수 있는 하나의 핵심의제라도 결정하고 이의 관철에 금속노조의 역량을 총결집시키는 결단이 요구된다.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주간연속 2교대제가 기업지부 조합원들의 관심과 투쟁을 최대화시킬 수 있는 금속노조의 핵심 의제임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주간연속 2교대제의 중요성은 기업지부 집행부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주야맞교대의 10+10근무와 잘 나가는 차종의 주말 특근은 계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부별 물량조정 및 신차 투입을 둘러싼 조합 내부의 갈등은 도를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기업지부 조합원의 평균연령은 이미 45세를 넘어서고 있고 생산직 정규직 신입사원의 충원은 몇 년 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과 인도를 필두로 하여 추진된 해외공장들은 이제 국내생산능력과 비슷한 연 3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현대차그룹의 무분별한 해외공장 증설로 인해 국내생산과 해외생산간 물량 비율이 역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은 한발 더 나아가 러시아 승용차공장, 브라질 승용차공장, 상용차 중국합작공장을 추진하거나 이미 건설 중에 있다.

    한마디로 세계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량이 지금과 같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과잉생산능력으로 인해 국내공장과 해외공장간 물량경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

    왜 주야연속 2교대제인가?

    만일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작년과 같은 조업단축과 생산감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즉 노동자의 건강권과 고령화, 삶의 질 향상, 노동의 인간화는 물론, 국내외 공장의 생산조절을 위해서라도 가능한 빨리 주야맞교대를 폐지하고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날의 경험은 주간연속 2교대제라는 의제가 금속노조와 기업지부에게 공히 ‘양날의 칼’이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면, 민주노조운동의 새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집행권 자체를 보장받을 수없는 함정이기도 하다.

    이는 지난 몇 년간 확인된 조합원들의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의 내부 갈등이 주간연속 2교대제의 현실화를 가로막았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말하고 듣기는 좋지만, 주객관적 요인을 무시하는 이른바 ‘3무 원칙’에 기반한 주간연속 2교대제의 즉각적이고 일률적인 도입이라는 ‘감언이설’을 버리고 이를 실제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금이라도 모색해야 한다. 노사간 명분만을 채워주고 결국 조합원들에게 불신과 실망만을 남겨주는 노사합의서의 ‘알리바이’를 올해에는 반복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금속노조 본조와 기업지부 집행부가 주간연속 2교대제 투쟁의 초기 기획에서부터 ‘위험에 대한 분담, 성과에 대한 공유’라는 원칙에 따라 공조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확고한 공동기획을 통해야만 비로소 주간연속 2교대제는 조합원들에게 희망과 대안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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