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조운동의 위기, 진단과 대안
    By 나난
        2010년 01월 30일 09: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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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노동운동 위기는 노동자계급에게 새로운 사회에 대한 상이 없고, 그 세상을 향해 달려갈 노선이 없고, 자본주의 모순에 대응하는 계급적 투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노선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위기의 노동운동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책머리 중)

       
      ▲ 책 표지.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지난 20여년간 민주노조운동의 발전은 ‘위기’, ‘위기 논쟁’의 역사였다. 또 그 논쟁과 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의 결과였다. 최근 민주노조에 직접 몸담고 있는 실천적인 활동가들이 나서서 민주노조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극복방안을 제안한 책이 나왔다.

    『위기의 노동운동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양규헌 등, 메이데이)는 "민주노조가 총체적인 위기, 자칫 그 존립 이유마저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그 극복이 ‘정파’의 폐해를 극복하면 가능할 것처럼 부당하게 여론몰이 되는 상황에서, 위기 논쟁을 좀 더 발본적으로 더욱 깊게 해 나갈 필요가 있다"점에 기인해 기획됐다.

    『위기의 노동운동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는 민주노조운동의 위기 원인이 ‘변혁노선’의 실종에 있다고 보고, 진보정당과 산별노조로 대표되는 기존 민주노조운동의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또, 민주노조운동의 위기에 대한 좌파의 진단과 혁신 방향으로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와 ‘반자본 변혁노선’을 내세우고 있다. ‘더 아래로’는 민주노조를 노동현장에서부터 다시 세워내고,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의 구심으로 다시 서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더 왼쪽으로’는 자본의 논리에 갇힌 사회연대전략과 사회적 합의주의가 아니라 반자본 전략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

    『위기의 노동운동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는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한국사회에서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평가, ‘위기’에 대한 진단과 그 극복방향, 그리고 민주노조운동의 목표와 발전방향 등을 둘러싼 ‘위기 논쟁’은 ‘노동운동의 노선’ 논쟁과 맞물려 크게 3차례 진행되어 왔다고 말한다. 

    1차 위기 논쟁은 1991년 5월 전노협 총파업 이후 노동운동 위기론을 둘러싼 ‘전투적 조합주의’에 대한 평가와 비판을 중심으로, 2차 위기 논쟁은 1998년 1~2월의 정리해고제 잠정합의 이후에 민주노총의 정체성의 위기를 둘러싸서 진행되었으며, ‘사회적 합의주의’가 논쟁의 초점이었다고 말한다. 3차 위기 논쟁은 2004년 노무현 정권의 등장 이후 전면적인 대노동 이데올로기 공세(‘노동귀족’, ‘그들만의 노동운동’ 등)와 민주노총의 비리 사건 등으로 재현됐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

    또『위기의 노동운동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는 “최근의 민주노총의 위기 논쟁은 과거와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 특징을 5가지로 정리했다. △ 민주노총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을 한 상황에서 드러나고 있는 위기라는 점 △한국 사회에서 신자유주의가 전면화되고, 동시에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과정이 맞물려 민주노조의 위기 역시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점

    △과거의 위기가 주로 민주노조운동의 상층 지도부의 문제였다면, 지금의 민주노조 위기가 현장에서 동력 상실이라는 위기를 함께 동반하면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 △ 위기의 원인으로 민주노조 내 ‘정파’ 문제가 전면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 △ 지난 10여 년간 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의 결과 노동자 내부 분할과 위계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위기라는 점 등이다.

    하지만『위기의 노동운동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가 지적하는 민주노조운동의 더 큰 문제점은 "민주노조가 내부 위기에 대한 극복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민주노조를 무력화하거나 민주노조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려는 이명박 정권과 자본의 공세가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민주노총 탈퇴 공세’,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 그리고 2009년 말 복수노조 금지조항 유예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을 골자로 한 노동관계법 개악에 이르기까지 그 공세는 숨 돌릴 틈 없이 전방위적인데 반해 민주노조의 주체들은 ‘정파 폐해론’ 이상의 어떤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인 상황이라는 것. 

    이에『위기의 노동운동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는 더 이상 ‘위기’ 논쟁에 머물지 말고 ‘노선’ 논쟁으로 진전시켜 나가자고 제안한다. "‘위기’ 논쟁은 사실 ‘자본축적의 위기’가 민주노조운동과 그 주체들에게 투영된 결과"이기에 "자칫 ‘위기’ 논쟁은 자기 성찰적인 논쟁, 자신을 혁신시켜 나가는 논쟁이 아니라 논쟁의 목표 자체를 잃어버리고 자학적인 논쟁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측면에서 『위기의 노동운동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는 "현재의 위기는 민주노조운동과 그 주체 내부에 투영된 ‘자본의 위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있다"며 "어떻게 자본을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 *

    공저자

    양규헌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준비모임 대표

    허영구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운영위원, 노무법인 필 대표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

    정명진
    노동활동가

    김태연
    노동전선 집행위원장

    김 혁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

    장혜경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준비모임 일원

    이황현아
    붉은몫소리 일원

    이 현
    진보교육연구소 연구원

    최윤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본부

    김동성
    발전노동조합 조합원

    김태균
    사무노동전선 집행위원장

    서선영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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