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천 당원 열기, 뜨거운 축제의 장
        2010년 01월 31일 12: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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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의 역사 동안 우리는 노동자, 농어민, 서민과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당당한 나라,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땀흘렸습니다. 국회 밖에 있을 때도 법을 만들어냈고, 국회 안에서는 진보의 비판과 대안으로 낡은 정치판을 뒤흔들었습니다. 당원 여러분들의 땀과 노력으로, 우리는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이라는 영예로운 이름을 얻었습니다.”(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기념사 중)

    지난 2000년, 척박했던 한국사회에 ‘진보정당’을 일군 민주노동당이 30일로 창당 10주년을 맞았다. 정당들의 ‘이합집산’, ‘당명 바꿔달기’에 너무 익숙한 한국사회에서, 절반이 떨어져 나오는 고통을 겪었지만, 오롯이 민주노동당이란 이름은 10년의 세월을 버텨왔다.

       
      ▲민주노동당 창당 10주년 기념식(사진=정상근 기자)
       
      ▲민주노동당 지도부(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창당 10주년 기념식은 그야말로 당원들의 축제의 장이었다. 2,000석이 넘는 돔아트홀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당원들로 가득찼고, 그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행사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이날은 강기갑 대표가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남성인권보장위원회’를 패러디한 ‘서민인권보장위원회’를 선보이는 등 ‘운동권 정당’, ‘재미없는 정당’이란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날 강 대표는 자신을 패러디한 개그맨 박성호씨를 흉내 내 당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강기갑 "진보정치대연합 시대적 과제"

    이날은 또한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승리의 결기’를 다지는 곳이기도 했다. 이날 각 지역에서 올라온 출마자들은 마지막 순서로 열린 출마자 대회를 통해 당원들에게 승리를 다짐했다.

    이날 강 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민주노동당 10년의 역사는 7만 진성당원의 땀과 눈물, 열정과 헌신이 창조하고, 국민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격려, 애정어린 질책이 함께 만들어낸 기적”이라며 “다시 한 번 오늘의 역사를 만들어 오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는 무거운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하나로 출발했던 당은 둘로 나뉘고, 우리가 만들겠다고 약속한 사회의 설계도도 아직 만들지 못했고, 검경을 앞세운 정권의 공안탄압과 수구보수언론의 중상모략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민주노동당은 도약할 것이냐 정체할 것이냐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다시 일어서는 힘으로 만들고, 당원동지들의 뜨거운 사랑과 열정으로 민주노동당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서 역사 앞에 진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강 대표는 “‘진보정치대통합과 반MB연대’는 더 이상 미룰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의 간절한 염원”이라며 “‘진보정치대통합과 반MB연대’는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명실상부한 MB정권의 심판대로 만들기 위한 대전제이며, 고단한 서민이 웃을 수 있는 희망정치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이 국가백년대계를 책임져나가고 향후 10년 안에 지난 10년의 공과를 바탕으로 이 땅에서 진보정치를 활짝 꽃 피우겠다”며 “서민위기, 민생실종, 국민 불안 시대를 극복하고 양극화에 절규하고 있는 우리 사회를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 바꾸어 서민행복, 국민상생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형제-자매 정당으로 축하"

    한편 축사에 나선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민주노동당은 국민의 희망이었고, 진보정당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민주노동당 당원 동지 여러분과 의원단이 서민을 대변하고 약자를 위해 노력한 그 성과는 대단히 컸으며, 특히 정책과 대안으로 높은 성과를 보인 점에 대해 진보정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의 2년 동안의 실정을 과감하게 심판하고, 이명박 정권에 대해 중간 평가를 확실하게 해 민주개혁진영이 승리하는 지방선거를 만들어야겠다”며 “이 자리에서 민주노동당뿐 아니라, 야 5당이 통합이든 연대이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송영오 대표는 “민주, 개혁세력이 단결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며 “야권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연합과 공조를 이루어 MB정권을 심판하고 비민주적 국정운영을 바꿔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이 향후 10년도 한국정치 혁신을 위해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정종권 부대표는 “진보정치의 형제-자매 정당으로서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국민의 믿음에 답할 수 있는 정치가 진보정당의 역사적 책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고정된 틀에 길들여지지 말고,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단결과 공조, 연대의 기풍을 세워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서로 보완해 채워나가자"

    국민참여당 김영대 최고위원은 “10년 주기로 새로운 역사 창조의 움직임이 일어났다”며 “90년 전노협, 2000년 민주노동당의 창당에 이어 2010년 국민참여당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이 원칙과 이념이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가치의 정당이며, 민주노동당이 오프라인에 강하다면, 우리는 온라인에 강하다”며 “서로 보완해 채워나가자”고 말했다.

       
      ▲당가를 부르는 참석자들. (사진=정상근 기자) 

    한편 진보신당은 민노당 창당 10주년 축하 성명을 통해 “민주노동당은 보수정치 일색의 한국정치에서 진보정치의 역사적 도전을 선언하고 창당됐으며, 실제로 지난 10년의 역사 동안 노동자, 농민, 영세상인, 빈민 등 다수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주도적인 활동을 해 왔고, 한반도에서 냉전의 잔재를 걷어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대외적으로 국민의 자주성과 주권을 지키기 위해 헌신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과 많은 부분에서 같은 지향을 가지고 정치활동을 벌여 왔다”며 “이런 점에서도 진보신당은 창당 10년을 맞은 민주노동당의 더 큰 발전을 기원하며, 앞으로도 연대의 폭을 더욱 넓혀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의 역사에는 많은 부침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분당은 뼈아픈 과거”라며 “이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이제 새로운 진보정치를 어떻게 재구성해 갈 것인가에 대해 진보정치 세력 전체의 많은 성찰과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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