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보다 높이 평가된 조선 화가
    2010년 01월 30일 01: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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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눈빛과 치켜올라간 눈썹, 덥수룩한 수염 그러나 결연한 풍모 뒤 가려진 고독과 우수. 걸작 <자화상>으로 유명한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1668~1715)의 생애와 작품, 그의 내면을 면밀히 추적한 『공재 윤두서』(박은순, 돌배게, 23000원)가 출간되었다.

<자화상>에서 자신의 모습을 그린 윤두서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공재 윤두서는 17~18세기 조선 후기 명문 가문 출신의 선비화가이다. 그는 풍속화와 산수화에서도 회화의 새로운 방향과 방법론을 제시하여 일찍이 조선 후기 화단에서 새로운 시대를 연 인물로 평가받았다.

풍속화, 산수화 새로운 방법론 제시

   
  ▲ 책 표지

그는 기호 남인을 대표하는 집안 중 하나인 해남 윤씨 집안의 종손으로 태어나 재능과 학식을 겸비한 인물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쟁으로 얼룩진 조선 후기 상황을 개탄하며 출세의 소망을 접고 서화와 학문에 몰두하며 살았다.

이 책은 그의 작품에 서려 있는 깊은 우수와 쓸쓸한 기운이 그의 출신 배경과 현실의 갈등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또한 그의 작품 중 조선 후기 풍속화에 영향을 미쳤던 <나물캐는 여인>, <짚신 삼기> 등의 작품은 현실의 갈등 속에 가졌던 실천적이고 진취적인 사상이 묻어나오는 작품이라 평가한다.

또한 그는 산수화 분야에서도 새로운 방법론과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되는데, 그는 이념과 명분을 강조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채 공리공론을 일삼던 기존의 성리학풍에서 벗어남으로써 새로운 선비 그림의 세계를 개척한 것이다.

그가 이러한 작품들은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활동하던 당시 그의 가문이 남인 중에서도 서인과의 타협을 가장 거부한 청남 계보에 속하면서, 정국의 흐름과 변화가 가문의 처세와 대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윤두서 역시 스스로를 보신하면서 가학과 가풍을 후대에 전수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며, 이서, 이잠, 심득경 등 근기 남인학파의 선비들과 함께 근기 남인의 학풍과 사상, 예술을 전수하고 심화시켰다. 이는 후일 성호 이익 등에 의해 근기 남인학파가 발전하는 기초를 마련한다.

생존 당시 정선보다 높은 평가 받아

윤두서는 당대로부터 19세기까지 선비화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체 높은 집안 출신으로 학식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진취적인 의식과 사상을 삶 가운데 실천하여 존경받은 선비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형성된 서화 예술에 관한 높은 식견과 뛰어난 재능, 회화 예술을 격상시킨 선구적인 방법론 등은 윤두서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주었다.

그는 생존 당시에는 역시 선비화가로 이름이 높았던 겸재 정선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윤두서가 이룬 선구적인 성취와 업적에 대해서는 비교적 소홀히 다루어져 왔다. 때문에 이 책에서는 조선 후기 회화사에서 윤두서가 시도한 새롭고 다양한 주제 등 다방면에서의 활약을 총체적으로 다루어 윤두서의 위상과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책에서는 윤두서의 일생을 연대기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삶의 내력에 따라 형성된 그의 작품들을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저자는 윤두서가 직접 필사하여 남긴 『기졸』및 여러 유고와 고화첩, 그리고 윤두서와 관련된 사건과 일화를 수록한 문서 및 사료 등을 정리하고 분석하여 그의 삶을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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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 박은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한국미술사 전공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덕성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교육과학기술부 인문사회학술위원회 위원, 역사학회 이사, 온지학회 부회장, 한국미술사학회 및 미술사연구회의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미술사학회 총무이사 및 이사, 문화재청 및 서울시 문화재전문위원, 뉴욕주립대 연구원 및 강사, 일본 세이조대학교 객원교수, 도쿄대학교 외국인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그림』,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화가 정선』, 『금강산도 연구』 등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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