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시민단체 수신료 퍼포먼스 취소 압력?
        2010년 01월 29일 09: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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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7일 오후 9시(현지 시간) 미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 후 가진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 등을 언급했다. 오바마 국정연설과 관련해 아침신문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진보적인 시민단체가 KBS수신료 관련 퍼포먼스를 열기로 하자 국정원이 장소를 제공하기로 한 조계사에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이 경찰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의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누리집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혀 논란을 낳고 있다.

    다음은 29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뭐하니, IT코리아>
    국민일보 <북의 두 얼굴>
    동아일보 <"36년전 누명 벗게 해준 한국 민주화에 큰 감격">
    서울신문 <"북, 강력한 제재로 고립 직면">
    세계일보 <자율고, 기업-학교 공동운영 가능>
    조선일보 <이대통령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중앙일보 <"입학사정관제 과속">
    한겨레 <국토위 29명중 16명 "수정안 반대">
    한국일보 <군, NLL 포사격 훈련 취소>

    오바마 연설, 조선은 지지-한겨레는 평가절하

    동아일보 보도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핵무기를 갖기 위해 계속해서 국제적인 합의를 위반하는 국가들을 다루기 위한 외교적 노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제 합의를 위반한 채 핵무기를 추구하는 북한은 더욱 강한 제재와 고립에 직면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 포기를 거듭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거론하며 “44개국이 앞으로 4년 동안 세계의 모든 핵물질의 안전을 확보하고 핵물질이 테러리스트의 손아귀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워싱턴에 집결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동아일보 1월29일자 1면.  
     

    세계일보는 3면 해설기사 <‘선 평화논의 후 6자 복귀’ 북 요구에 쐐기>에서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국정연설을 통해 북한과 이란을 특정해 거명한 것은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이어 “올해에도 두 나라가 국제사회와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제적 연대를 통해 더 강력한 제재로 두 나라를 철저히 고립시키겠다는 기존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6자회담 복귀 조건으로 평화협정 협상 논의와 제재 해제를 내세우는 북한 측 요구에 쐐기를 박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 세계일보 1월29일자 3면.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사설 <북한이 대포로 얻을 것은 고립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지지했다. 조선일보는 “북한이 핵개발과 NLL 포사격 같은 도발을 중단하고 6자회담과 남북대화에 나서면 경제 지원의 길도 열리게 된다. 그런데 북한은 보이는 그 길을 마다하고 엉뚱한 일을 계속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1월29일자 사설.  
     

    반면 한겨레는 사설 <세계적 리더십 못 보여준 오바마 국정연설>에서 “지금 (북핵 등 북한) 상황을 타개할 진전된 제안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 절하했다. 한겨레는 NLL 포사격과 관련해 5면 기사 <미, 북 비난하면서도 “대화는 계속”>에서 “기본적으로 이번 사건은 남북한 간 양자적 문제지만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킬 추가적인 행위를 하지 말도록 권하고 있다. 모두가 자제하길 원한다”는 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 한겨레 1월29일자 사설.  
     

    국정원, KBS수신료퍼포먼스 조계사에 전화

    진보성향의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조계사에서 개최하려던 ‘사랑의 라면탑 쌓기’ 행사가 국정원이 조계사에 전화를 걸어온 뒤 전격적으로 취소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2면 머리기사 <‘KBS 수신료 반대 퍼포먼스’ 있다고… / 국정원, 조계사에 전화…시민들 기부행사 취소>에 따르면, 시민모임 ‘진실을 알리는 시민(진알시)’은 28일 “오는 31일부터 조계사에서 열 예정이던 사랑의 라면탑 쌓기 행사가 장소 제공 문제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 1월29일자 2면.  
     

    진알시 측에 따르면 조계사 측은 이날 시민단체 대표들에게 “조계사에서 이미 약속된 행사를 취소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지만 아침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라며 장소 제공 협조를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조계사의 한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국정원과 KBS 대외협력국에서 차례로 전화가 걸려온 사실을 소개한 뒤 ‘이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국정원 직원 권모씨의 명함을 제시하기도 했다.

    권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조계사 동정 파악 임무를 맡고 있다. 권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조계사에 전화를 건 적도 없고 KBS 수신료 반대 행사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계사 관계자는 “어제 오마이뉴스의 (KBS 수신료 반대 행사) 기사를 보고 KBS 대외협력국에서 전화가 왔고 오늘(28일) 아침에 국정원에서 전화가 왔다”며 “둘다 (시청료 반대에) 염려를 표시하면서 취소해줬으면 하는 뉘앙스였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 쪽은 (행사나 주최 단체가) 너무 정치성향이 강한 것 아니냐고 했다”며 “국정원에서 직접 취소하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국정원에서 전화가 오지 않았다면 굳이 취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알시, 공공운수연맹, 소울드레서, 촛불나누기 등 시민단체는 이달 31일부터 8일간 조계사에서 사랑의 라면탑 쌓기 행사를 열고 행사기간 중 KBS 수신료 거부 퍼포먼스를 열기 위해 전국적으로 100여대의 TV를 모으고 있는 중이었다.

    경찰, 민노당 누리집 압수수색 했었다

    경찰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의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누리집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혀 논란을 낳고 있다. 민노당은 이에 대해 “불법 해킹이 의심되는 정당 파괴행위”라고 반발했다.

    한겨레 10면 기사 <경찰, 민노당 누리집 압수수색>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8일 “지난해 7월 교사 시국선언과 관련해 전교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조합원들이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이에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민노당 사이트를 조사해 수사 대상자를 가려냈다”고 밝혔다.

     

       
      ▲ 한겨레 1월29일자 10면.  
     

    압수수색검증영장은 수사를 위해 전산정보를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다른 영장과 마찬가지로 영장집행 대상자에게 영장을 제시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민노당과 당 서버 관리업체는 경찰한테서 어떤 영장도 제시받은 바 없다”며 “경찰이 검증영장을 발부받았다는 것은 불법 해킹을 가리기 위한 변명”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박용만 영등포서 수사과장은 “모두 합법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구체적인 확인 경위는) 일단 조사를 받아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누리집 안에서는 당원들이 당 대표와 시·도당 위원장 등을 선출할 때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하면 전자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본인의 투표 여부와 지난 기록을 알려면 본인의 휴대전화 인증이 반드시 필요해, 민노당 쪽은 경찰이 불법으로 해킹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했다. 민노당은 지난 27일 오후 누리집의 당원 전자투표 기능을 폐쇄했다. 이정희 민노당 의원 등은 이날 대검 공안부가 이번 사건을 중대 공안범죄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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