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총장 망언-언론의 이상한 침묵
        2010년 01월 28일 06: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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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수 고려대학교 총장이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5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 선수를 가리켜 "고대 정신을 주입시킨 결과"라고 언급해 설화를 겪은 바 있는 그는, 지난 27일 “우리나라 교육의 질에 비해 대학등록금이 아주 싼 편이다”, “우리나라처럼 등록금이 싼 데가 없다”고 발언해 비난을 사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이 총장이 대학교육협의회 신임 회장에 선출된 직후 mbn과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등록금 책정이 대학의 자율권, 자치권과 연관돼 있다면서 "이를 법률로 규정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등록금 상한제에 대한 반대 의견도 분명히 했다.

    mbn이 27일 오후 2시께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블로그, 카페, 게시판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개념 없는 발언을 성토"하는 여론이 일었다. 급기야 김효석 민주당 의원이 등록금 고민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려대 학생을 거론하며 28일 오전 비판 대열에 가세했고,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도 이날 별건의 보도자료를 내 “국제 통계와 정부 통계 어디에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이야기”이라고 지적하면서 “등록금이 교육수준에 비춰 우리나라처럼 비싼 나라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요컨대 야당정치인을 비롯해 누리꾼들은 이 총장이 근거도 없이 현실을 무시한 발언을 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 1989년 사립대학 등록금 자율화 실시 후 소비자 물가지수가 2배 오르는 동안 학생 1인당 등록금은 4배 가량 뛰었다. 더욱이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대학 경쟁력은 조사대상 57개국 가운데 51위를 기록 하위권에 머물렀다. 때문에 ‘다음 아고라’에 "이기수씨의 등록금 발언 사과 및 사퇴를 요구합니다"란 이슈청원이 28일 개설될 만큼 여론은 끓고 있다.

    한데 언론보도는 여론의 분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8일 오후까지도 이 총장이 대학교육협의회장에 선출됐다는 기사가 다수를 차지할지언정 문제의 발언을 보도한 곳은 민중의 소리, 뉴시스, 경향닷컴, 아시아경제를 포함해 대여섯 곳에 불과하다. 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4년제 대학 협의체로서 그 수장의 말은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도 언론들이 이 총장의 ‘등록금 발언’을 체크하지 못했거나 발언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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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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