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KBS, 시민행사 불허압력 파문
By mywank
    2010년 01월 28일 05: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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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과 KBS가 조계사 측에 압력을 넣어, 네티즌 단체와 노조 공동 행사를 불허하도록 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 단체인 ‘진실을 알리는 시민(이하 진알시)’와 공공운수연맹 등은 불우이웃들을 돕기 위해, 오는 31일부터 내달 7일까지 조계사 앞마당에서 ‘라면 탑’을 쌓는 ‘바보들, 사랑을 쌓다’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다. 또 행사 기간 중인 내달 1일에는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의미로, 시민들로 기증받은 TV 100대로 ‘비디오아트’ 조형물을 만들 계획이었다. 이 행사는 조계사의 사전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진알시 등은 라면박스로 첨성대 모양의 탑을 쌓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사진=진알시)

하지만 조계사 측은 28일 오후 2시경, 행사 준비를 위해 현장을 찾은 진알시 회원들에게 돌연 행사 불허를 통보했고, “국정원과 KBS에서 총무과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요청해왔다”며 불허 이유를 설명했다. 

조계사의 한 관계자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우선 어제(27일) KBS 측에서, 오늘은 국정원 측에서 연락이 왔다”며 “이들은 진알시 행사에 대해 ‘수신료 거부운동 성격이 강하고,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니 행사를 안했으면 좋겠다’는 뉘앙스의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 내용을 주지스님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지스님이 오늘 아침 회의에서 행사 취소를 지시했다.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국정원 혹은 KBS 측에서 주지스님에게도 전화를 하지 않았겠느냐"며 "저희들이 더 이상의 답변을 하는 것은 궁색한 것 같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레디앙>의 취재 결과 조계사에 연락을 한 사람은 KBS 대외정책팀장인 이 아무개 씨와 조계사를 출입하는 국정원 직원 권 아무개 씨로 확인되었다. 이 아무개 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불교계가 KBS 수신료 거부 움직임이 있는지, 이번 행사를 조계사에서 지원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전화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불허 조치에 따라 행사를 조계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진알시 운영진인 박은정 씨는 이와 관련 “불우이웃들을 돕기 위해 네티즌들이 주최한 행사까지 국정원에서 못하게 한다니, 정말 어이가 없고 할 말을 잃었다”며 분개했다. 

행사 주최 쪽이 준비한 ‘바보들, 사랑을 쌓다’는 전국에서 기부된 삼양라면 박스 약 1,000개로 첨성대 모양의 탑을 쌓는 행사며, 지난달 조계사에서 김장 김치 5,000포기를 담은 ‘바보들, 사랑을 담그다’ 행사의 후속편이다. 또 행사 이후 라면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계획이었다.

주최 측은 이와 함께 행사기간 동안 △의료민영화 데이(31일) △미디어 데이(1일) △교육 데이(2일) △4대강 데이(3일) △종교 데이(4일) △비정규직, 학생·실업 데이(5일) △풀뿌리 민주주의 데이(6일) △기네스 데이(7일)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번 행사는 진알시와 시민광장, 촛불나누기, 불교여성개발원, 공공운수연맹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2월 1일 행사에는 언론소비자주권국만캠페인도 공동주최자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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