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공무원 투표사실 어떻게 알았나?
        2010년 01월 28일 03: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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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의 민주노동당 당원가입 및 당비납부에 대한 수사의 고삐를 옥죄고 있는 가운데, 27일 <동아일보>가 경찰의 말을 인용,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이 민주노동당 당원 자격으로 16여 차례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것이 ‘해킹’의혹에 휩싸였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사진=레디앙) 

    <동아일보>는 27일 새벽,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정진후 위원장이 민노당 최고위원 선거(2006, 2008년)와 당 대표 결선투표(2006, 2008년), 18대 국회의원 후보 선출 선거(2008년), 17대 대통령후보 선거 투표(2007년) 등에서 투표권을 행사했으며 당비를 꾸준히 납입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 투표기록 입수 경로에 의혹

    이어 “민노당의 당비 관련 규정은 ‘당권 행사에 앞서 1년 동안 누적으로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지 않은 당원은 당직 및 공직 선거권을 가질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평균 1∼3개월 간격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정 위원장의 경우 꾸준히 당비를 내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소속 조합원은 당원으로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민주노동당의 반박을 뒤집을 만한 정황이지만 문제는 경찰이 주장하는 ‘정진후 위원장의 당권행사’를 ‘어떠한 방식’으로 이처럼 구체적으로 확보했는지 여부다.

    경찰은 이 발언에 앞서, 민주노동당이나 투표관리 서버회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바가 없다. 압수수색은 28일 새벽에야 이루어졌다.

    압수수색 이전에 언론보도 나와

    민주노동당은 이에 대해 “해킹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정희 원내부대표는 2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경찰이 투표관리 시스템 운영업체를 압수수색했다는데 그 전날 언론보도가 나왔다는 것은 경찰이 불법적으로 해킹하였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 박용만 수사과장은, <동아일보>보도 이후 정 위원장의 투표 참여에 대해 “기록을 보니 그런 것 같다”고 밝혔으나, 이후 “기록에 이 같은 내용이 없다”고 말을 바꾼 것도 ‘해킹’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정희 의원은 “이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로 절대 좌시할 수 없다”며 “민주노동당은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당한 바 없고 자의로 정보를 제공하는 절차를 거친 바도 없다. 압수수색을 하려면 형사소송법 제122조에 의해 검찰이 피고인에게 압수수색의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게 되어 있는데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해킹했거나 주민번호 도용했거나

    이어 “발언을 한 경찰이 민노당 서버를 불법해킹하였다는 것이거나, 그렇지 않다면 정진후 위원장의 주민번호를 무단 도용하여 당 홈페이지에서 본인정보를 캤다는 것”이라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이거나 주민등록법 제37조 9호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법 위반보다 더욱 중대한 문제는 입법부에 대해 경찰이 해킹이라는 극악한 방법의 불법수사의 칼을 빼 들었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당의 서버를 경찰이 실정법을 위반하는 방법으로 해킹한 것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중대범죄로, 도대체 이 땅의 진보정당에 대한 폭압과 유린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정희 의원은 “검찰총장은 경찰이 압수수색영장 없이 어떻게 서버의 내용을 보았는지 사건의 전말을 수사하여야 하며, 그 과정에서 실정법 위반 행위가 있다면 왜 무슨 의도로 공당의 홈페이지를 감히 해킹하였는지,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였는지 철저히 밝혀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불법 수사를 통해 가져간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밝히고 이를 절대 수사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의원은 “만약 경찰이 해킹이나 주민등록번호 불법도용을 했다면, 이 자료는 불법수집으로서, 결코 유죄의 근거로 쓸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27일 오병윤 사무총장이 전화로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았지만, 창당 10주년 행사를 앞에두고 있는데다. ‘해킹’의혹에 대한 해명 없이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정희 의원은 이날 오전, 이수호 최고위원과 함께 검찰총장을 면담하기 위해 대검찰청을 방문했으나 검찰 측이 면담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미리 알린 방문임에도 검찰총장은 뚜렷한 이유없이 문을 걸어 잠그고 면담을 거부했다”며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여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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