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현대차 인도공장의 속살
    2010년 01월 27일 12:21 오후

Print Friendly

인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1월 24일 가장 먼저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 인도공장을 찾아 정몽구 회장의 안내로 공장을 둘러봤다. 현대차는 인도공장이 2009년 내수 28만9863대, 수출 27만17대 등 전체 55만9880대를 판매해 인도법인 출범 이래 거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998년 인도에 첫 진출해 전체 시장 점유율은 20.6%로 마루티(52.2%)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인도의 전체 자동차 수출 비중의 66%를 차지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인도공장에서는 아이(i)10, 아이20, 상트로 등 소형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기아차그룹은 1월 15일 하이브리드 차종 확대, 전기차 양산, 연료전지차 상용화 등 2012년 친환경차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시판될 전기차는 인도에서 생산되는 i10모델이며, 현대기아차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이를 선보인 바 있다.

현대차의 카스트제도

‘잘 나가는’ 인도공장의 진짜 속살은 어떤 모습일까? 인도공장은 전체 노동자의 80%가 정규직 임금의 20%밖에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공장이다. 2008년 4월 금속노조 간부들이 현대차 인도공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생산직 노동자 8400명 중 정규직은 1700명으로 20%뿐이었고, 견습생, 수습생,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은 6700명으로 80%에 달했다.

정규직 임금은 월 30~40만원이었지만 사내하청 노동자는 일급 2,500원(월 75000원)으로 정규직의 18~25% 수준이었으며, 비정규직도 사내하청, 견습생, 실습생 등으로 쪼개놓았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처럼 노동자들을 4개의 계급으로 쪼개놓아 관리하고 있는 비인간적인 공장이었다.

오죽했으면 <중앙일보>조차 현지 주민의 인터뷰를 따 “현대차 인도공장은 과도한 비정규직 고용으로 임금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노조를 탄압하는 외국 기업 이미지로 비춰지고 있다”고 보도했을 정도였다.

노동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인도공장 노동자들은 2008년 7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파업을 벌여 500여명이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09년 4월 20일부터 5월까지 비정규직 노조 인정과 해고자 복직,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적인 파업을 벌여 공장을 멈춰세웠다. 이로 인해 대규모 해고자가 발생했고, 현대차는 인도공장을 터키로 옮기겠다고 협박했다.

   
  ▲ 인도 첸나이 현지 현대자동차 시찰 중인 이명박 대통령 (사진=청와대)

인도공장 노동자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구 회장이 방문하는 2010년 1월 24일에 맞춰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자 탄압으로 일관하던 회사는 교섭에 나서 해고자 복직, 노동조합 인정 등의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잘 나가는 해외공장이라는 ‘부메랑’

그렇지 않았다면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구 회장은 멈춰버린 공장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항의시위를 관람하고 돌아갈 뻔했다. 지금은 ‘잘나가는 해외공장’이 한국노동자들에게 이익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한국노동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와 일자리를 사라지게 만들 것이 뻔하다.

해외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국내로 반입할 수 없다는 노사간의 단체협약 때문에 지금은 가만히 있지만 노조가 약화되면 언제든지 인도공장에서 생산된 차를 수입해 판매하고, 국내생산을 축소하거나 나아가 폐쇄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규직 0명 공장’인 충남 서산의 기아차 모닝공장, 비정규직이 80%인 현대차 인도공장 등 꿈에 그리던 공장이 있는데 연봉 5천만원이 넘는 공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해외공장에 대한 규제와 함께 해외공장 노동자들과의 연대가 중요한 까닭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