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시간강사는 종신 비정규직?
By 나난
    2010년 01월 26일 11: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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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간강사, 연구원을 기간제한 예외에 포함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정부는 “고용 안정을 위함”이라며 개정안 취지를 밝혔지만 노동계는 “비정규직 확대를 초대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부는 26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의 국무회의 통과와 관련해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는 대학 시간강사 및 연구원의 경우 근무기간이 2년이 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보다는 다수가 실직되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기간제한 예외 사유에 포함하고자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6,320명 중 정규직 전환 2명

노동부의 이같은 조치는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시간강사나 연구원을 전임강사 등 정규직으로 임용할 때 고용기간보다 학위, 논문, 연구실적 등 별도 평가기준을 적용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동부가 지난해 11월 벌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153개 4년제 대학과 122개 전문대의 기간제법 적용 대상 6,320명 가운데 단 2명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실직한 수는 2,312명으로, 나머지 4,006명은 15시간 미만의 단기 기간제로 전환됐다.

노동부는 그간 실태조사를 근거로 “지난 7월 1일부터 기간제법의 2년 기간제한 규정이 본격 적용된 뒤 시간강사와 연구원의 업무특성상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보다는 실직한 경우가 많았다”며 “대부분 기간제한 대상에서 빼줄 것을 희망했다”고 밝혀왔다.

이에 노동부는 “기간제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는 대학 시간강사, 연구원의 고용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며 “대학강의 및 연구과제의 안정적 수행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관보게재를 통해 오는 2월초 시행될 예정이다.

종신 비정규직 양산

한편, 현행 기간제법은 고용기간 2년이 경과된 기간제 노동자에 대해 정규직으로 자동 전환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의 기간제한 예외 조치가 자칫 “고용 안정”을 도모하려다 되려 “종신 비정규직”만 양산할 수도 있는 상황.

이승철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실장은 “지난해 기간제법 개악시도의 시행령판”이라며 “기간제법의 입법취지가 정규직화 촉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계속해서 비정규직을 확산-확대하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시행령 개악을 통해 적용제외가 된 시간강사, 연구원 노동자들은 평생을 비정규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며 “누가 정부에게 이들을 종신 비정규직으로 규정할 권한을 줬느냐”고 말했다.

이경진 공공연구노조 총무국장은 “한 번 비정규직된 노동자에 대해 정규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로로 만든 제도”라며 “이미 정부 출연기관에만도 비정규직이 넘쳐 나고 있어, 그 수를 파악하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또 이 총무국장은 “비정규직의 확대로 업무 숙련도 등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연구업무의 질 역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정부의 조치에 암담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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