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재정 부족·격차, 어떻게 할까?
    투쟁 대상, 지방의회 아니라 여의도
        2010년 01월 26일 09: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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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열리는 해이다. 진보정당 후보들이 속속 출마를 선언하며 지역생활정치 공약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이 작업이 만만치 않다. 대선이나 총선이면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큰소리치겠건만 지방선거는 그렇지 못하다. 지방정부엔 진보후보의 꿈을 충족시킬만한 돈이 없다. 세법을 만들고 수정하는 곳이 지방의회가 아니라 여의도 국회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재원 확보 방안을 가지지 못한 탓에 지방 ‘정부’가 아니라 자치 ‘단체’에 불과하다는 푸념이 나올 만하다.

    오늘도 진보후보들은 포부는 높으나 실현수단이 마땅치 않아 어디선가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이다. 그들을 힘들게 하는 지방재정의 구조와 해법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보자.

    지출의 절반에 불과한 지방재정 수입

    지방재정의 어려운 현실을 잘 보여주는 수치는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이다. <표 1>을 보면, 2009년 기준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 평균은 53.6%이다. 자치단체가 지방세, 세외수입을 통해 마련한 돈이 지출하는 비용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2000년엔 재정자립도가 60%에 이르렀으나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방재정을 자치단체별로 들어가 살펴보면 양상이 더욱 심각하다. 우선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재정자립도가 낮다. 특별·광역시는 70%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군지역은 10%대 수준이다.

       
      

    자치단체 수준별 내부에서도 격차가 보인다. 특별시인 서울시는 재정자립도가 90.4로 상당히 높은 편이고, 광역시에선 인천이 75.7%로 다소 높고 광주는 57.9%로 낮다. 도·시·군에선 경기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으나 전남지역은 10% 안팎으로 매우 낮다. 자치구에선 부산 서구가 13.6%에 머물고 있다.

    지방재정조정제도 삼총사: 지방교부세, 국고보조금, 지방재정교육교부금

    도대체 이러한 재정 상황에서 어떻게 자치단체가 지방행정을 수행할 수 있을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느 나라든 자치단체의 재정 부족, 재정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가지고 있다. 이를 지방재정조정제도라고 부른다.

    지방재정조정제도는 중앙정부가 국세로 거둔 세금 중 일부를 자치단체에게 배분하는 것이다. 이 때 지역별 재정격차를 감안해 재정이 열악한 곳에 더 많이 지원한다.  

       
      

    <표 2>에서 보듯이, 지방재정조정제도에는 지방정부에게 지원되는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균특회계 포함), 지방교육청에 지원되는 지방재정교육교부금이 있다.

    2009년 한해 지방정부는 지방교부세 28.8조원, 국고보조금 26.5조원 등 총 55.3조원을 지원받았다(본예산기준 금액이어서 이후 최종수치로 조정되어야). 지방정부가 지방세와 세외수입으로 거둔 자체수입이 80.8조원임을 감안하면 이 돈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그래서 지방정부 재정은 중앙정부 재정과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번 글에서 지방재정조정제도의 핵심인 지방교부세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 글에서 국고보조금과 전체 지방재정 개혁방안을 다루겠다.

    지방교부세, 지방자치 실시에 따라 점진적으로 증가 추세

    지방교부세는 모든 자치단체가 일정한 행정수준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국세의 일부를 자치단체에 교부해주는 제도이다. 명칭은 ‘세금’이지만 중앙정부가 제공하는 ‘지원금’이다. 앞의 <표 2>에서 보았듯이, 지방교부세는 사용목적에 따라 다시 보통교부세, 특별교부세, 분권교부세, 부동산교부세 등으로 나누어진다.

    이 중 부동산교부세는 애초 지방 세수였던 종합부동산세가 재원이고, 나머지 3개 교부세는 재원의 총합이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내국세의 19.24%로 정해져 있다. 내국세는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국세 중에서 관세(통관절차를 필요로 하는 세금)와 목적세(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를 제외한 대부분의 세금들을 포괄한다. 작년 내국세 수입이 약 130조원이므로 3개 교부세의 총합은 내국세의 약 20%인 26조원 안팎으로 추정하면 된다. 부동산교부세 규모는 작년 1.3조원이다.

    근래 지방교부세율은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다. 1970년대 평균 11% 수준이었으나 1983년 13.27%로 올랐고, 2000년 15%, 2005년 19.13%, 2006년 19.24%에 이르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어 과거에 비해선 자치단체의 역할이 커졌고 그만큼 필요 예산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보통교부세, 가난할수록 더 많이 배분

    이제 지방교부세를 종류별로 각각 살펴보자. 지방교부세 중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보통교부세다. 보통교부세는 중앙정부가 거두는 내국세의 18.3% 중 96%를 재원으로 사용한다. 올해 보통교부세는 본예산 기준으로 24.9조원인데, 이 돈은 지자체별로 지출 재원이 부족한 정도를 감안하여 지급된다. 그만큼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지원된다.

    보통교부세가 배분되는 과정을 보자. 각 자치단체는 중앙정부가 설정한 기준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기준재정수요액과 자신이 마련할 수 있는 기준재정수입액을 계산해 두 금액의 차이인 재정부족액을 중앙정부에게 요청한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이 부족액을 모두 재원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국세 수입에 연동된 보통교부세 총액이 지방정부의 재정부족액을 모두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중앙정부는 자치단체별 재정부족액에 일정한 조정율(보통교부세 총액/재정부족액 총액, 2009년 85.6%)을 곱하여 보통교부세 금액을 배분한다. 예를 들어, 작년 울산시는 약 2천억원의 재정부족액이 발생했으나 조정율 85.6%가 적용되어 1,768억원이 배정되었다.

    2009년 현재 전국 177개 자치단체 중 170개에서 재정부족액이 발생하여 보통교부세가 지원되었다(자치구는 특별시, 광역시에 합산). 재정부족액이 발생하지 않은 서울시, 수원시, 성남시, 고양시, 과천시, 용인시, 화성시 등 7개는 지원에서 제외되었다.

    보통교부세는 지방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보완하는 재원이지만 지자체별 재정 여건을 고려해 형평 원리에 따라 지급되기에 지방의 재정을 늘리면서 지역 간 불균형을 줄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비록 총규모에서 재정부족액을 모두 충당하지는 못하지만 가난한 자치단체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주는 제도이다.

    보통교부세에게 주목해야할 것이 세제변화이다. 만약 감세가 행해져 내국세가 줄어들 경우 그만큼 조정율이 낮아지고 지방정부가 받는 지방교부세도 작아진다. <표 2>에 제시된 보통교부세 24.9조원도 감세로 인해 실제는 약 22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지역의 예를 보면, 울산광역시는 작년 1,768억원의 보통교부세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감세로 인해 1,620억원으로 감소했고, 강원도의 경우 애초 2조 5,760억원이 배정되었으나 역시 2조 3,613억원으로 삭감되었다.

    특별교부세, 힘센 정치인일수록 더 많이 따내

    특별교부세는 지역별로 재해대책, 전국체전, 도로교량 등 특별한 현안이 발생할 때 제공되는 지원금이다. 내국세 18.3% 중 보통교부세로 배정된 96%를 제외한 나머지 4%가 재원으로 작년 규모는 1조원이다. 예기치 않은 재정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특별한 재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운영이 투명하지 못하여 종종 특혜 논란이 생기는 돈이 바로 특별교부세이다.

    지역의 특별 현안이라고 정하는 데에는 ‘정치력’이 작용하고, 특별교부세가 남을 것으로 예상되면 중앙정부가 그 잔액을 지방행정 실적이 우수한 자치단체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유착’, 유력정치인의 능력을 알아보고 싶다면 특별교부세 내역을 보면 된다. 변양균 청와대 전 정책실장이 동국대(신정아씨 재직학교) 이사장이 세운 사찰에 1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행정안전부에 압력을 가한 사건에서 문제가 된 돈도 바로 특별교부세이다. 

    분권교부세, 사회복지사업에 쓰이고는 있으나 미래가 불안해….

    분권교부세는 내국세의 0.94%로 조성되는데,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지방자치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교부세이다(2009년 1.3조원). 노무현정부는 2005년 중앙정부가 주관하던 국고보조사업 중 일부를 자치단체 사업으로 이양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의 국고보조사업 중 경로당, 장애인복지관, 지역문화학교, 공공도서관, 여성농업인센터 등 149개 사업이 지방에 이양되었고, 이 사업의 집행을 지원하기 위해 분권교부세를 신설한 것이다.

    현재 자치단체들이 분권교부세 사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업을 이양 받은 후 중앙정부의 지원 몫은 줄어들고, 자치단체 책임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분권교부세 사업에서 국고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이양 이전에는 절반 수준이었으나 현재 30%대로 낮아졌다. 특히 사회복지 지출은 총규모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치단체 분담 비율마저 높아져 이중의 압박이 되고 있다.

    원래 분권교부세는 올해 폐지되어 보통교부세로 통합될 예정이었다. 분권교부세가 사실상 돈의 꼬리표가 붙은 것이라면 보통교부세는 총액 한도 내에서 자치단체가 지출의 재량권을 가지고 있어, 지방자치 취지에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총액의 변화 없이 돈은 들어오고, 자신의 재량권을 확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 분권교부세 폐지가 임박해 오자 지역 복지단체들의 근심이 늘어 갔다. 이것이 지방교부세로 통합된다는 것은 자치단체가 이 돈을 다른 사업에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른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분권교부세를 2014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어찌되었든 분권교부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지역재정균형에 일부 기여하는 부동산교부세

    마지막으로, 부동산교부세는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되어 기존 지방세였던 부동산관련 세입 일부가 중앙정부 세수로 들어오자 이것을 다시 지방으로 되돌리기 위한 것이다.

    부동산교부세는 종합부동산세 도입으로 감소한 자치단체의 재산세, 거래세 세수감소분을 우선 보전하고, 남은 돈을 지방의 재정여건, 사회복지수요, 지역교육 수요 등을 감안해 지역에 배분한다. 이전 부동산보유세 지방세제와 비교하면 부동산교부세 역시 일부 지방재정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방교부세를 늘리려면 내국세, 종부세 증세해야

    지금까지 4가지 지방교부세를 살펴보았다. 지방교부세의 총금액은 28.8조원인데 이 중 보통교부세가 25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3개는 각각 1조원대로 그리 크지 않다. 특히 부동산교부세는 MB감세가 없었으면 3조원대 세수가 가능했으나 지금 1조원대로 줄어들어 있다.

    그러면 현행 지방교부세를 어떻게 평가할까? 필자는 지방교부세가 자치단체의 취약한 재정자립도와 재정격차를 해소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는 괜찮은 제도라고 판단한다. 일부에서는 지방자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지방세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다음 글로 미루고, 여기선 지방교부세 틀 안에서 개선과제를 각 교부세 별로 정리해보자.

    첫째, 지방교부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통교부세를 늘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국세 확대가 급선무이다. 이를 위해선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거나 세율이 인상되어 세수가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낮았고(2008년 2.2%, 2009년 0%), MB 감세마저 감행되었다. 경제성장이야 인위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면, 부자감세는 시급히 되돌려야 한다.

    둘째, 특별교부세에게 요구되는 것은 투명성이다. 특별교부세는 금액은 크지 않으나 정치적 특권이 작동하는 돈이다. 진보정당이나 시민단체는 특별교부세에 주목해야 한다. 국민 세금 낭비를 막으면서 진보적 재정활동을 시민들에게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분권교부세는 지방정부의 복지지출 부담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분권교부세는 대부분 복지관련사업 재원인데 갈수록 자치단체 재정을 압박하고 있고, 이후 지방교부세로 통합될 경우 일부 지방정부에선 토건사업으로 전환될 위험도 있다. 이에 한시적 분권교부세 대신 상설적 ‘복지교부세’를 신설하고 재정규모도 대폭 늘려야 할 것이다.

    넷째, 부동산교부세는 종합부동산세 신설로 부동관련세금 일부가 국세로 전환되면서 생긴 제도인데, 과거 부동산보유세가 모두 지방세였던 것에 비하면 지방재정 균형에 일부 기여하고 있다. 문제는 종부세제 인하로 그만큼 재원규모가 감소한다는 데 있다. 종합부동세를 강화해야 한다.

    언제 모든 지방 관광버스가 여의도 국회를 둘러쌀까?

    지금까지 지방재정조정제도 중 지방교부세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우리나라 세제가 국세 중심으로 되어 있어 지방정부 재정자립도가 낮지만 이를 보완하는 조정장치가 마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지방교부세가 자치단체 행정을 보장할 만큼 충분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지방재정 안정화를 위해 무엇보다 내국세(소득세, 법인세 등)와 종합부동산세 세수 증가가 관건이다.

    이처럼 지방정부 재정은 지방재정조정제도에 의해 중앙정부 재정과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지방정부 예산투쟁의 핵심 대상이 지방이 아니라 서울 여의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지방정부 예산활동은 해당 지역에서만 이루어져 왔다. 언제가 새로운 모습으로 벌어지는 지방예산 활동을 상상해본다. 전국의 관광버스가 모두 상경해 여의도 국회를 에워싸는 투쟁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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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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