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천하며 진화하는 ‘시민 언론운동’
    정론지 무료배포서, 사회참여 확대로
    By mywank
        2010년 01월 21일 03: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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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현장이나 지역 곳곳에서 <한겨레>, <경향신문>을 무료로 나눠주는 ‘진실을 알리는 시민(이하 진알시)’ 회원들을 한 번 쯤은 만나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정론매체’를 선정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전국에서 무료배포 캠페인을 하고 있는 진알시는 2008년 6월 활동을 시작했으며, 그동안 묵묵히 다양한 실천 활동을 벌여온 네티즌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진알시는 촛불정국에서 조중동의  악의적인 왜곡보도를 일삼자 이들 신문을 보지말자는 운동을 넘어, 대안이 될 수 있는 정론매체를 시민들에게 알리자는 취지로 탄생하게 되었다. 초대 대표였던 ‘각시탈(닉네임)’이라는 네티즌이 당시 이러한 운동을 제안했으며, 2008년 6월 24일 처음으로 대구에서 <한겨레>, <경향신문> 1,000부를 배포한 뒤 활동 지역을 점차 확대하게 된다.  

    전국 80여개 지역서, 매주 1만부 배포

    1월 21일 현재, 이들은 전국 85개 지역에서 매주 약 1만부의 <한겨레>, <경향신문>을 지역 주민들에게 배포하고 있으며, 시민 언론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에는 민언련에서 수여하는 ‘민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진알시는 현재 대표가 없이 수급관리, 현장지원, 기획·홍보, 대외업무 등을 맡은 운영진 5명과 7,00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진알시의 한 회원이 시민들에게 신문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서초 진알시) 

    "2010년 처음으로 신문을 돌리네요. 무거운 마음을 전부 잊고, 즐거운 마음으로 신문을 배포 했어요. 서귀포 매일시장 상인들의 반응이 좋아서…. <경향신문>이 50부 밖에 안와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렸어요. 못 드린 분들께 미안한 생각이 드네요.”- 1월 9일 ‘쌍둥이 아빠’

    “신문을 돌리는 것보다 후기를 올리는 게 더 어렵네요. 1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배포활동에 나온 ‘미래 곰’, 멀리 하동에서 트럭을 몰고 나온 ‘천무’님 등 이렇게 오늘은 6명이나 나왔습니다. 엄마 아빠를 모두 신문배포에 보내고, 토요일 아침을 심심하게 보내고 있을 ‘시니컬’님 댁의 두 자녀에게 감사를 드려야겠네요.” – 지난달 30일 ‘시니컬 아줌마’

    전단지 나눠주고, 판넬전 열기도

    진알시 홈페이지(☞바로가기)에는 회원들이 남긴 자원봉사 후기들이 가득하다. 이들은 신문을 배포하며 찍은 활동사진과 에피소드 등을 남기며 지역의 소식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디어법이나 조중동의 문제를 알리는 전단지를 신문과 함께 나눠주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는 역 주변 등에서 ‘판넬 선전전’을 벌이기도 한다.

       
      ▲사진=대전 진알시 

    이들은 그동안 정론매체를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는 일뿐만 이니라, 지난해 6월에는 회원들이  사비로 <경향신문> 판교지국을 열기도 했다. 또 그해 11월에는 한 회원이 신문이 배달되지 않았던 강원도 고성지역에서 구독자를 모아, <경향신문>을 받아볼 수 있게끔 하기도 했다.

    진알시는 그동안 벌여왔던 ‘신문배포’ 활동을 올해부터 ‘정기구독 운동’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진알시 운영진인 오승주 씨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배포는 정론매체를 알리는 활동이지만, 정기구독은 시민들이 이들 매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재정적인 부담에 있는 듯 했다. 진알시는 향후 활동을 정기구독운동으로 ‘전환’할지 고민 중이다.

    신문 무료배포-정기구독 운동 병행

    이 밖에도 진알시는 공공부문 민영화(선진화)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6일 이들은 ‘바보들, 사랑을 담그다’라는 행사를 열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김장한 배추 5,000포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부자정책으로 복지예산을 삭감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건전한 저항”이라고 취지를 밝힌바 있다.

       
      ▲진알시는 오는 31일부터 1주일간 라면박스로 첨성대 모양의 탑을 쌓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사진=진알시) 

    최근 진알시는 이 행사의 후속편인 ‘바보들, 사랑을 쌓다’를 공공운수연맹 등과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는 김장김치 대신 ‘삼양라면’을 이용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주일간 조계사에서 첨성대 모양의 탑을 쌓기로 했다. 탑은 전국에서 기부된 라면박스 약 1,000개로 10m로 높이로 지어질 예정이며, 행사 이후에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은 보도 자료를 통해 “공공성부문 민영화 반대의 의미를 담은 첨성대 모양의 ‘라면 탑’을 조계사에 쌓을 것”이라며 “왕실권력과 기득권을 지키려던 632년 신라의 모습과 이익세력의 권력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2010년 대한민국이 닮았다. 632년 덕만공주의 첨성대와 2010년 조계사에 시민들의 손으로 세워질 첨성대는 역사의 반복”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첨성대 모양의 ‘라면 탑’ 쌓기로

    행시기간 동안 △의료민영화 데이(31일) △미디어 데이(1일) △교육 데이(2일) △4대강 데이(3일) △종교 데이(4일) △비정규직, 학생·실업 데이(5일) △풀뿌리 민주주의 데이(6일) △기네스 데이(7일)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단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들은 ‘라면 탑’ 쌓기로 기네스 기록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진알시가 개설한 ‘이룸’ 사이트 모습  

    진알시는 얼마 전 ‘이룸(☞바로가기)’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사이트를 주민들이 지역, 동네의 정책을 점검하고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토론의 장으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진알시의 한 관계자는 “다음 아고라에 통제가 부쩍 심해져, 안정적인 토론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이룸’ 사이트를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진알시는 노동조합과 적극적으로 연대하는 대표적인 네티즌단체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공공부문 민영화(선진화)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해 공공운수연맹과 손잡고 ‘사회공공성 파괴 감시와 저지를 위한 공동행동(약칭 공감 2009)’를 결성했으며, 노조 홍보물 제작을 담당하기도 했다.

    진알시 운영진인 박은정 씨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네티즌단체는 수평적인 네트워크이며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가 용의한 데 반해, 노조는 수직적 시스템으로 조직적이나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등 서로 장단점이 있다"며 "수직과 수평적인 조직, 즉 생산계층과 소비계층이 연대하면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노조와 연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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