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승리 후 여기서 막걸리 한 잔"
By mywank
    2010년 01월 21일 12: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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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저녁 ‘용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는 용산 현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행사였다. 오는 6월부터 용산4구역에서 철거작업이 재개되면서 곧 남일당 분향소, 유족들의 임시 거처였던 삼호복집, 촛불미디어센터로 운영되던 레아호프 등을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일당 사람들’은 지난 1년간 투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현장을 떠나야 한다.

용산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

이날 용산투쟁의 상징이 되어버린 남일당에는 ‘그날’이라는 이름의 대형 걸개 그림이 걸려있었고, 빔프로젝트를 통해 고인들의 모습이 건물에 투사되기도 했다. 또 참사 현장에는 그동안의 투쟁을 기록한 사진들이 전시되기도 했다. ‘용산’을 가슴 속에 담아야하는 이들의 아쉬움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용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이들의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빔프로젝트를 통해, 남일당에 고 이상림 씨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유족들은 지난 1년간 함께해 준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무대에 오른 고 이상림 씨의 부인 전재숙 씨는 “가정으로 돌아가니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주마등처럼 여러분들의 모습이 눈앞을 스쳐갔다”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저희들이 그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1년간의 용산투쟁을 담은 영상도 상영되었다. 삼보 일배, 1인 시위, 단식농성 등 후안무치한 정권에 맞섰던 ‘남일당 사람들’의 몸부림을 지켜보며,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제는 이곳을 떠납니다. 열사들이 꿈꾼 세상을 위해 떠납니다." 영상 마지막에 등장한 메시지는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새로운 투쟁 다짐

이날 추모문화제는 용산과의 ‘마지막’을 고하면서도, 새로운 투쟁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개발 문제 등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성낙경 전철연 사무국장은 “오늘 우리는 새로운 투쟁의 시작점에 서있다”며 “이제 동지들을 가슴 속에 묻으며, ‘살인개발’을 끝장내고 철거민들을 불태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용산 희생자들의 모습이 담긴 ‘부활도’가 무대에 걸려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가수 엄광현 씨는 ”재개발로 인해 용산투쟁의 상징인 남일당이 헐리더라도, 우리들이 용산을 잊지 않는다면 용산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서 살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덕우 변호사는 “이제 우리들이 ‘용산학살’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또 6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참패시키고 다시 이 자리에 나와, 막걸리를 먹고 춤판을 벌이자”고 말했다.

용산 범대위 공동대표인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용산 현장의 ‘아름다운 불빛’도 며칠 남지 않은 것 같다. 남일당 건물이 ‘어둠’ 속에 묻혀가고 있다”며 “오늘 마지막 용산 범대위 대표자회의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 싸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투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7시 반부터 진행된 ‘용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별다른 충돌 없이 오후 9시 15분경에 마무리됐다. 용산 범대위와 유족들은 오는 25일까지 용산 현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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