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병서비스, 민간보험 활용하면 큰 혼란”
        2010년 01월 20일 09:3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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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자 없는 병원’, 병원 내에 간호와 간병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입원 환자에 대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환자 가족이 별도로 병실에 상주하면서 환자 간병과 돌봄을 할 필요가 없는 병원을 말한다. 소득수준에 따라 보호자들의 간병 수준의 격차도 벌어지는 가운데, ‘의료공공성’의 화두로 떠오른 정책이다.

    이 정책은 지난 2007년 6월부터 시범사업 형식으로 실현단계에 접어들었으나, 2008년 5월 중단됐다. 애초부터 보건복지부 소관 사업에 노동부 재원을 끌어 쓸 만큼, 정부의 재정지원과 사업시행의지가 빈약했기 때문이다.

    ‘보호자 없는 병원’ 2010년 재개

    19일 오후 2시, 보건복지자원연구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간병서비스 건강보험 제도화,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는 정부가 2011년부터 ‘보호자 없는 병원’ 등 간병서비스의 제도화 방안을 마련키로 하고,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2010년 재개키로 하는 등, 의료공공성 강화에 전향적 태도를 보임에 따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효율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었다.

    발제자들은 우선 최근 정부의 ‘간병서비스 제도화 방안’ 마련 방침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사를 밝혔다. 이상윤 사회공공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 결과를 사장시키지 않고, 국민에게 많은 부담을 지우며 병원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간병서비스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환영”이라고 밝혔다.

    김창보 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장도 “시범사업에서는 복지부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노동부 사회적 일자리 예산을 활용해 시행함에따라 시범사업이 끝난 후 어떤 대책도 세우지 못했다”며 “이런 점에서 2010년 정식으로 복지부 예산으로 반영되어 시범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고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방침이 지닌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병원 내 간병서비스 제도화 방안은 기존의 시범사업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갈 위험이 있다”며 “더구나 간병서비스의 재원을 표준화된 민간의료보험을 통해 조달할 계획도 고려사항으로 포함되어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배가 산으로 갈 위험성

    이 연구위원은 이어 “현재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청사진도 큰 방향만 있을 뿐, 구체적 내용이 없다”며 “계획은 향후 구체화시킬 수도 있으나 현재의 방향만 가지고는 ‘배가 산으로 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병원 내 간병서비스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얼버무리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건강보험 급여화, 표준화된 민간의료보험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지만, 간병서비스를 민간보험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병서비스를 제도의 영역으로 끌어오되, 선택진료비와 같이 제도적 틀만 만든 채 ‘전액비급여화’한다면, 경제적 수준에 따라 차별이 생길 것임은 당연하다”며 “간병서비스를 일부 혹은 전액 비급여화하는 형태로 제도를 설계하고, 이 시장을 민간보험회사에게 합법적으로 열어준다면 이는 민간보험회사를 위한 정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원장도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정부의 ‘보호자 없는 병원-간병 제도화’에 대한 의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시범사업의 목표와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제도적 문제로 해결하기 위한 세부방안도 제시하지 않아 자칫 후속계획 없이 또 한 번의 단발성 시범사업으로 끝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간보험사 위한 정책될 수도

    김 위원장은 특히 정부가 간병서비스를 민간의료보험에 맡길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에 대해 “간병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지 않고, 민간의료보험 시장으로 내어줄 의향까지 비치고 있어 상당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간병은 입원하는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발생하는 보편적 문제라는 점에서 민간의료보험 재원을 활용한다는 것은 ‘보편적 문제’를 ‘선별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잘못된 발상”이라며 “민간의료보험 재정을 활용할 경우 자칫 사회적 비용만 더 크게 만들 뿐 건강보험 급여범위를 축소해 저소득층 환자에게 불리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발제자는 효율적이면서도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간병서비스’사업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선 “환자의 권리와 간병노동자의 기본권이 동시에 실현될 수 있도록 정책 및 제도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제도 개선으로 환자들은 양질의 간병서비스를 제공받고 간병노동자들은 정당한 노동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과 “간병 노동을 공식화하고 급여화하여 병원 이용 환자의 경제적 장벽을 제거하고 불형평성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간병서비스를 공적 보장의 영역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재원 조달 및 서비스 공급의 공적 성격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병서비스, 공적 보장 영역으로"

    이를 위해 △간병서비스의 건강보험 급여화 △병원내 간병서비스의 현금급여 방식이 아니라 다른 요양급여와 마찬가지로 현물급여 방식으로 제공 △병원 내 간병서비스 인력 기준 설정 및 단계적 확대를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우선 2010년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의 목표를 “간병서비스를 건강보험 급여화를 매개로 제도화”하고 “간병서비스를 병원이 책임지고 제공하는 보편적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건강보험 수가 등 재정체계와 서비스 공급체계를 개발하는 것으로 잡아야 ‘보호자 없는 병원’ 실현을 위한 후속사업을 계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는 △간병서비스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위한 재정 흐름 구성과 시범적 운영 △간병서비스에 대한 적정 수가 개발 △병원의 간병서비스 제공 방식 개발 △환자 및 보호자 간병서비스 이용 관련 비용부담, 이용방식 등 개발 △적절한 간병인력 선정과 간호인력 간 역할 분담 △간병인의 노동관계 및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특히 간병서비스는 환자의 입장에서 △선택권 보장 △보편적 제도로의 설계 △최소부담의 원칙 △환자의 상태, 환자와 간병인 비율 등에 관계없이 비용부담 일정 △단계적 시행의 경우 환자의 중증도, 입원기간, 환자부담 의료비의 크기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간병인에게는 “병원이 간병인력을 직접고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간병서비스 제공 책임을 병원에게 두어야 하며, 시범사업 기간에도 병원은 간병인력을 직접 고용하여 추진하되, 병원과 간병인력 간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범사업 수행을 위해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간병인에 대한 별도의 교육과정을 추진하고 질 관리를 위한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과 최영희 민주당 의원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으며 주영수 한림대 의대 교수의 사회로 이상윤 사회공공연구소 객원연구위원과 김창보 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이 발제했다.

    토론자로는 송재찬 보건복지가족부 건강보험정책과장, 강임옥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유선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 김인숙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박진석 한국백혈병환우회 대외협력팀장, 김희정 대한간호협회 건대병원 간호부장, 현정희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사회연대분과 분과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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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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