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만 백수여 노조와 손을 잡자"
        2010년 01월 18일 11:4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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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수’가 400만명을 넘었다. 고용한파를 넘어 고용빙하기란다.

    정부 통계상 실업자, 일주일에 이틀(18시간 미만)만 일하는 사람, 취업준비자, 이유 없이 그냥 쉬는 사람이 정부 통계로 408만명이다. 공식 통계가 시작된 2003년 280만8천명보다 무려 128만명이 늘었으니, 가히 대한민국은 ‘고용지옥’이다.

    경제활동인구 10명 중 1명이 ‘백수’라는 뜻인데, 주변에 해고된 노동자, 노량진 학원가를 배회하는 후배, 사촌동생들을 생각하면 ‘체감 백수’는 이보다 더 많은 듯하다. 여기에 육아, 가사, 교육, 연로 등을 이유로 일할 수 있어도 일하지 않는 사람까지 합치면 비경제활동인구가 1천670여만 명, 58%로 사상 최대치다.

    백수 400만명

    백수 400만명 시대를 불러온 사람들은 누굴까? 17일 한국상장사협의회에 신고된 계열사별 고용인원을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10대 재벌이 고용한 노동자는 총 44만5천159명으로 2005년 43만9천776명에 비해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것도 GS(18.12%), 금호아시아나(9.85%) 등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재벌들 덕분이었다.

    2009년 쌍용차에서 2646명, 철도공사에서 5천명, KT에서 6천명이 정리해고, 희망퇴직 등으로 일터에서 쫓겨났다. 이명박 정부는 수많은 공기업에서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을 내쫓았고, 재벌들은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대거 공장에서 내보냈다.

       
      ▲ 투자 및 고용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 (사진=청와대)

    그래놓고 이제 와서 사람을 뽑고, 일자리를 새로 만든다고 한다. 재벌들이 모인 전경련은 1월 1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해 ‘투자 및 고용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를 열고 올해 87조를 투자하고, 7만9천명의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매월 직접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주재해 고용문제를 챙기겠다고 했다. 고용을 확대하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준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명박 대통령이 ‘개과천선’한 것일까? 아님, 400만 백수들의 폭동이 두려운 것일까?

    정리해고 완전자유화 시대

    그런데 이날 회의에서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일자리를 300만개 이상 만들기 위해서는 노사관계가 선진화돼 기업이 자유롭게 채용하고 해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자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노동관계법 테두리 안에서 정부는 노사문화 선진화를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이 대통령은 “공직자 임금이 전례 없이 2년간 동결됐다. 민간 기업에 주는 메시지로 생각해 달라”고 했다. 즉, 2010년 재벌들에게 임금동결과 해고의 자유를 마음껏 주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규직 일자리를 내쫓고, 그 자리에 신규채용을 확대할까?

    아마도 정규직이 짤려나간 자리에는 계약직, 인턴,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들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정규직 임금의 절반만 주며 부려먹다 말을 안 듣거나, 회사가 어려워지면 언제든 짜를 수 있는 비정규직으로 채우겠다는 것이 정부와 재벌들의 속마음이다.

    이를 위해 파견대상을 제조업까지 확대하고, 지난 해 실패했던 비정규직법을 개악하고, 이어 정리해고 요건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서 ‘긴박한’을 삭제해 ‘정리해고 완전자유화 시대’를 열어갈 것이 명확하다.

    생존을 위한 촛불 들어야

    2010년 이미 한진중공업을 필두로 정규직에 대한 정리해고가 시작됐고, 조선소에서 수많은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일터에서 사라질 지 두렵다.

    정규직 짤린 자리에 비정규직으로 들어가는 게 400만 백수들의 꿈이 될 수는 없다. 공공기관에서, 대기업에서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을 바꿔야 한다. 400만 백수와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손을 잡아야 한다. 노동조합과 연대하고, 노조에 가입해 함께 안정된 일자리를 요구하며,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 일자리를 위한 촛불, 생존을 위한 촛불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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