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유시민 그리고 민주당
        2010년 01월 18일 09:0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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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민참여당이 준비위원회 딱지를 떼고 17일 오후 5시, 장충체육관에서 공식 창당대회를 열었다. ‘국민의 참여’, ‘당원의 참여’를 기존정당과의 차별성으로 내걸고 출범한 국민참여당은 이날 3,000여명의 당원들이 장충체육관을 가득 메우며 뜨거운 열기를 발산했다.

    이날 국민참여당은 창당대회를 통해 초대 대표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을 선출했다. 또한 5명의 최고위원에는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 김충완 전 청와대 혁신비서관, 김영대 전 열린우리당 의원, 오옥만 제주도의원이 선출되었다.

    #1. 노무현

    이날 창당식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환이자 정치적 부활이었다. 장충체육관 내부는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걸게로 가득했고 밖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저서와 기념품을 판매했다. 대표 이하 최고위원회의 구성부터 그야말로 노무현 정부의 연장선이었고, 이날 연단에서는 ‘노무현 정신’이 울려 퍼졌다.

       
      ▲ 국민참여당 창당대회(사진=정상근 기자)

    여기에 아예 당의 정강부터 “우리는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노무현’의 삶을 당원의 삶과 당의 정치적 실천을 규율하는 거울로 삼을 것이다. 국민에게 겸손하고 불의에 눈감지 않으며,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 계승’을 명시하기도 했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창당대회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한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그 정신을 실천하고 노 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서 이 자리에서 새 출발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들이 계승하고자 하는 ‘노무현’이 어떤 ‘노무현’인지 모호했다. 정강을 통해 복지확충을 강조했지만, 그들의 노무현이 민주주의적 가치를 위해 싸워온 인권 변호사 노무현인지, 한미FTA를 체결하고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대통령 노무현인지, 진보적 가치의 연구를 시작한 퇴임대통령 노무현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2. 유시민

    “문필업에 종사하는 주권당원”이란 소개와 함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단에 올랐다. 당원 지지자들은 환호했고, 무대 앞에서 지지자들이 ‘국민오빠 유시민’이라는 판넬이 들어보였다. 이처럼 이날 창당식은, 지난 4.9총선에서 대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신 뒤 은둔기(?)를 보낸 유시민 전 장관의 귀환식이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사람사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포기하지 말자”며 “국민참여당은 시민이 주체가 되는 정당, 서민 대중의 복지를 책임지는 정책정당, 지역과 이념으로 갈가리 찢어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전국 국민정당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 이익을 추구할 때 홀로 올바름을 추구한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으로 살아가자”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거취에 대해 “지도부가 구성되면 당의 후보를 세우는 과정에서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묻을 것”이라며 원론적 수준의 언급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 연설을 통해 복귀신고식을 치른 그의 정치적 귀환에 야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 민주당

    이날 국민참여당 창당식에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참석했지만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정 대표는 대구를 방문했고, 타 민주당 인사들의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다시 만나야 할 형제들의 안타까운 창당”이라며 “참으로 안타깝고 우울한 날”이라는 축사(?)을 보냈다. 노 대변인은 “오늘 창당한 국민참여당은 가치나 의미에 있어 아무리 찾아봐도 민주당과 다른 것을 찾을 수가 없다”며 “굳이 또 다른 정당을 만들고 다투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 이날 창당식에는 3,000여명의 당원 및 지지자들이 참석했다(사진=정상근 기자)

    노 대변인은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뜻을 무시 할 정도의 설득력 있는 창당 명분은 없다”며 “그러나 일시적인 헤어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젠가 다시 합쳐 같은 길을 가야하는 형제요 동지로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참여당은 민주당과 ‘다른 정당’이라며 선을 그었다. 차이의 기준은 ‘참여’였다. 국민참여당은 창당제안문을 통해 “제1야당인 민주당은 국민들이 당 밖에서 지지해줄 것을 바랄 뿐, 이들이 당에 참여해 정당의 주인이 되는 것은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자기를 혁신할 가능성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둘이 민주당과의 차이로 ‘참여’를 내세웠지만, 정치적 결단의 순간 당원들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실질적으로 당원들의 참여로 당이 구성되는 진보정당들도 정치적 결단에서 당원참여를 담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진보정당들과의 ‘참여’에도 차별성을 강조한 국민참여당이 과연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창당식에 참석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참여민주주의의 전진과 본격적인 시민주권 시대를 열기 위한 국민참여당의 창당이 정치를 외면하고 불신하고 거부하는 많은 사람들을 정치 참여로 이끌 것을 기대한다”며 “진보진영 대통합으로 반MB전선을 굳건히 하고, 지방선거에서부터 2012년 총선과 대선을 통해 (연대를)실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동네 골목장사를 하다가 같은 골목에 새 가게가 나타나면 긴장하기 마련”이라며 농담을 던진 뒤 “정치가 바뀌려면 정권만 바꾸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정치지형을 바꿔야 한다”며 “역사적 소명이 다한 낡은 양당체제와 거대정당체제를 뒤엎고 새로운 정치지형을 함께 만들어내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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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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