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40대 기수, 청년 민주노총으로
관료성-분파성 타파…정책대결 하자"
By 나난
    2010년 01월 18일 03:03 오전

Print Friendly

김영훈 민주노총 6기 위원장 후보(전 철도노조 위원장)는 ‘산별위원장’ 출신이 아닌 ‘단위노조 위원장’ 출신이라는 자신의 이력이 조합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김 후보는 “민주노총은 사춘기 때 방황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청년 민주노총으로 가야 한다”며 “현장에서 커온 내가 위원장이 된다는 것은 이장이 대통령이 되는 것으로, 조합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료성-분파성 해결엔 내가 가장 적임자"

그는 또 자신이 “‘국민파’로 분류되지만 현장에서 활동해 온 사실상의 ‘현장파’”라며 “민주노총 내 관료성을 타파하고, 정파 문제를 혁신하는 데"는 자신이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원 선거 관련 통합지도부 구성 논란과 관련해 “산별위원장이 주체가 돼 통합후보를 논의했다는 데에 의미를 둔다”면서도 “임성규 위원장을 재추대한 것은 ‘통합적 지도력으로 현 위기를 돌파하자’는 산별위원장들의 충정과는 무관하게 개인에게 너무 크고 무거운 발걸음을 안겨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각의 ‘후보 등록 마감 직전에 급조된 팀’이라는 지적에 “‘민주노총 위원장이 되겠다’는 사람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사회적 관계 등 모든 것을 걸고 출마하는 것”이라며 “(그러한 비판은)우리를 지지하는 많은 동지들에게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진보정당 통합 논의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꼽히는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과 관련해 “조직의 최고의사 기구에서 결정된 것이 번복되지 않는 한 방침은 유효하다”며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만 배타적 지지하는 것이 통합에 걸림돌이 된다면, (방침 변경을)생각해 볼 수 있으나 생각해보는 것과 번복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3일 영등포 김영훈 후보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 *

"민주노총 혁신은 지상명령"

–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이유와 왜 자신이 위원장이 되어야 하는지, 조합원 대중과 나아가 일반 국민에게 설명한다고 가정하고 얘기해 달라.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사진=이은영 기자)

= 느닷없이 갑자기 출마해 송구스럽다.(웃음) 내가 위원장 선거에 나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내가 철도노조 출신으로서 지난 철도노조 파업에서 이명박 정권이 철도공사 구사대 노릇을 하는 걸 보며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상대는 대통령이 나서서 저렇게 나오는데, 우린 이 싸움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 것인가란 고민을 했다. 철도노조가 부침은 있었으나 대공장노조로서 역사에 역행을 한 적은 없었는데, 이명박 정부가 철도를 기점으로 민주노조운동의 심장을 겨눴다고 봤다.

철도를 와해시키면 공공부문 전체가 와해되고, 이것이 민주노총을 식물화시킨다. 이번 철도파업 과정은 이명박 정부가 승부수를 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최전선에서 피 흘리는 동지들을 엄호하지 않고, 총파업이나 정체성을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그것이 첫 번째 출마 이유다.

두 번째는 ‘민주노총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대명제 때문이다. 혁신은 지상명령이다. 임성규 위원장과 산별위원장들도 그런 차원에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민주노총이 국민들에게는 거대한 보수 기득권층으로도 보일 수 있다. 권위도 없으면서 기득권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에 생동감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내가 단순히 나이가 젊다는 것을 넘어, 혁신에 준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측면도 있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명망가 중심

나이가 젊으면 혁신이고, 나이 많으면 보수라는 관념은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일부에서는 내가 젊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젊다는 것은 관념적일 뿐이다. 다만, 과거 박정희 파쇼 때, 보수정당들도 40대 기수로 국민들에게 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물며 민주노총은 그런 생각을 왜 못하냐는 것이다.

또한 그 동안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는 명망가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이것이 불행의 씨앗이다. 우린 왜 현장 지부장 출신이 위원장으로 거론조차 안 되나? 사고의 폭을 넓히고, 자기 것을 놓는 것이 혁신이다. 민주노총의 그 역동성, 여기에 분명한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 민주노총의 역대 선거구도에 비해 이번 선거는 좀 특별한 것 같다. 통합단일후보를 강조하던 임성규 위원장이 결국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출마한 두 팀은 사전 논의를 통해 통합지도부를 구성하자는 주장과는 다른 입장을 가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 지금 가장 힘든 것은 임성규 위원장일 것이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지난 며칠간 노동운동 경험에서 제일 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임성규 위원장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임 위원장과는 많은 사업을 같이했다. 통합공공운수연맹이 만들어질 때 임 위원장과 함께 사업을 했다.

그러한 역사를 볼 때 내 개인적으로 임성규 위원장의 현 상황은 마음이 무겁고 힘들다. 산별대표자들도 통합적 지도력으로 현 위기를 돌파하자는 충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 백분 이해하고 동의한다.

"임성규 위원장 가장 힘들 것"

그런데 임성규 위원장을 재추대한 것은 그런 충정과는 무관하게 위원장 개인에게 너무 크고 무거운 발걸음을 안겨준 것이다. 지금은 누가 더 충정스러운지 토론 할 시기는 아니다. 지금 민주노총의 위기는 끝없는 권위고, 이를 혁신해야 한다. 그런데 출마선언을 번복해서 어떻게 ‘추-한 야합’을 비판할 것인가?

출마 번복을 둘러싸고 ‘조중동’은 얼마나 많은 공격을 할 것인가? 물론 우리가 힘을 한데 모으면 돌파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관성이 민주노총을 망치고 있다. 나는 지금 이 순간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내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나에 대한 낙선운동을 해도 괜찮다. 그러나 ‘산별위원장의 충정을 무시하고, 새파란 놈이’ 이런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곡하는 것은 안 된다. 우리 모두 자기가 죽더라도 민주노총을 살리자고 하는 것이다. 다만 방식이 다른 것이다. 나는 현실주의자다. 이러한 공유되지 않는 부분들은 조합원들을 보면 해결할 수 있다. 현장의 많은 조합원들은 임 위원장이 직선제를 유보하면서 내린 (불출마)결단에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직선제도 날아가 버린 상태에서 그 진정성은 다 어디 갔나? 이렇게 남은 3년, 십자가를 어떻게 지고 갈 것인가? 나는 그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계속 (정파를)말 하는데, 과연 이번 선거가 그 동안의 구태의연한 정파선거의 반복인가? 아니면 정말 혁신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인가란 관점에서 봐야 한다.

   
  ▲사진=이은영 기자

– 후보는 통합 단일후보가 아니더라도, 민주노총의 통합력이 높아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당선될 경우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가지고 있나?

= 그것이 내가 출마한 배경 중 또 다른 하나다. 민주노총의 위기를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권위가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말 바꾸기에 대해 한국노총을 비난할 수 있겠나? 이런 모습이 드러나면 민주노총이 어떻게 되겠나? 원칙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다.

두 번째 정파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뜻을 세우고 동지들을 규합해 결집하고 투쟁하는 것이 노동운동이다. 왜 정파가 없어야 하는가? 사상의 자유는 ‘첫 번째’다. 문제는 그게 분파화 되어간다는 것이다. 정파가 모든 사업에 개입하는 것, 이런 잘못된 정파운동이 노동운동의 변혁성을 방해하고 있다.

정파 부정해선 안 돼

통합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통합만 하자고 주장해서 되는 게 아니다. 혁신하고 투쟁해야 한다. 심각하게 서로의 진정성을 보고, 토론해야 통합이 된다. 단순히 선거에서 합치자는 것은 옳지 않다. 내가 국민파로 분류된다는데, 나는 ‘현장’ 소속이다. 투쟁하자는 것이다. 국민파로 분류해도 거부하지 않겠다. 다만 제대로 국민파 해보자는 것이다.

정파의 순기능을 위해 두 가지를 혁신해야 한다. 관료주의, 분파주의와 결별하고 끊임없이 투쟁하고 현장성을 강화해야 한다. 정파는 정치를 생산해 주고, 대중조직이 잘못하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통합을 위해 위원장은 산별과의 소통을 일상화시켜야 한다. 이번에 임성규 위원장과 산별위원장들의 소통과정은 진일보한 것이다. 제일 먼저 머리 맞댈 것은 사무총국이나 측근이 아니라 대중 간부들이다. 또한 현장조합원들과의 소통에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못 찾아서 못하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 트위터가 날아다니는데 왜 총연맹 위원장이 조합원들과의 소통이 안 되나? 소통이 곧 통합이다. 토론이 필요하면 토론해야 한다. 서로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민주노총을 운영해 나갈 생각이다.

– 이명박 정권의 노동운동 무력화는 ‘실천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것 같다. 반면 노동운동의 대응은 말로만 총파업으로 대표되는 것처럼 전혀 위력적이지 못했다. 2010년 민주노도 운동의 주요 과제는 어떤 것이 있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 전쟁에 승리하는 비결은 세 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 번째 명분, 명분 없는 싸움을 할 수 없다. ‘결단’이란 표현이 부적절할지는 모르겠으나. 결정은 명분과 맞닿아있다. 명분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마지막 자충수를 둬서는 안 된다. 우리가 많은 계획을 세우는데 제일 잘못된 것은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는 것이다. 계획된 것도 못하면서 안해야 할 것은 한다. 이명박 정권 하 저들은 이 세 가지를 다 갖추고 공격해 오고 있다.

전략적 투쟁이 중요하다

철도의 싸움은 분명한 민주노총 와해이자 도전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어땠나? 쌍용자동차의 경우 참 안타깝지 않았나? 동지들은 헌신적으로 투쟁했지만, 물론 보궐집행부라는 한계도 있었지만 준비된 싸움이 되지 않았다.

이제 이 세 가지를 어떻게 세우고 갈지, 준비된 싸움을 해야 한다. 그리고 벌어지는 현안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문제다. 또 향후 3년간 노동운동이 가야 할 계획을 놓쳐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를 잘 결합해야 한다. 이번 3년은 지자체 선거-총선-대선으로 이어지는 정국이 요동치는 해이자, 이명박 정권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시간이다. 전략을 잘 세우고 벌어지는 투쟁을 헤쳐 나가야 한다.

– 민주노총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이해관계를 주로 반영할 수밖에 없는 조직구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맞는 평가인가?

= 완전하게 동의하지는 않는다. 민주노총은 절대 정규직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건강한 사례들은 너무 많다. 철도의 경우 KTX 비정규직 여성 승무원들을 (노조에)가입시켰다. 정규직 남성 중심 대공장에서 여성 비정규직을 가입시킨 것은 건강한 사례다. 물론 안타까운 일도 몇 가지 있다. 우리는 자기 기득권 비판을 끊임없이 해야 하지만 안 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다.

– 지금까지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노동자 정책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비정규직 문제에 해결을 위한 주요 공약을 얘기해 달라.

= 전체적인 사업을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평가할 입장이 못 된다. 다만 경험에서 봤을 때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을 잘 해 나간다면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는 것은 문제는 아니다. 산별을 강화하고 기업별로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지역에서 비정규직 운동을 강화하는 것이다.

민주노총, 산별 전략 일대 점검 필요

   
  ▲ (사진=이은영 기자)

– 최근 노동법 개정으로 산별노조의 구조적 안착이 또 다른 도전을 받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민주노총 차원의 명실상부한 산별 전환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은 무엇인가?

= 총연맹 산별전략에 대한 일대 점검이 필요하다. 보건의료, 언론노조, 금속, 공공운수 몇몇 대표적 사례가 있는데 이들과 함께 하는 대토론이 필요하다.

산별들이 그 동안 논쟁 속에서 많은 기간을 보냈고 충분히 시행착오 겪었다. 이제는 한국식 산별운동이 어떤 지향점을 가져야 하는지 통합적으로 점검하고 토론해야 한다.

– 97년 국민승리21 이후 노동자 정치세력화 과정은 성공했나, 실패했나, 평가를 부탁한다.

= 기회주의적 발언일지도 모르나(웃음) 절반의 성공이라 본다. 그 동안 철도파업을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해왔는데 물론 철도가 열심히 싸워왔지만, 이 싸움이 조합원들의 정치의식화 각성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평가지점이 있다.

그런데 최근 이명박이 불을 질러버렸다. 조합원들이 "정권이 안 바뀌면 못 살겠다"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번 연말에 세액공제가 엄청나게 많이 이루어졌고, 심지어 민주당에도 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진보정당 분열 이후 침체된 정치적 각성이 투쟁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정치세력화 1등 공신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진보정당 당연히 통합해야

– 민주노동당 분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민주노동당에 대한 성격 규정이 있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대중적 진보정당이다. 그런 정당에서 분당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전위정당이라면 견해에 따라 갈라질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진보적 대중정당이라면 대중들의 요구에 부응해 분당은 최대한 막아야 했다.

– 민주노총의 경우 현장에서도 두 당 또는 모든 진보정당의 통합 요구가 높은 것으로 보이고, 통합을 위한 다양한 방안과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 당연히 통합해야 한다. 변혁적 전위정당이 아니다. 대중적 진보정당 아닌가? 대중들이 무엇을 원하는가? 우선 분당은 1차적으로 너무 큰 상처를 줬다. 사실 ‘종북주의’는 있을 수 없는 이유다. 그건 낙인을 찍은 것이다. 진보라는 사람들이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 대해 종북주의란 낙인을 찍은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은 동의한다. 다수가 패권을 부려 소수의견을 배격하는 것, 그것은 백번 천번 고쳐야 한다. 그런데 종북주의는 마치 진보운동이 ‘너 트렌스젠더 아니냐?’고 낙인찍은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이 민감한 한반도에서.

하지만 패권주의는 평가해야 한다. 사실 심상정 비대위안을 접수했어야 했다고 본다. 문제는 종북주의로 낙인찍힌 사람들의 상처가 너무 깊다는 것이다. 신뢰의 문제다. 그렇다고 무조건 통합하라는 것도 도리가 아니다.

– 민주노총 10만 조합원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는데?

= 그것은 임성규 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했어야 했다. 그것은 당연히 계승해야 한다. 중단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지방선거, 민주노총 역할 클 것

–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 배타적 지지 방침은 나의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다. 직선제 유효와 똑같은 상황이다. 조직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에서 결정된 것이 번복되지 않는 한 방침은 유효하다.

물론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만 배타적 지지하는 것이 통합에 걸림돌이 된다면, (배타적 지지방침의 변경은)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는 것과 번복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대의원 대회 결정 사항은 번복되기 전까지 유효하지만 만고불변은 아니다. 배타적 지지를 철회하면 통합하겠다면 토론 못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

– 올해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 사이의 후보 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 예측하기 쉽지 않다. 민주노총 차원에서 통일적인 지방선거 방침을 세울 수 있다면 어떤 내용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 민주노총의 역할이 결정적일 것이다. 제 정치조직들의 이해관계 얽혀있고 ‘반MB 전선’이니, ‘진보연합’이 토론되는 상황에서 실제 움직이는 것은 현장이고 여기서 노동을 대표할 것은 민주노총이다.

서울시장의 경우 어느 조합원이 오세훈 시장의 재선을 바라겠는가? 서울은 지하철노조 조합원 중심으로 공기업들이 많다. 이명박 정권 하 공공부문에서 폭탄을 맞고 있는데 지방권력을 바꾸지 않고 벗어날 수가 있나?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들어가야 한다. 특히 공공부문은 하나같이 일어서서 지방권력을 바꾸자고 해야 한다. 실탄(투표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들이미는 것이다.

현재 서울지하철 노조에서 허인 위원장 중심으로 서울시장 지방권력 교체 시도가 있다. 유의미한 시도이고, 나는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나머지 지방권력도 마찬가지다. 지방권력이 바뀌지 않고서는 지방공공성 확립 역시 되지 않는다.

정파선거가 아니라 조직선거가 문제

– ‘정파문제’는 민주노도운동의 위기 진단에서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정파의 대표로 나온 후보로서 순기능과 역기능을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 지금 다시 정파선거로 돌아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정파선거가 문제가 아니다. 조직선거가 문제다. 정파운동이 나쁜 것이 아니라 분파주의, 분열주의가 나쁜 것이다. 정파가 공정한 스포츠처럼 정책대결이 이루어지면 순기능이다.

국민파는 국민파의 정책이 있을 것이고, 중앙파는 사회연대전략 얘기를 한다. 나는 관성의 관점에서 보면 정파선거가 될 것이고, 혁신의 관점에서는 정책선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선거를 만들고 싶다. 줄 세우기가 아닌 정책 대결을 하자는 것이다. 자신의 정책을 얘기하고 심판을 받아야 한다.

   
  ▲ (사진=이은영 기자)

– 이길 수 있나? 필승전략은 무엇인가?

= 지금까지 말해온 내용들을 가지고 어떻게 대의원들에게 호소할 것이냐다. 우리 선거대책본부는 관성적이지만 직선적인 선거운동을 하자고 결정했다. 조합원들은 인터넷을 통해 계속 만날 것이다. 블로그를 이용해 매일매일 하루하루 있었던 일들을 한 꼭지씩 얘기하면서 메시지를 전하는 선거운동 방식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상대후보 비난보다 이명박 정권 비판할 것이다. 이것이 필승일지 필패일지는 모르겠다.(웃음) 마지막으로는 정책선거를 하겠다. 후보의 필승전략은 후보의 장단점이 아니겠나? 나는 민주노총의 근본적 혁신으로 중앙 관료화와 분파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 본다.

내가 관성의 관점으로 보자면 국민파로 분류된다는데, 나야말로 현장에서 활동해왔던 현장파다. 예전 우리가 월드컵을 앞두고 왜 히딩크 감독을 데려왔겠나? 여러 경로보다는 실력대로 가겠다는 것 아니냐? 특정 정파에 소속된 사람이 다른 정파에게 혁신하라고 하면 안 된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상대적으로 젊고 전투적이다.

마지막으로, 조금 낫다면 젊다는 것과 현재 투쟁하고 있고 앞으로 투쟁할 조직에서 낸 후보라는 것이다.

나는 젊고 전투적이다

– 신승철 사무총장의 기자간담회 내용에 따르면 임성규 후보의 사퇴는 산별위원장들의 의견과 정파의 견해 사이에 소통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급조된 후보팀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출마 과정과 배경을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 ‘후보가 급조됐다’는 비판은 민주노총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말이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되겠다’는 사람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사회적 관계 등 모든 것을 걸고 출마하는 것이다. 특히 MB정권에서, 노동운동의 위기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로 나선 것만 봐도 급조됐다는 것은 맞지 않다.

다만 통합논의가 진행된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통합후보는 단일후보를 뜻한다. 그렇다면 허영구 후보는 어떻게 되나. 그리고 나와 허 후보 간 박빙을 예상하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를 지지하는 많은 동지들에게 무슨 낯으로 통합후보에 대해 설득할 것인가. 그 동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내가 허 후보라면 기분이 유쾌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통합후보 문제에서 모든 적은 나한테 돌아와 있다. ‘나 때문에 깨졌다’고 한다. 감내한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감성적이다. 일단 개념적으로도 통합논의는 형식론상 맞지 않다. 소통합이라는 말도 모순이다. 선거연합 정도로 볼 수 있다.

위원장 후보 등록하고 산별위원장들에게 ‘저 출마했습니다’라며 연락 한 번 못했다. 참모들이 오히려 ‘건방지게 보일 수 있다’고 걱정했지만 그 분들 역시 마음이 얼마나 무겁고 힘들겠나. 그 분들에게 연락한다는 건 아파서 누워있는 사람 발로 차는 격이다.

단, 의미를 둘 수 있는 건 산별위원장이 주체가 돼 통합후보 논의를 했다는 것이다. 명칭을 불문하고 현실적으로 ‘허 후보가 이미 출마선언을 한 상황에서 나머지 분들이라도 의견을 잘 모아 경선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그 기운을 살려 투쟁하자’는 뜻에는 백번 동의한다.

그리고 그 역할을 했던 산별위원장의 노고에 대해 존중하고 감사하다. 하지만 그런 노력과 별개로 결론이 좋지 않게 났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가슴이 많이 아프다. 하지만 나는 오로지 ‘민주노총이 바로 서야 한다’는 신념으로 후보에 나섰다.

나는 정책선거로의 환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조중동에서 말하는 정파선거로의 환원이라고 했을 때 무슨 폐해가 나타났는지 되묻고 싶다. 정파의 잘못된 부분을 비판하는 게 잘못된 일인가? 두 후보가 각자의 정책 공약을 들고 정견 발표하는 게 민주노총 죽는 일인가?

마치 정파선거로 인해 민주노총이 죽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자기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새로운 운동을, 새로운 민주노총 왜 상상도 하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촛불소녀들이 우리한테 보수라고 하는 거다.

새로운 민주노총을 상상하자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충주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수련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토론한 내용을 봤다. ‘지하철에서 선전전을 하는데 경찰이 무서운 게 아니라 시민들의 눈빛이 무서웠다’는 의견이 있었다. 조합원들에게는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내가 위원장 후보에 출마하게 된 것은 조합원들에게 자부심과 역동성을 깨워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창립 15년이 됐다. 사춘기 때 방황도 많이 했다. 이제는 청년 민주노총으로 가야한다.

현장에서 커온 내가 위원장이 된다는 것은 이장이 대통령이 되는 것과 같다. 조합원들에게 내가 꿈이 되고 싶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꿈꾸는 사람들이 꿈이 이뤄지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그래서 ‘민주노총답다’, ‘민주노총 멋지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조합원들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주고, ‘누구나 현장에서 열심히 하면 꿈을 실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