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인선 노조, 민주노총 탈퇴
    By 나난
        2010년 01월 14일 04: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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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성 인정-단체협상 체결”을 주장하며 161일째 파업을 벌여온 울산항 예인선노조(전국운수노조 전국항만예선지부 울산지회, 지회장 윤찬관)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예선노조의 탈퇴는 사실상 사측의 탈퇴 압박과 장기간 파업에 따른 생계문제에 따른 것으로, 노동계는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찬성 95.6%

    14일 오전 울산항 예인선 노조는 울산 남구 해양공원 천막농성장에서 민주노총 탈퇴와 연합노조 결성을 내용을 한 ‘조직변경의 건’을 두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합원 98명 중 투표 참가자 97명 중 87명 찬성(95.6%)과 4명 반대로 조직변경의 건이 가결됐다.

    예인선 노조는 이날 오후 ‘노조 전임자 인정, 노조사무실 설치, 성과급 250만 원, 해고선장 18명 복귀’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 잠정합의안을 놓고 다시 조합원 찬반투표를 가질 예정이다. 잠정합의안 가결시 161일째 벌여온 파업은 종료된다.

       
      ▲ 사진=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이번 예인선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는 “장기 파업으로 인한 조합원 피로누적과 생계 문제”가 원인이 됐다. 윤찬관 지회장은 이날 오전 투표 결과 발표 직후 “민주노총과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노조의 파업에 힘을 실어줬지만 조합원들이 장기 파업으로 너무 지치고 노조 탈퇴자도 잇따랐다”고 밝혔다.

    이창규 민주노총 울산본부 정책기획국장은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며 “예인선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상황으로 몰고 온 것은 노동부와 국토해양부 등 법과 상식을 무시하며 사측 편에서 6개월간의 장기파업을 유도한 정권과 자본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측, 민주노총 탈퇴시 위로금 등 제안

    이 국장은 또 “오전 조합원 찬반투표 현장에서도 ‘생존권의 문제만 아니면 계속 민주노총에 남고 싶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독립노조가 되더라도 민주노조의 깃발을 이어가겠다는 게 지도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예선사 사측은 그간 물밑교섭을 통해 민주노총 탈퇴를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2차례 비공식 접촉을 통해 ‘상급단체 없는 연합노조 성격의 단일노조 인정 여부’, ‘민주노총 탈퇴만 하면 위로금 명목의 금전 지급’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등의 제안을 해왔다.

    노조는 사측의 이 같은 제안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0일 ‘업무 복귀안’, ‘민주노총 탈퇴 및 예인선 연합노조 설립 방안’, ‘생계형 투쟁 방안’ 등 3가지 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이며 생계형 투쟁을 전개하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장기파업 따른 생계문제 넘지 못해

    하지만 장기간의 파업으로 초래된 현실적 문제가 결국 조합원들의 발목을 잡았다. 이 국장은 “말도 안 되는 이명박 정권의 노동정책과 노동권마저 유린하는 예선사의 행태에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며 “이번 예인선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는 떠밀리고, 내몰린 선택”이라고 말했다.

    울산항 예인선 노조는 ‘노조 전임자 및 노동자성 인정 등 기본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지난해 8월 7일부터 14일 현재 161일째 파업을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선장 16명이 ‘사측의 노조 탈퇴 명령을 어기고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해고된 바 있다.

    하지만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선장은 사용자가 아닌 조합원으로 봐야 한다”며 “노조 가입을 해고 사유로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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