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 또 사퇴…민노총 선거 제대로 치러지나
    By 나난
        2010년 01월 14일 06: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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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6기 임원선거를 후보 대거 사퇴라는 전무후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임성규-신승철 후보조의 사퇴 이후 14일 오전 3명의 부위원장 후보가 산별대표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통합후보를 세우라"며 동반사퇴를 했다.

    부위원장 후보 13명 중 5명 사퇴

    이어 일반명부 부위원장에 입후보한 홍광표 전 금속연맹 사무처장도 사퇴 행렬에 합류 후보등록 마감 6일 만에 개인 사정 사퇴 1명을 포함 모두 7명의 후보가 사퇴했다. 부위원장 후보의 경우 13명 중 5명이 중도 하차한 셈이다.

    홍 전 사무처장은 14일 오전 금속노조 홈페이지에 ‘민주노총 부위원장 홍광표 사퇴의 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민주노총 임원선거가 또 다시 갈등과 대립 구조가 되어 버린 상황에서 설사 부위원장에 당선된다 하더라도 단결과 통합을 위한 어떠한 역할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며 사퇴 사유를 밝혔다.

    그 역시 통합지도부 구성 실패를 후보직 사퇴의 이유로 꼽은 것이다. 이날 오전 손영태 전 공무원노조 위원장과 반명자-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도 “민주노총 통합지도부 구성 실패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후보직을 사퇴한 바 있다. 

    홍 전 사무처장은 또 “그 어느 때보다도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의 단결을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요구에 각 의견그룹을 비롯해 산별대표자들의 노력 또한 진정성 있게 진행됐다는 점이 후보로 나서게 했다”면서도 “조합원들의 바람과 많은 동지들의 노력은 집행권력 장악을 위한 패권적 사업작풍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좌절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정파, 연맹도 내홍 앓아

    이어 그는 “결국 이전과 같이 대립과 분열의 구도가 형성되어 조합원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최악의 상황이 되고 말았다”며 “사퇴할 수밖에 없는 민주노총의 현실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더구나 집행권력 장악을 위해 다른 조직의 회원까지 자신들의 사무총장 후보로 등록하는, 제도권 정치권에서나 볼 수 있는 비열한 행위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후보로 등록한 저로서는 분노와 함께 자괴감마저 들게 되었다”고 말해 정파 내부의 갈등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걸 짐작케 했다.

    손 전 사무처장의 이 같은 지적은 김영훈 전 철도노조 위원장과 러닝메이트를 이룬 강승철 전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을 겨냥한 것으로, 강 본부장은 “현장실천연대의 결의 사항을 위반하고 타조직의 사무총장 후보로 입후보했다”는 이유로 지난 13일 해당 정파로부터 제명당하기도 했다. 홍 전 사무총장은 강 본부장과 같은 정파 소속이었다.

    한편, 서비스연맹이 오는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성할당 부위원장에 입후보 한 노우정 서비스연맹 조직부장이 “연맹과 별도로 특정 정파의 지침에 따라 출마해 연맹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그의 출마에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강조했으나, 분열 갈등 심각한 수준으로

    이번 민주노총 선거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통합이 강조됐으나, 실제로는 분열과 갈등이 심각한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 같은 전례없는 후보 사퇴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자 민주노총 일각에서는 대의원대회 성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사퇴한 부위원장들이 통합후보가 성사되지 못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산별 위원장들에게 ‘통합후보를 세우는데 노력하라’는 의지를 전달했으며, 이는 정상적 절차를 밟고 진행되는 임원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내홍을 겪으면서, 선거가 제대로 치러져 임원이 구성이  돼도, 최악의 경우 선거 자체가 무산되는 사태가 발생해도 통합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한 치명적인 상처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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