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선호가 근본적으로 없어지려면
        2010년 01월 14일 10: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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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2일 육아정책개발센터가 우리나라에서 남아선호 사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신생아 출산과 아동 발달의 영향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2008년 신생아 2,000여 명을 대상으로 구축한 ‘한국아동패널’의 조사 발표에 따르면, 신생아의 아버지는 임신 중에 바란 자녀의 성별로 딸을 선호한 경우가 37.4%, 성별을 구별하지 않겠다고 한 경우는 34%, 아들을 선호하는 경우가 28.6%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아의 어머니도 아들을 바란 경우는 31.3%에 불과하여 딸을 바라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을 보고, 일부 언론에서는 남아선호 사상이 없어졌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데, 이 수치는 잘 집어볼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남아선호가 크게 줄어든 것은 명백하겠으나, 발표된 조사결과에서 ‘성별을 구별하지 않겠다’는 중립적 응답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중립적 응답자 중에는 남아선호가 상당히 숨어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변화된 가족의 개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결과적으로 남아선호 사상이 크게 퇴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사회문화적으로 아들이 대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엷어지고 있는 부분과 함께, 경제적으로도 앞으로 더 이상 자신의 노후를 자식에게 의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생각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남아선호나 여아선호처럼 한 성별에 대한 사회적 선호보다는 남아와 여아를 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남아선호의 사회경제적 토대를 제도적으로 없애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먼저 가족의 개념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가족은 혈연을 기초로 하는 정서적 공동체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생산력의 최소 단위로서의 경제적인 역할도 무시할 수 없이 중요한 기능이다. 즉, 대가족 제도가 노동력의 확보와 집중을 위해 효율적이었던 농경사회에서 중심적인 제도였다면, 대량생산의 산업사회에 부응한 생산단위로서 부모와 기타 친척에 대한 부양기능을 제거하면서 가족의 크기가 축소되고 가족의 범위도 줄어드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한 핵가족으로 변화하여 왔다.

    가족은 그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성에 따라 다양하게 형태와 기능을 변화하여 현재는 독신가족, 무자녀 가족뿐만 아니라, 편부모 가족, 재혼을 통한 통합 가족, 동거 가족, 분거 가족, 미혼모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존재한다. 하지만, 가족의 근본적인 기능은 가족을 단위로 출산과 육아가 이루어지며, 식사와 수면, 휴식 등 일상적인 생활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한 노동력의 재생산, 그리고 돌봄 노동을 통한 부모 봉양 등이 이루어는 생존, 생활, 그리고 경제단위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지나치게 심각한 성비의 불균형 등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어왔던 남아선호 사상도 사실은 가족 노동력에 근거한 농경 경제에 물질적 토대를 두고 있는 동양의 유교적인 문화전통에 더하여, 남성을 중심으로 하는 가족 단위의 재생산 구조에 기인한 바가 크다.

    남아선호사상의 경제적 토대 붕괴

    즉, 월등히 높은 남성의 정규직의 비율, 남녀 간의 현격한 급여 수준 차이, 직장 내에서 진급의 차이 등 경제력과 가정 내에서의 권력이 모두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는 상태에서 남성을 재생산하는 것이 가족 전체의 생계와 부모들의 노후보장 차원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아버지뿐만 아니라, 정작 여성인 어머니나 할머니조차도 딸 보다는 아들을 선호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육아정책개발센터의 이번 조사결과는 이러한 지금까지의 가족 관계와 기능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즉, 부모 봉양에 대한 부담이 더 이상 가족 내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아들에게 자신의 노후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상식이 되어가면서 남아선호가 가지는 경제적 토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육아정책개발센터의 아동패널 조사에서 자녀에 대한 시각을 가족의 화목이나 부부의 화합 등 정서적 가치와 노후 봉양이나 대물림 등의 도구적 가치로 나눠 분석한 결과, 부모 모두 자녀의 도구적 가치보다는 정서적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조사 대상인 어머니들에서 정서적 가치 지수 13.4, 도구적 가치 지수는 11.8로, 아버지들에서도 정서적 가치 지수 13.5, 도구적 가치 지수가 13.1로 부모 모두에서 자녀의 정서적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완전한 노후보장 시스템 구축해야

    자식이 이후 자신의 노후를 봉양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없어져가고 있고, 이것이 남아선호 사상이 줄어드는 실질적 이유인 이상, 우리는 보편적 사회 제도로서의 노후보장 시스템을 완전하게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후의 빈곤과 양극화라는 엄청난 비극이 구조화될 것이다.

    이에 더해, 우리 사회에서 남아선호를 완전하게 없애기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일소하고, 일-가정 양립이 사회제도적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가사 노동의 사회화, 임신과 출산 휴가제도 및 남성의 출산 관련 휴가제도의 내실화, 어린이집 등 자녀 양육 지원체계의 확립, 국민연금 사각지대의 해소와 급여수준의 확충, 노인요양 및 간병 부담의 실질적 사회화 등이 그것이다.

    2010년 1월 14일
    사단법인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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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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