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과 홍길동은 정말 의적인가?”
By 나난
    2010년 01월 09일 01: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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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임꺽정’과 ‘홍길동’은 의적이었을까? 홍경래와 전봉준은 ‘평민 혁명가’였을까? 역사적 논란의 지점이 있지만 신간 『만들어진 조선의 영웅들』(이희근, 평사리, 10,000원)은 이들을 “과대 평가되었다”고 규정한다.

이 책은 의적, 혹은 혁명가로 알려진 사람들의 역사적 실재, 개혁가로 알려진 연암 박지원의 작품 <양반전>과 흥선대원군의 정책들을 되짚어보며 “이들이 결코 의적도, 혁명가도, 개혁가도 아니었음”을 밝혀낸다. 

저자는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 등이 의적으로 추앙받고 있는 데는 소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길동전>은 도적단의 우두머리를 허균이 기묘한 계략과 도술로써 지방 수령들의 불의한 재물을 탈취하여 빈민에게 나누어 주는 활빈당의 우두머리로 꾸몄으며 홍명희는 황해도 도적 우두머리에 불과했던 임꺽정을 혁명아로 그렸다고 주장했다.

홍경래와 전봉준도 도마에 오른다. 저자는 홍경래 반란지도부는 <정감록>에 영감을 얻어 또 다른 엘리트 왕조 체제를 꿈꾸는 데 불과했다고 평가절하하며, 동학의 지도자 전봉준은 억압과 수탈에서 벗어나 새 세상의 도래를 열망했던 동학군과 달리 어진 군주에 충성하는 근왕주의자의 면모를 보였다고 밝힌다.

<양반전>으로 신분해방론자로 평가받는 연암 박지원의 개혁론과 탐관오리 처벌과 서원 철폐로 실현했던 흥선대원군도 결국 당대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양반 특권 사회 옹호자이거나, 경복궁을 중건하는 등 무너져 가는 조선 왕조의 복원자로서의 면모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우리가 통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조선시대 지도자들에 대한 이미지를 분명한 역사 사료를 토대로, 당대를 살았을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 다시 해석한 것이다. 저자는 이미 『뒤집어 보는 역사, 유쾌한 상상』을 통해 는 역사기록의 대부분이 당대 시대정신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저자는 이번에도 의적과 혁명가들이 ‘만들어진’과정을 파헤치며, “만들어진 영웅으로 위로를 받았던 당대 조선 백성들의 황폐한 삶을 더 천착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의적의 숨겨진 가면을 벗겨내는 이유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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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 이희근

단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사 연구의 성과를 전문가 중심에서 벗어나 대중들과 함께 나누려고 노력해 왔다. 이 과정에서 통념이나 편견 없이 역사 현상과 자료를 분석하여, 그 뒤에 감추어진 의미를 해석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당대 보통 사람들의 관점에서 그들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질병과 전쟁 등 삶에 직접적이고도 중요한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1, 2』, 『한국사, 그 끝나지 않은 의문』, 『한국사는 없다』, 『전환기를 이끈 17인의 명암』, 『맞수 한국사 1, 2』, 『우리 안의 그들, 역사의 이방인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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