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담하게 맞은 ‘마지막 용산 제사’
    By mywank
        2010년 01월 08일 06: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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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참사 희생자들과의 마지막을 맞는 유가족들은 담담했다.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이 그저 힘없는 표정으로 고인들의 영정사진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용산참사 장례식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4시, 유가족들은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입관식을 거행하고 고인들에게 마지막 제사를 올렸다.

       
      ▲8일 오후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는 고인들에게 마지막 제사를 올리는 ‘입관식’이 진행되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앞서 병원 영안실에서 고인들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는 ‘입관’에 참여했던 유가족들은 오열하며 슬픔을 토해냈던지라, 제사가 진행되는 동안 몸을 가누기도 힘겨워보였다. 고 이상림 씨의 장남 이성연 씨는 굳게 입을 다문 채, 영정을 바라보며 주먹을 힘껏 쥐고 있었다.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려고 모습이 역력했다.

    장남과 차남, 남은 유가족 순으로 영정에 절을 올린 뒤, 노수희 범대위 공동대표가 추도사를 바쳤다. “355일 만에 열사들을 가슴에 담으려고 합니다. 너무 억울하고 안타깝지만, 아직 투쟁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제 감희 열사들을 가슴에 담으려고 합니다. 부자천국 서민지옥을 만드는 이명박 정권을 해체하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차라리 절규에 가까웠다.

    이문희 씨의 살풀이 공연은 고인들의 억울함을 달랬고, 유가족의 가슴에는 다시 슬픔을 채웠다. 이날 입관식은 50여 분 만에 마무리되었지만, 몇몇 참석자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며 마지막을 아쉬워 했다. ‘살인개발도 폭력정권도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십시오.’ 생전 고인들이 바라던 세상이 담긴 추모현수막은 이들의 넋을 달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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