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종 슈퍼’ 맞서, 상인들 무기한 농성중
    By mywank
        2010년 01월 07일 01: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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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사업조정제도와 유통산업발전법상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대형마트에서 SSM(기업형 슈퍼) 직영점, SSM 가맹점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천 갈산동에는 지난해 7월 전국에서 최초로 SSM 직영점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사업 일시정지 권고를 받아 개점이 중단된 이후, 새로운 ‘변종’이 등장하면서 지역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삼성테스코 측은 ‘중소기업청의 유권해석이 있을 때까지 사업 일시정지 권고가 유효하다’는 인천시의 입장을 무시하고 지난달 25일 새벽 대기업 SSM 가맹점 1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갈산점’ 개점을 기습적으로 시도했다. 상생을 위한다는 사전자율조정 협상 자리에 가맹점주를 대동하고 나타나 ‘29일에 개점할 것’임을 일방적으로 통보한지 3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직영점 제지하자 ‘변종 슈퍼’ 등장

    이날 갈산동 중소상인들 육탄으로 개점을 저지한 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갈산점 앞에서 10여명이 2주일째 천막 농성과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달 30일 대기업 SSM 가맹점으로는 전국 최초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갈산점에 대한 사업조정 신청서를 중소기업중앙회에 접수했으며, 이후 어떤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갈산점 앞에서 지역 중소상인들이 개점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자영업자 살리기 국민운동본부) 

    중소기업청이 ‘홈프러스 익스프레스’ 갈산점을 사업조정 대상으로 지정하게 되면 중소기업중앙회는 관련 공문을 인천시에 보내게 되고, 인천시는 사업일시정지 권고를 내리게 된다.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 대상 결정은 다음주 중 이뤄질 예정이며, 전국의 중소상인 대표자들은 오는 8일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을 만나 대책을 촉구하기로 했다.

    갈산동에서 ‘보람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한부영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저지 갈산동 비상대책위원회(이하 갈산동 비대위)’ 대표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이것(SSM 가맹점)이 들어서면 주변에 영세슈퍼들이 모두 초토화가 된다. 말이 프랜차이즈(가맹점)이지 위장 직영점”이라며 “개맹점주에는 별다른 권한이 없다. 일반 프랜차이즈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를 위장한 직영점"

    현재 삼성테스코 측은 “SSM 가맹점은 독립적인 중소사업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갈산동 상인들은 “SSM 직영점은 대기업인 삼성테스코의 실질적인 지배관계에 있다”며 이를 반박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법)의 제32조에는 ‘대기업 및 대기업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중소기업’을 사업조정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선 갈산동 비대위, ‘대형마트규제와 소상공인 살리기 인천대책위원회’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가맹점에는 가맹본부가 영업이익의 54~58%를 가져가고, 판매 상품·용역에 대한 결정 및 가격 결정권을 전적으로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 결국 가맹점주는 소위 ‘바지사장’에 불과한 셈이며, 상품 판매 및 가격 변동 관련규정을 어길 경우 계약해지를 당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삼성테스코가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가맹점 투자비용으로 가맹점주는 가맹보증금 1억 5천만원과 개점준비 4,800만원 등 총 1억 9,800만원정도만 부담하고, 가맹본부는 나머지 점포임차비용, 점포 내·외장 공사, 영업용 판매장비·설비·비품비용 등을 전액 부담토록 되어 있다.

    이는 점포임차권과 점포의 설비․비품의 소유권은 가맹본부에 소속되고, 가맹점주는 점포가 설치될 장소와 설비․비품을 이용하는 관계가 되는 셈이다. 결국 이런 사실을 종합해 보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가맹점은 가맹점주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가맹본부에 종속된 중소사업장인 셈이다.

    중소기업청 적극 대응 촉구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7일 보도 자료를 통해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 가맹점 사업은 일시정지 권고를 피하기 위한 편법적인 SSM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런 편법행위를 허용한다면 사업조정제도 취지는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 뻔하다. 특히 갈산동의 경우 편법적인 (대기업) SSM 진출의 첫 번째 경우인 만큼, 중소기업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갈산동 비대위 등도 지난 5일 보도 자료를 내고 “앞으로도 사업조정제도와 유통산업발전법상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SSM 가맹점과 같은 ‘변종’들이 계속 출현할 것”이라며 “그러므로 사업조정제도와 유통산업발전법의 조정․규제 대상을 정함에 있어서, 업태와 형태에 관계없이 사실상의 대기업인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중소기업청은 홈플러스의 편법에 속지 말고 가맹점을 즉각 사업조정 대상으로 규정하라”며 “정부여당은 금년 2월 임시국회에서는 유통산업발전법을 가맹점을 포함시킨 허가제로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의 80여개의 SSM 직영점이 현재 사업조정 대상으로 지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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