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진보신당에 새로 입당했는가"
[마포 신입당원 좌담]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이라면 함께 가도..."
    2012년 05월 11일 04: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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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총선, 진보신당은 정당지지율 2.94%를 득표하며 0.06%가 부족해 아깝게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진보신당 지지자들 사이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열풍과 함께 입당 붐이 일었다.

2012년 총선, 진보신당은 정당지지율 1.11%를 득표하며 정당법에 따라 등록취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지만 2008년처럼 지못미 붐이 일지는 않았다. 하지만 총선 전후해 당을 떠나간 사람들보다 새롭게 진보신당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지난 8일 마포 민중의집에서 마포구 당원협의회 소속 신입당원들을 만났다. 등록취소 정당의 신입당원, 그들의 입당 이야기를 들어보자. 

조OO : 신수동 사는 조OO라고 합니다. 저는 통합진보당에 쭈욱 있다가 갈아탔습니다(웃음). 정당 생활은 2004년 민주노동당부터 시작했습니다. 당시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10명이 되는 걸 보면서 앞으로 세상 좋아지겠구나 그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아시는 바와 같이 지리멸렬이었습니다. 급기야 2008년에는 분당사태까지 일어났습니다. 훌륭한 당원이라 말할 수는 없겠으나 분회장직(동별 모임의 책임자)도 맡으며 나름 열심히 했는데 당시의 충격은 컸습니다. 당원들이 떠나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고, 이후 2010년까지 당비만 좀 내면서 잠수를 탔습니다.

그러다 작년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통합국면에서 다시 희망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다시 당에 얼굴도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노동당에선 진보신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참여당은 달랐습니다. 참여당은 전보정당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냈습니다. 나중에는 진보신당을 최우선으로 두고 차후 참여당을 고려하는 선으로 양보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결국 참여당과 통합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제 마음이 다시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선거를 위한 가설정당에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나의 당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진보신당에 대해서는 늘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경섭 마포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이하 정경섭) : 불쌍해서인가요?(웃음)

조OO : 진보신당이 잘 되어야 하는데 늘 그렇지 못한 것 같아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심지어 통합안이 논의되던 진보신당 당대회에도 직접 가보았습니다. 정경섭 위원장 발언하는 것도 봤습니다.

정경섭 : 발언을 무척 잘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웃음)

조OO : 아 네(웃음). 아무튼 총선이 다가왔는데 통합진보당을 찍을 수는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다가 선거 전에 입당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녹색당을 좀 고민하긴 했습니다(웃음).

박OO : 서교동에 살고 작년에 대학교에 입학했고 지금은 휴학생이에요. 진보신당은 제 생애 첫 정당이고, 오늘은 생애 첫 당원 모임이네요(웃음).

정경섭 : 생애 첫 정당이 등록취소 되어서 마음 상하지 않으셨어요? 저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

박OO : 네? 저는 선거 끝나고 입당했는데요?

(모두 웃음)

박OO : 전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다 휴학하고 서울에 왔어요. 음악을 하고 싶어서 왔어요. 작년 1학년 때는 정당이나 이런 거에 많이 관심이 없었어요. 촛불 때도 별 관심이 없었죠. 그때는 고등학생이었는데 대구 분위기가 좀 그래요. 저 뿐만이 아니라 주변을 봐도 다들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처음 서울 올라와서는 서울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봤어요. 대구 있을 때는 몰랐는데 재능교육 투쟁 같은 걸 보면서 비정규직 문제나 노동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우리 엄마도 학습지 교사라서 그분들의 처지와 처우를 잘 알아요. 재능 투쟁이 천 몇 백일째 계속되고 있지만 회사는 잘만 돌아가요. 이런 현실을 알리고 바꿔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박정근(트위터에 올린 북한관련 농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당원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정당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조금이나마 이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입당했어요. 지금은 제가 배워야할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제가 공대 쪽이라(웃음). 앞으로 공부하고 노력하는 당원이 되고 싶어요.

정경섭 : 어떤 음악을 하실 계획이세요?

박OO : 지금은 우선 기타와 편곡을 배우고 있어요.

정경섭 : 저도 두리반 유채림 작가님과 만든 밴드에서 보컬을 맡았어요.

박OO : 네?

(모두 웃음)

고OO : 출판사에 다니고 있고 망원시장 근처에 사는 고OO입니다. 예전에는 사회당 당원이었습니다. 2003년 탈당했고 이후로 당적을 가진 적은 없습니다. 사회당에 있을 때는 당내에 여러 가지 사건들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당이 선거에만 얽매이는 모습이 탈당의 계기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득표율 퍼센테이지 말고는 평가할 게 없는 빈곤한 상황, 정당도 결국은 희망이 없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9년여를 당원이 되는 것과는 무관하게 살다가 지난해 진보신당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소위 당의 명망가들이 진보신당을 떠나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홍세화 선생께서 당의 대표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당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하고는 같이 가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웃음).

허OO : 합정동에 살고 회사 생활을 하다가 현재는 휴직 중입니다. 저도 생애 첫 정당입니다. 다들 그렇겠지만 직장을 다니고 일상에 쫓기는 바쁜 생활을 하다보면 마음과는 달리 허락되는 것들이 많지 않습니다. 진보신당도 그랬습니다. 오래전부터 관심은 있었습니다. 선거 때면 당연히 진보신당에 표를 주었고 늘 지지하는 정당이었습니다. 그러나 굳이 입당할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작년 말에 입당을 결심했습니다. 진보신당의 어려운 처지를 보면서 실질적인 문제에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적은 돈이지만 당비를 냄으로써 도움이 되고 싶어 입당했습니다.

정경섭 : 현재 쉬고 계시면 시간도 당에 내어주실 수 있으신 거죠? 굳이 아니라고 대답하지 않으셨으니 긍정으로 이해하겠습니다(웃음).

 최OO : 출판사에 다니고 동교동에 살고 있습니다. 저도 허OO 당원님과 이야기가 많이 겹칩니다. 진보신당은 2008년 촛불 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늘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지지해 왔습니다. 그 정도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진보신당에 적을 두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였고 회의적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와는 전혀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촛불집회 때 연행된 적이 있는데 당적이 없다고 하면 선량한 시민으로 취급해주고, 당적이 있다고 하면 빨갱이 취급당하는 걸 보았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런 집회에 계속 나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당적을 가지면 안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웃음).

4월 12일 총선 직후 입당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돈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 말 이후 홍세화 대표를 포함해 중앙과 지역의 당직자들의 활동을 보면서 호감과 신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참 고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분들이 월급을 계속 받아야하는데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월급에서 다만 몇 만원이라도 떼어내 그 분들 월급에 보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당원이 되면 덜 비겁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웃음).

(정리=진보신당 마포구 당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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