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결은 그들에 대한 면죄부가 아닙니다"
    By mywank
        2010년 01월 04일 08: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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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345일째.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용산 문제가 극적인 타결을 이루었습니다. 뒤늦게나마 이룬 결실이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달래고, 짧지 않은 시간을 고통과 눈물 속에 보내었던 유가족들에게 조그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용산 문제의 ‘타결’을 두고 많은 분들께서 아쉬움이 클 줄로 압니다. 저 역시 절반의 승리일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이 정권에게 근본적 해결을 기대하는 것이 과도한 욕심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이미 345일의 시간 속에서 이 정권의 근본을 똑똑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 정권 아래 문제 해결 자체가 어불성설

    애초부터 이 정권은 살기 위해 망루로 올라간 이들을 폭도로 내몰았습니다.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목소리를 들어주기는커녕 공권력을 앞세워 무참하게 학살하였습니다. 죽인 것도 모자라 자식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기막힌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살인진압을 한 경찰과 용역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생존권을 지키려한 철거민을 죄인으로 만들었으며, 온갖 사실왜곡과 여론조작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타결을 이룬 이 순간까지도 뉴타운재개발 사업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제는 용산을 넘어 전국토를 대재앙의 늪으로 몰아넣는 살인개발정책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권에게 용산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기대한다는 것,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반쪽짜리 해결이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은 유가족 분들의 눈물어린 호소와 줄기찬 투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용산 문제를 나의 일로 여기고 함께 해주신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끊임없는 발길이었습니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공당의 대표로서, 정치권의 한 사람으로서 진작 이 문제를 분명하게 매듭짓지 못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1월 8일 장례식장에서, 다시

    우리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용산 문제의 타결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입니다. 돈의 논리, 개발의 논리에 맞서 삶의 터전은 물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기나긴 싸움의 새로운 출발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1월 9일 장례식은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마지막 배웅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싸움을 위한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함께 하셔서 용산 참사의 타결을 면죄부로 착각하는 자들에게 분명한 경종을 울려주시고, 여전히 남아 있는 용산 참사의 진실이 제대로 규명될 수 있도록 더 큰 힘과 지혜를 나눠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월 9일 장례식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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