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일제고사 거부교사 해임 부당”
    By mywank
        2009년 12월 31일 01: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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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고사 거부 교사에 대한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한승)는 31일, 지난 해 10월 일제고사 거부를 이유로 해임된 교사들이 서울시 교육청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징계권 남용"

    재판부는 “이 사건 이전ㆍ이후 일제고사 감독을 거부하거나 일제교사를 반대하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는 등의 행위를 한 교사들에 대해 견책에서 정직 3월의 징계가 내려지는 등 다른 경우와 비교해볼 때 해임은 지나치게 무거워 형평에 반하고 징계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결 직후 해직교사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재판부는 이어 "이들 교사의 행위가 교육청이 징계 근거로 든 `성적 조작 또는 성적 관련 비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일제고사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교과부 장관에게는 학업성취도를 파악해 실시할 권한이 있고 평가의 시기 대상 방식도 장관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어서 교육원칙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법무팀 관계자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판결문이 송달된 뒤 14일 이내에 항소가 이뤄져야 한다’는 행정소송법 규정에 따라, 내년 1월 중순 정도에는 항소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항소를 하지 않을 경우 교원징계위원회가 소집돼 재징계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해 12월 서울교육청으로부터 파면 해임된 서울지역 해직교사 7명은 이에 반발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며, 파면된 교사 3명이 해임으로 징계가 경감되었다. 결국 시교육청의 재징계가 이뤄질 경우, 이보다 낮은 정직 등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이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당장 복직시켜라"

    서울지역 해직교사 7명과 전교조 서울지부는 법원의 판결 직후인 오전 10시 30분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남은 것은 광기어린 징계로 7명의 교사와 제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40만 교원의 양심을 짓밟은 자들이 응분의 대가를 받는 것”이라며 “서울교육청의 사죄는 물론, 징계책임자 처벌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서울교육청은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7명의 교사들을 즉각 복직 조치해, 일제고사 부당징계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일제고사가 폐지되는 그 날까지 힘찬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부당한 징계와 인사조치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법원 판결로 복직을 할 수 있게 된 교사들은 송용운, 정상용, 윤여강, 김윤주, 박수영, 설은주, 최혜원 씨 등 7명이다. 

    송용운 교사는 “내일이라도 당장 서울교육청은 해직교사들을 복직시켜야 한다. 항소를 하더라도 일단 교사들을 복직시켜 재판을 받게 해야 한다”며 “서울교육청의 파렴치한 행위로 교사들, 학생들, 학부모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일제고사 부당징계를 자행한 교육 관료들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주 교사는 “작년 이맘때에 파면, 해임된 선생님들과 눈물을 흘리면서 기자회견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고, 과도한 처분으로 고통 받는 분들도 없어야 한다. 1년의 시간이 앞으로 더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는 자양분이 된 것 같다. 연대해준 교사, 시민들이 없었다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여강 교사는 “다시 아이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지만, 교육 현실은 암담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시험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일제고사 징계는 교사들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면 아이들을 위한 교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설은주 교사는 “많은 시간이 지나서 오늘 사태가 해결되었다. 복직이 빠른 시기에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최혜원 교사는 “지금 이 소식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정상용 교사도 “아직 일제고사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학교로 돌아가도 마음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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