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 나선 민주당, 마뜩찮은 군소야당
        2009년 12월 29일 01: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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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야당 ‘민주당’이 여당인 한나라당과 예산안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군소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민주당이 야당 연대를 이끌며 강경투쟁의 선봉역할을 하면서도, 어느 순간 한나라당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아 있기 때문이다.

    투쟁과 협상은 병행되어야 하지만, 군소야당들 입장에서 민주당의 이러한 모습이 마뜩치는 않다. 지난 27일,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3당이 예산안과 관련, 민주당과 별도행동을 선언한 것은 민주당의 이와 같은 태도로 인한 신뢰하락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 사진=민주당

    그동안 민주당은 ‘용산참사’, ‘미디어법’ 등에서 타 야당과 발을 맞춰왔지만, ‘쌍용차 사태’나 ‘아프간 재파병’의 경우 민주당은 동참을 거부해왔다. 민주당의 이러한 기준은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연장선에서 동참하기 어려운 탓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그동안 타 야당과 호흡해 온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조정’을 전제로 한나라당과의 협상테이블에 마주앉은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이 협상과정에 있어 타 야당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데 있다. 때문에 결정적인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타 야당들은 민주당의 행보에 눈과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원외에선 공동 투쟁을 강조하다가도 원내로만 들어가면 소수야당은 모른체 한다”고 비판했다.

    이강래 "하천 정비 부정할 수 없어"

    이번 예산안 관련 협상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29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다른 야당 쪽에서 민주당의 수정안에 대해 공조를 깬 것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자 “처음부터 이 부분은 입장을 달리 했었다”며 “국가하천정비계획에 따라서 진행된 사업이기 때문에 그 자체까지 부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애초부터 ‘4대강 예산’에 대해 야당과 입장이 달랐다는 것이나 지난 15일, 민주당은 타 야당 및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민생예산대회’에 참여했으며, 이 자리에서 4대강 예산 삭감을 ‘2010년 공동예산 요구안’으로 포함시킨 바 있다. 그랬던 민주당이 27일 이강래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에서 ‘보 설치 계수 조정’ 정도의 타협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애초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주장했던 것은 4대강 사업 ‘규모’가 아니라 ‘폐기’에 있었다”며 “야4당 대표 회동과 정책위의장 회담에서도 야4당 공동의 입장을 확인한 바 있음에도, 이 원내대표가 이처럼 발언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바로 앞에 놓여진 선택지에 답해야 할 것”이라며 “뒷걸음질치며 4대강 예산 에누리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대승적 결단에 나서야 할 것으로, 그것만이 살 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야4당 대표 회동에서 확인 했던 것"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민주당과의 연대는 사안별로 갈려 왔다”며 “그러나 몇몇 사안의 경우 민주당의 내부 혼란으로 함께 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간 재파병 철회 촉구 결의안 때도 민주당은 당론을 (파병반대로)정해놓고 내부혼선으로 참여하지 못했으며, 이번 예산안 관련해서도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러한 현상은 특정사안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시각이 내부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예결위 앞 야3당 농성장에 민주당 의원들도 많이 지나가는데, 어떤 분은 안에서 같이 하자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분도 있지만 지도부는 전반적으로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29일 성명을 통해 “원내 1당이자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예산안 심사에 임하는 태도는 그야말로 안하무인, 목불인견, 점입가경이 아닐 수 없다”며 “비교섭단체를 배제한 채 밀실야합으로 예산안을 심사한다면 소수당의 목소리는 없어지고 나눠먹기 심사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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