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봉쇄 즉각 중지하라"
    2009년 12월 29일 09: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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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습 전(위)과 후(아래)

바로 일년 전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공습’으로 세계인들이 경악했다. 24시간 동안 1000톤의 폭탄을 퍼부어대며 인구 밀도가 매우 높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길이 45 km, 폭 5~12km, 인구 150만)를 융단 폭격했기 때문이다. 그 공습을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이라고 부르지만 팔레스틴과 아랍세계는 ‘가자 학살’로 부른다.

‘일방적인 침공’을 속수무책으로 당한 결과는 참혹했다. 1,400명의 팔레스탄인들이 생명을 잃었다. 그중에 약 40%는 어린이와 부녀자들이었다. 학교, 병원, 상업용 빌딩, 8,000 채가 잿더미로 변했다. ‘컴퓨터 타격’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공습 능력을 감안할 때 거주 지역에 대한 무자비한 묻지마식 폭격은 충분히 그 ‘의도성’을 의심받을만 하다.

가자 학살 일주년

무차별 폭격 이후 지난 일 년 동안 가자 지구는 일상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자 주변을 봉쇄하고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식량, 의약품, 피해 복구를 위한 건축 자재 반입을 심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살상과 파괴도 모자라 치료와 복구까지도 방해하는 이스라엘의 비인간적인 잔인함으로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들이 ‘집단 고사’를 당하는 처참한 상황에 빠져있는 것이다.

국제 인권단체인 ‘엠네스티’와 ‘휴먼 라이츠 와치’는 그 봉쇄를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한 목소리로 비난한다. 전 미 대통령 지미 카터는 “150만 명의 생활 필수품을 허용치 않는 가자 봉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한다.

   
  ▲ 가자지구 대량학살과 봉쇄를 규탄하는 현수막
   
  ▲ 거리로 나선 시위대

12월 27일(일) 이스라엘 침공 일주년을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가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40개 국가들에서 개최되었다. ‘팔레스틴 정의 평화 연합’이 주최한 시드니 타운 홀 광장 집회에 팔레스타인과 중동인들, 노조, 시민단체, 녹색당, 사회주의 단체, 학생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가자 포위와 봉쇄 즉각 중지”, “팔레스틴 점령 중지”, “정의에 입각한 평화”, “국제 사회의 이스라엘 압력”, “호주의 이스라엘 외교 단절”등을 강력히 주장하는 연설자들에게 뜨거운 환호와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가자 봉쇄 즉각 중지

마지막으로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팔레스타인 소년 ‘레이쓰 사왈하’(12)가 연단 위로 수줍은듯이 올라왔다. 또박또박 가자의 눈물겨운 생활상을 얘기하며 국제 사회의 도움를 호소하자 힘찬 격려와 지지가 쏟아졌고, 이스라엘과 밀접한 호주 정부를 비난할 때는 “쉐임(shame, 치욕)”이라는 외침이 사방에서 터져나왔다.

   
  

호주의 개념없는 이스라엘 지지는 오래전부터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보수 자유당과 진보(?) 노동당은 일란성 쌍동이처럼 똑같이 언제나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미국의 충견이자 2중대답게 호주는 유엔에서 가자 봉쇄 중지를 요구하는 ‘유엔 결의문’과 가자 침공 이스라엘 전쟁 범죄 조사에 관한 ‘골드스톤 권고안’에 반대표를 던진 몇 안되는 꼴통 나라들 중 하나다. 치욕스럽게도 숱한 반대를 무시하며 호주 부수상은 이스라엘을 공식 방문했고 이스라엘은 활짝 웃으며 답방했다.

부끄러운 노동당 정부

그러나 호주 노동당 정부의 유엔 투표와 공식 방문은 호주의 여론과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지난 6월 ‘로이 모곤 연구소’는 가자 침공 정당하지 않다 42%, 가자 침공 정당하다 29%, 모르겠다 29%의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가자 침공을 잘 알고 있거나 알고 있다는 38%, 잘 모르고 있거나 모른다는 69%로 나왔다. 흥미롭게도 알고 있다고 답한 38%의 응답자중 44.5%는 팔레스타인에 동정심을 느끼고, 29.5%는 이스라엘에 동정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팔레스타인에게 자유를”,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 국가”, “가자 봉쇄 중지” 플레카드, 피켓, 구호들이 가두 행진을 요란스럽게 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여론 조사와 일치했다. 호주의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세일 쇼핑으로 정신없이 분주한 사람들이 멈춰서서 시위대를 응시했다. 셀수없이 핸드폰 카메라가 터졌다. 구호를 따라하는 시민, 박수치는 사람들, 경적을 울려대는 차량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행진후 팔레스타인 음악 공연이 분위기를 띄웠다. 차분한 촛불 집회가 뒤를 이었다. 시위 차량을 비롯한 모든 경비를 지원한 호주 노조 덕분에 모금된 모든 돈들은 팔레스틴으로 송금되어 병원 건설비로 사용될거라는 안내 방송에 500명 참석자들이 우뢰같은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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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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