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왜?
    그들을 위로할 수 없는 진보정치는, 진보가 아니다.
        2012년 05월 10일 09: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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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상엽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찬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잠들 땐 너무 춥더라 인생도 시리고

    도와주는 사람 함께하는 사람은 있지만 정말 추운 건 어쩔 수 없더라 

    내가 왜 세상에 농락당한 채 쌩쌩 달리는 차 소릴 들으며 잠을 자는지 

    내가 왜 세상에 버림받은 채 영문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귀찮은 존재가 됐는지 

    찬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잠들 땐 너무 춥더라 인생도 춥더라

    ( <내가 왜?> 정윤경 작사 작곡, 꽃다지 노래, 4집 노래의 꿈 중에서)

    * * *

    남 몰래 눈물이 흐른다. 하지만 그 것이 일상인 이들은 눈물마저 말랐을 것이다. 어디 그들 뿐이랴? 그들은 오늘도 재능본사 앞에서, 전북 버스터미널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잠을 청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어루만져 줄 우리의 진보와 정치는 어디 갔는가? 박점규씨(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는 현장에서 보내는 편지라며 이리 썼다.

    “소식을 전해들은 금속노조 한 조합원은 “그런데 김재연이 누구야?”라고 물었습니다. “김재연이 명심해야 할 것은, 정당투표 10%의 표는 듣도 보도 못한 김재연이란 인물에게 보내는 지지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라는 진중권 교수의 말처럼 많은 노동자들은 김석기, 김재연을 알지 못합니다. 이명박 정권 5년, 촛불항쟁을 시작으로 2009년 용산 철거민과 쌍용차 살인진압 투쟁, 2010년 기륭전자, 동희오토, 현대차, 한국지엠 비정규직 투쟁, 2011년 대학청소노동자 투쟁과 희망버스 투쟁에서 그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알지 못합니다.“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는 십수 년째 진행되고 있지만 그들은 거리에서 자지 않기 위해 생활에 매몰되어갔고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골방의 조직가들이 자리했다. 그 둘은 서로를 모른다. 골방 조직가들이 이야기하는 의리는 현장에 미치지 못했고 끼리끼리 어울려 목숨을 건다. 그 것을 지켜보는 노동자들도 애써 눈을 돌린다. 이것을 뭉뚱그려 우리는 진보정치라 부른다. 그런 사이, 우리의 진보 정치는 김진숙의 이야기처럼 ‘종파주의’로 얼룩진다.

    필자소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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